성공하는 사업, 기획만으로는 의미 없네 -비영리 역량강화 컨퍼런스 후기②

성공하는 사업, 기획만으로는 의미 없네 -비영리 역량강화 컨퍼런스 후기

비영리 역량강화 컨퍼런스 포스터(출처 : 공익활동비타민 브이플러스, 서울시NPO지원센터)

비영리 역량강화 컨퍼런스 포스터(출처 : 공익활동비타민 브이플러스, 서울시NPO지원센터)

 

 

이전 포스트(이사장님 책꽂이에만 있는 컨설팅? -비영리 역량강화 컨퍼런스 후기①)에서 ‘비영리단체 역량’ 강연을 전해드렸는데요. “왜 이 일을 해야 하는지 설정하는 ‘비전’에서 자기진단과 역량강화가 시작된다”는 말씀으로 요약할 수 있겠습니다. 이어진 컨설팅에서도 같은 이야기가 나왔답니다. 좋은 사업기획에 대한 질문에서 말이에요. 

이재현 서울시NPO지원센터 운영위원님은 “흔히 좋은 ‘매뉴얼’, ‘성공사례 양식’, ‘좋은 아이템의 플랫폼’을 찾지만, 그렇게 따라하고 베껴쓰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좋은 지식이지만 적용되지 않는다는 거에요. 수많은 컨설팅의 결과, 중요한 것은 그게 아니었다는 거에요. 

이 말씀에 따르면, 전략이란 ①우리가 어디 있는지를 파악하는 환경분석 ②어디로 가야 하는 지에 대한 비전∙미션의 세팅 ③목적지로 가는 데 있어 경우의 수에 대한 대비(협의의 전략전술) ④목적지에 가기 위한 사업계획 ⑤얻은 것과 부족한 것을 파악하는 측정평가 ⑥요게 가장 큰 차이점인데, 모든 과정을 많은 사람과 함께 하는 이해관계자 소통이 있어야 합니다. 일반 영리기업에서는 이해관계자 소통 없이 한 사람, 즉 CEO가 합니다. (사실상) 그 CEO의 회사이고, 그 전략에 따라 사업을 행하라고 많은 돈을 주니까요.

좋은 매뉴얼, 성공적인 사례의 야식, 좋은 아이템으로는 좋은 사업기획을 만들기 어렵습니다.

좋은 매뉴얼, 성공적인 사례의 야식, 좋은 아이템으로는 좋은 사업기획을 만들기 어렵습니다.

 

 

하지만 비영리는 다르지요. 조직의 일원으로 존중받으면서 각자의 목소리를 반영해 일해야 합니다. 그래서 주기적이고 전사적으로 전략기획을 세워야 한다는 것이 이 컨설팅의 핵심 요지예요. 이런 과정을 거친다면, 사업을 잘할 수록 미션에 가까워지는 것이고 그게 바로 성과이지요. 반대로 그렇지 않은 사업은 성과도 실적도 아니라는 이야기입니다. 

실제로 이재현 위원님은 몇 가지 컨설팅 사례를 보여주기도 했고요. 본인이 영리와 비영리 각 분야에서 100년이 넘는 조직에서 일했는데, 공통점은 회의가 많다는 점이라네요. 그냥 회의가 아니라 왜 어떻게 이 일을 하는지 논의하는 회의라고 합니다. 이런 시간이 보장돼야 제대로 일이 굴러가니까요.

성과도 실적도 아닌 사업들

저는 이 날 “방향은 좋은데, 내부에서 이런 논의를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질문을 던졌습니다. 이미 오랫동안 사업을 진행하고 있고 각자 사업이 다르니 입장도 다른데, 여기서 다시 비전과 미션을 검토해서 논의할 수 있을까 걱정스러웠거든요.

짧은 즉문즉답이라 충분히 이야기를 듣지는 못했지만, 답변은 그렇습니다. 한국에서는 한 사람이 의제를 세우고 회의를 소집하고 진행하고 결정하는데, 워크숍을 통해 다 같이 토론하고 협의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연 1~2회 1박 2일 워크숍을 하면 좋고, 외부의 퍼실리테이터가 도와줄 수도 있다고 합니다.  

번잡하고 비효율적이지만, 순서대로 일하지 않으면, 모금교육을 받고 기획서을 잘 써도 좋은 사업을 하기 어렵습니다.

번잡하고 비효율적이지만, 순서대로 일하지 않으면, 모금교육을 받고 기획서을 잘 써도 좋은 사업을 하기 어렵습니다.

 

 

제 질문에 대한 답변은 아니지만, 이 날 컨설팅에서는 유난히 협업과 소통이 자주 등장했습니다.

“조직 내에서 각자 ‘섬’으로 일하는 것 같다”는 질문이 나왔을 때에도 많은 전문가들이 “비영리단체의 공통적인 고민”이라고 말했답니다. 업무가 나뉘고 효율과 책임이 지나치게 강조되면서, 오히려 조직이 관료화된다는 지적도 있었습니다. 영리경영의 기법이 도입되면서 오히려 비영리의 좋은 점을 훼손시킨다는 거예요. 

이에 대한 대안으로는 조직의 리더부터 솔선수범해서 다른 부서의 담당자를 참조시키는 등의 협업 문화를 만들어야 한다는 제안이 있었습니다. 또한 여러 가지 팀을 만든다거나 다른 팀 회의에 서로 교차해 참석하는 등의 아이디어도 있었고요.

(사실 ‘팀(Team)’은 TFT에서와 같이 수평적인 조직이고 임시조직이라고 해요. 우리가 팀이라고 하는 것은 사실은 수직적 형태의 ‘부(Divison)’에 해당된다네요. 외국 기업이나 단체에서는 이런 팀이 수도 없이 생겼다 없어지고, 이런 팀에서 활동하느라 원래의 ‘부’ 업무가 줄어드는 것도 당연한 일로 생각한다고 합니다.) 

불완전하고 부족하고 모자란 비영리단체… 그러나

어때요? 이 글을 읽는 독자 분들은 이렇게 비전과 미션에 대해 깊이 고민하시나요? 동료들과 수평적으로 협업해서 함께 고민하시나요? 저는…쫌 많이 뜨끔했고 쫌 많이 막막했답니다. 아름다운재단 역시 부족한 부분이 많으니까요. 

흔히 ‘비영리단체’라고 하면 모든 구성원이 똑같은 비전을 가지고 한 마음으로 일할 거라고 생각하지요. 또 착한 사람들만 모여있어서 서로 양보하면서 소통도 잘하고, 순수하게 손익계산 없이 사업 목적만을 위해 매진할 거라고도 생각해요. 그러나 현실에선 다른 조직과 마찬가지로 문제점도 아주 많이 있습니다.

다만, 비영리단체이기 때문에 조금 더 열린 마음으로 서로의 뜻을 모아 합리적인 해결책을 찾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정답은 아니더라도 한발한발 꾸준하게 말이에요. 너무 서둘지 않고 너무 미루지 않고 꾸벅꾸벅 걸어가려 해요. 작은 성과도 소중히 여기면서요. 독자님들도 많이 격려해주시고 또 부족한 점은 질책해주세요.

아름다운재단 http://www.beautifulfund.org/

경영사업국 홍보팀ㅣ박효원 간사

간사한 간사, 우유부단 고집쟁이, 둔감한 나노마인드, 수다스런 낯가리스트, 성실한 귀차니스트, 초지일관 모순덩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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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개의 응답

  1. 둘리 댓글:

    좋은글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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