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6년 전 세계인권선언, 로망일까요?

66년 전 세계인권선언, 로망일까요?

세계인권선언  [출처] 프롬나드

세계인권선언 [출처] 프롬나드

 

오는 10일은 인권의 날입니다. 세계인권선언 발표를 기념해 만들어졌습니다. 세계인권선언은 영어로 고작 1,748단어. 생각보다는 짧은 문서입니다만, 현대인권의 분기점이 된 아주아주 중요한 문서입니다. 

세계인권선언은 66년 전인 1948년에 등장했습니다. 당시는 1∙2차 세계대전이 끝난 바야흐로 재건의 시기. 그리고 참혹한 야만과 폭력을 적나라하게 목격한 충격의 시기였지요. ‘다시는 이런 비극을 되풀이해서는 안 된다, 인류는 더 발전해야 하며 그럴 수 있다’는 진보의 의지가 넘쳤습니다. 그 결과 나온 것이 바로 세계인권선언입니다.  

이름부터가 거창하지요? 영어 원문에서는 ‘세계’가 ‘world(월드)’가 아니라 무려 ‘Universal(유니버셜)’입니다. ^^ 이름에 걸맞게 이 선언은 각국의 정부는 물론 세계의 인권운동가들의 치열한 노력 끝에 만들어진 내용입니다. 서로의 입장과 맥락을 반영하기 위해 중소국과 개발도상국, 아시아국가들이 맹활약을 했지요. 

일하고 쉬고 먹고 자고… 모두 소중한 인권

아름다운재단은 사회권의 측면에서 여러 가지 배분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국제개발단체들도 사업을 시작할 때 ‘인권에 기반한 접근(Right Based Approach) 방식으로 접근하는 사례들이 많이 있습니다. 흔히 ‘사회권’이라고 하면 ‘경제적·사회적·문화적 권리에 관한 국제규약’의 약칭입니다. 그러나 그 뿌리는 역시 세계인권선언에서 시작됩니다. 세계인권선언 22~27조가 사회권에 대한 내용이지요. 

그럼 우리가 어떤 권리를 가지고 있는지, 한번 살펴볼까요?

[제 22조]

모든 사람은 사회의 일원으로서 사회보장을 받을 권리를 가지며 국가적 노력 및 국제적 협력에 의해 또한 각국의 조직 및 자원에 따라 자신의 존엄과 자신의 인격의 자유로운 발전에 불가결한 경제적, 사회적 및 문화적 권리의 실현을 요구할 권리를 가진다.

[제 23조]

1. 모든 사람은 노동할 권리, 직업을 자유롭게 선택할 권리, 공정하고 유리한 노동조건을 확보할 권리, 실업으로부터 보호 받을 권리를 가진다.

2. 모든 사람은 어떤 차별도 받지 않고 동등한 노동에 대하여 동등한 보수를 받을 권리를 가진다.

3. 모든 노동자는 자신과 가족이 인간의 존엄에 적합한 생활을 할 수 있는 공정하고 유리한 보수를 받고, 나아가 필요한 경우에는 다른 사회적 보호수단에 의해 보충 받을 권리를 가진다.

4. 모든 사람은 자신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하여 노동조합을 조직하고 또한 그것에 가입할 권리를 가진다.

[제 24조]

모든 사람은 노동시간의 합리적인 제한과 정기적 유급휴가를 포함하여 휴식 및 여가를 누릴 권리를 가진다.

[제 25조]

1. 모든 사람은 의식주, 의료 및 필요한 사회복지에 의해 자신과 가족의 건강 및 복지에 충분한 생활수준을 유지할 권리를 가지며, 실업, 질병, 심신장애, 배우자의 사망, 노령 기타 불가항력에 의한 생활불능의 경우에는 보장을 받을 권리를 가진다. 

2. 어머니와 어린이는 특별한 보호와 원조를 받을 권리를 가진다. 모든 어린이는 적출 여부에 관계없이 동일한 사회적 보호를 받는다.

[제 26조]

1. 모든 사람은 교육을 받을 권리를 가진다. 교육은 적어도 초등과 기초적 단계에서는 무상이어야 한다. 초등교육은 의무적이어야 한다. 기술교육과 직업교육은 일반인이 이용할 수 있어야 한며 고등교육은 능력에 따라 모든 사람에게 동등하게 열려 있어야 한다.

2. 교육은 인격의 충분한 발전과 인권 및 기본적 자유의 존중을 강화할 것을 목적으로 하여야 한다. 교육은 모든 나라, 인종적 또는 종교적 집단 상호간의 이해, 관용 및 우호관계를 증진하는 것이어야 하고, 평화의 유지를 위하여 국제연합의 활동을 촉진하는 것이어야 한다.

3. 부모는 자녀에게 주는 교육의 종류를 선택하는 데 있어 우선적 권리를 가진다.

[제 27조]

1. 모든 사람은 그 사회의 문화생활에 자유롭게 참여하고 예술을 즐기며 과학의 진보와 그 혜택을 공유할 권리를 가진다.

2. 모든 사람은 자신이 창작한 과학적, 문화적 또는 예술적 작품에서 생기는 정신적 및 물질적 이익을 보호받을 권리를 가진다.

 

읽어보니 어떠세요? 각자 자신의 인권을 잘 누리고 있나요? ^^ 

이 선언에 따르면, 우리 모두는 따뜻한 집과 건강한 밥을 누려야 합니다. 아플 때 제대로 치료를 받아야 하고, 인격을 발전시킬 수 있는 교육을 받아야 합니다. 차별 없이 노동하면서 대우를 받아야 하고 당당하게 쉴 수 있어야 합니다. 문화생활도 누려야 합니다.  

우리에게 이런 권리가 있는 것은 우리가 불쌍해서가 아니라 이것이 인권이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나이가 어리든 늙었든, 장애가 있든 말든, 여자든 남자든, 동성애자든 이성애자든 말이지요. 우리의 성격이 게으르든 부지런하든, 사회적 지원에 대해 고마워하든 말든, 이기적이든 이타적이든 아무 상관없어요. 

세계인권선언의 제 1조는 “모든 사람은 인종, 피부색, 성, 언어, 종교, 정치적 또는 기타의 의견, 국민적 또는 사회적 출신, 재산, 출생 또는 이들과 유사한 그 어떠한 이유에 의해서도 차별을 받지 않고 이 선언에 규정된 모든 권리와 자유를 누릴 수 있다”는 것이니까요. 

이런 말도 안 되는 세상, 이런 게 어딨어?

저는 이 선언을 읽다가 참 복잡한 마음이 들곤 합니다. 

일단 너무너무너무 멋있거든요. 훨씬 복잡다단해진 지금의 사회에도 적용이 될 만큼 근사합니다. 그렇지만 아직까지 현실의 상황은 참 인권과 거리가 멀지요. 그래서 ‘당시 선언문을 만들고 발표한 사람들의 마음이 얼마나 벅찼을까, 정말 이런 세계가 가능하리라 믿었겠구나’ 하고 짠할 때가 있습니다. 

모두의 인권이 보장되고, 각자 당당하게 권리의 주인이 되는 세계는 60년 전의 꿈일까요? 요런 세계는 선언일 뿐일까요? 

그래요. 어쩌면 실현되지 않을지도 몰라요. 그러나 오늘 우리가 어떻게 하는지에 따라서 내일은 달라지는 것이지요. 하루 만에 바뀌지는 않더라도 한걸음만큼의 변화가 있을 거에요. 그리고 결국 실패한다고 하더라도, 우리는 스스로의 인권과 다른 사회적 약자들의 인권을 위해 함께 싸우고 노력해야 합니다. 그것이 우리의 책임이니까요. 

세계인권선언은 인권에 대한 선언이지만, 맨 마지막 2개 조항은 ‘권리’가 아니랍니다. 의무와 제한이랍니다. 

[제 29조]

 1. 모든 사람은 그 인격의 자유롭고 완전한 발전이 그 사회 속에서만 가능한, 그런 사회를 만들어 나갈 의무를 진다. 

 2. 모든 사람은 자신의 권리와 자유를 행사함에 있어서, 타인의 권리와 자유의 정당한 승인 및 존중을 보장하고 민주사회의 도덕, 공공질서 및 일반적 복지의 정당한 요구를 만족시키는 것만을 목적으로 하여 법률로써 정해진 제한에만 복종한다. 

 3. 이러한 권리와 자유는 어떤 경우에도 국제연합의 목적과 원칙에 반하여 행사할 수 없다. 

 [제 30조]

  이 선언의 모든 규정은, 어떤 나라나 집단 또는 개인에 대하여 이 선언에 열거된 권리와 자유의 파괴를 목적으로 하는 활동에 종사하거나 또는 그러한 목적의 행위를 할 권리를 인정한다고 해석되어서는 안 된다.

 

즉, 우리는 모두 인권이 보장되는 사회를 만들 의무가 있습니다. 다른 사람들의 인권을 파괴할 권리는 없습니다. 내 권리와 자유를 행사하면서 다른 사람의 권리와 자유도 보장해야 합니다. 나와 다른 사람에 대한 차별이나 무시, 혐오도 내려놓아야 합니다. 

이 역시 우리가 돈이 많든 적든, 보수적이든 진보적이든, 남성이든 여성이든 똑같이 지는 의무입니다. 

12월 10일은 우리는 어떤 인권을 누리는지 혹은 못 누리고 있는지, 이런 인권이 보장되기 위해서는 우리 사회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 더 나아가 우리는 각자 인권을 지키기 위해 어떤 의무를 지고 있는지 생각해보는 하루가 되었으면 합니다.

경영사업국 홍보팀ㅣ박효원 간사

간사한 간사, 우유부단 고집쟁이, 둔감한 나노마인드, 수다스런 낯가리스트, 성실한 귀차니스트, 초지일관 모순덩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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