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재단 장학생 인터뷰 “7년간 키워 온 하나의 꿈”

아름다운재단 장학생 인터뷰 "7년간 키워 온 하나의 꿈"

최대 관심사는 ‘임용고시’

공간마다 독특한 에너지가 있습니다. 대학 캠퍼스의 경우 단연 ‘젊음’과 ‘미래지향’ 에너지로 충만하겠죠. 2013년 9월, 아름다운재단 홍보팀은 A대학교를 찾았습니다. 그 곳에서 20대 초반 대학생, 김현수(가명) 군을 만났는데요. 그는 2012년 겨울, 아름다운재단 장학생으로 선정되어 올 해 대학 등록금을 지원받은 학생입니다. 

대학 3년차, 중간을 넘어선 요즘 그의 최대 관심사가 무엇인지 물어 보았습니다.

현수 학생이 편안함은 찾는 곳, 노천극장

 

“관심사요? 당연히 진로죠. 저는 사범대학 전공은 체육이에요. 그래서 체육선생님을 진로로 잡고 있는데 그 첫 관문이 임용고시랍니다. 임용고시는 초등과 중등임용고시가 있는데 저는 중등임용고시를 치를 생각이에요. 

4학년 때부터 시험을 볼 수 있고, 매년 10월 경에 보거든요. 일 년에 딱 한번. 지역마다 시험이 다르고, 뽑는 인원이 다르고, 매년 인원이 달라지기도 합니다. 심지어 안 뽑을 때도 있어서 아무리 준비를 열심히 했어도 응시하려는 지역에 임용고시 일정이 나오지 않으면 시험을 못 볼 수도 있습니다.”

대다수 사람들이 대학 전공과 무관한 진로를 택하는 경우가 많은데 왠지 이 친구는 처음부터 진로를 정하고 전공을 선택한 듯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학과 전공과 진로가 같네요. 진로를 언제 정했어요?

한 길만 바라 보며 걸어 온 길

 

“열여섯 살 때요. 진로를 빨리 정한 편이죠. 그래서 고등학교도 예체능 쪽으로 갔습니다. 어렸을 때부터 한 길만 바라 보며 왔는데, 마무리 단계에 오니까 잘할 수 있을지, 임용고시를 붙을 수 있을지 겁도 나고 그러네요. 7년 동안 키워 온 하나의 꿈이긴 하지만 이를 위해 아직 구체적으로 실행하고 있지 못해서 그런 듯 해요.”

7년간 키워 온 하나의 ‘꿈’

열여섯 어린 나이에 이미 진로를 결정했다는 것도 놀랍고, 이를 이루기 위해 차근차근 밟아온 나날도 참 대견했습니다. 올곧게 한 길을 간다는 거. 그의 결정을 믿어주고 지지해주는 좋은 멘토가 있겠구나 싶었습니다.

내공이 대단한대요. 좋은 선생님에 대한 그림이 있나봐요?

현수 학생이 꿈꾸는 좋은 선생님, 꼭 되세요!

 

“그 때 제가 운동을 좋아했고 가르치는 걸 좋아해서 선택한 거지 뭐 그리 대단히 내공이 있어 그런 건 아니예요. (쑥쓰) 

좋은 선생님이란 무엇인가? 매 시험 서술형 가산점 문제로 나옵니다. 정답은 없죠. 자신이 생각하는 것이기 때문에. 제 롤모델은 중학교 3학년 때 국어선생님이에요. 수업 방식이 참신했어요. 학생들의 눈높이에 맞춘, 요구에 맞는 수업을 이끌어 주셨었거든요. 저는 저만의 참신한 수업을 통해 학생들이 참여하고 싶은 즐거운 체육수업을 만들어 주고 싶습니다. 또한 스승으로서 선배로서 학생 개개인에게 꿈과 희망을 심어줄수 있는 그런 교사가 되고 싶습니다.”

학생들을 가르쳐 본 적 있어요?

자신의 재능을 나누는 기쁨을 아는 현수 학생.

 

“올 해 초 대외활동으로 라오스 초등학교에 교육봉사 다녀왔어요. 저는 1학년을 맡았었는데, 한국 초등학교 1학년이랑 전혀 달라요. 아주 어린 아이들이었어요. 5살 6살. 거기서 체육 가르치고 왔죠. 

제가 참여한 팀의 인솔자가 그 지역에서 오랜기간 살았던 분이라 통역 없이 그 분께 라오스어도 배우며 아이들을 가르치는 기회를 가질 수 있어서 좋았어요.”

잠깐 쉬어가는 코너. 현수 학생에게 급 라오스어를 가르쳐 달라고 요청해 봤습니다. 바로 나오더군요.

(sabaidi 사바이디) 안녕하세요

(nyindi thihuchak 닌디 티 후~짝) 만나서 반갑습니다 

 

현수 학생의 라오스 봉사활동 이야기를 듣고 있자니 ‘나눔으로 함께 사는 세상’을 만드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닌 듯 싶었습니다. 조금만 시선을 바꿔 주위를 돌아 보면 봉사할 수 있는 일도, 재능을 나눌 수 있는 일도 다양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휴학’을 하려고 합니다

가르치는 것이 좋아 사범대학을, 운동이 좋아 체육학과를 선택한 현수 학생. 비록 1년이지만 그에게 등록금은 학업을 이어 갈 수 있는 디딤돌이 됐겠구나. 내심 다행이다 싶었습니다. 그 동안 학비 마련 때문에 어려움은 없었는지, 이번 장학금이 도움은 되었는지 물었습니다. 그런데 현수 학생으로부터 의외의 답이 돌아왔습니다.

단지 등록금 때문만은 아닌 선택, 휴학

 

“1학년 때는 미래드림이라고 국가에서 지원해주는 장학금을 받았어요. 장학금의 경우 성적이 중요하거든요. 그런데 2학년 때부터는 정책이 바뀌면서 4.0을 받아도 전액 지원이 안돼 더라구요. 그래서 부족분 메우려고 방학 때 마다 아르바이트했습니다.

사실 등록금 만큼 생활에도 돈이 많이 쓰여요. 기숙사 사용료, 학과목 중 특강을 받아야 하는 것들에 별도 강습비가 들고, 체육관 사용료도 내야 하니까요. 고등학교 졸업하면서 받은 자립지원금은 1~2학년을 거치면서 이런 실습비, 생활비로 모두 사용해서 이제 여유 자금이 없어요. 

민간에 장학금 신청은 이번이 처음이었는데, 사실 상황이 이래서 2학년 말에 3학년 휴학을 하려고 했었어요. 이 장학금 받고, 현재 3학년을 다니면서 결국 휴학을 일 년 미루게 된 거죠. 장학금을 받고 3학년을 계속 다닌 게 어떻게보면 천만원이라는 큰돈을 지원받게 되어 분명 좋은거지만, 멀리 내다봤을 때 제 인생의 계획이 흐트러졌기 때문에 걱정스럽기도하고 4학년을 앞두고 휴학해야 돼서 부담스럽기도 합니다.”

왜 휴학하려는 거예요?

한 단계씩 오르다 보면 언젠가 닿을 그 곳을 위해

 

“고등학교 졸업 후 시설 퇴소하면서 받은 자립지원금으로 모든 것을 해결해 왔어요. 학비. 실습비. 생활비 모두다. 카페에서 아르바이트 한다고 해도 시급 4천860원으로 돈을 모으기 어려워요. 그냥 생활비로 쓰이는 거죠. 그런데 생활비는 어떻게 줄이고 줄여서 살 수는 있지만, 임용고시를 준비하려면 목돈이 필요하거든요. 학원을 다녀야하니까. 사실 돈 벌면서 학과 공부든 임용고시 공부든 병행하기 힘들어요. 그래서 휴학해서 그 다음 학기에 쓸 생활비와 임용고시 학원비 모으고, 복학해서 공부에 집중하려고 해요.”

그럼 학업에 집중 할 수 있게 졸업 때까지 학비 지원을 받을 수 있다면. 그래도 휴학을 고려할 것 같아요?

“사실 2학년 학기 내내 고민을 했어요. 휴학계를 쓰러 왔다 갔다 여러 번 했으니까요. 매일 고민했어요. 그런데 아름다운재단 장학생으로 선정 되면서 휴학 접고, 다닌 거예요. 

그런데 졸업 때 까지 2년을 지원받을 수 있다고 하면 심각하게 고민할 거예요. 제가 휴학을 하려는 이유는 크게 2가지예요. 하나는 경제적인거. 또 하나는 빨리 졸업하고 싶지 않은 거. 사실 경제적인 면이 어떻게 보면 핑계일 수 있어요. 어떻게든 학교는 다닐 수는 있거든요. 학자금 지원 알아보면 구할 수도 있는데 졸업한다는 게, 사회에 나가는 게 조금은 두렵다고할까.

사회에 나가 제대로 자립하려면 임용고시를 봐야하고, 통과해서 교사 발령을 받아야 하는데, 이 과정을 위해 많은 것이 필요해요. 학원비도, 지치지 않고 버티는 힘도.”

임용고시를 준비하기 위한 교재 구입비나 학원비가 등록금 만큼이나 필요하다는 거군요?

“네. 등록금보다 학원비가 더 많이 들기도 해요. 등록금의 경우 국가장학금을 받고 민간장학금을 찾아볼 수도 있는데 학원비 같은 건 아무 곳에서도 받을 수 없거든요. 제가 벌어야만 할 수 있는 거죠.

임용고시 안보고 체육학과 졸업하면 일반 강사는 할 수는 있어요. 하지만 저는 학교 선생님이 되고 싶어요. 임용고시를 보고 떨어지면 재수를 하고. 또 떨어지면 그래도 또 시험을 보고. 포기 안하려 구요. 그게 제 꿈이니까요.”

 

분위기를 바꿔 아름다운재단 장학생들의 커뮤니티 활동을 지원하고, 진로탐색의 기회를 제공하기위해 올 초와 여름에 진행했던 장학생 캠프에 대해 물어봤습니다. 

장학생 캠프 왔었어요? 그리고 아름다운재단에 하고 싶은 이야기 있으면 해주세요.

예능 프로 같은 인터뷰, 재미있었나요?

 

“올 초 겨울, 여름 다 갔었어요. 처음 서울에서 할 때 다음날 해외봉사 일정이 있어서 바로 갔는데 그때 친구들과 별로 친해지지 못해서 좀 아쉬웠었어요. 중요한 건 밤인대..(웃음) 두번째 캠프 때는 같은 입장의 친구들을 만나니 말도 잘 통하고 서로 관심사도 비슷해서 재미있었어요. 프로그램은 좀 낯설었지만, 그것을 친구들과 함께 할 수 있어서 좋았던거 같아요. 사실 어떤 프로그램이든 친구들과 함께하는 활동이라면 그래서 친해지는 계기가 된다면 뭐든 좋을 거 같아요.”

지원사업 담당자님, 캠프 프로그램 보다 친구들과 친해져서 좋았다고 하네요.  이쪽으로 특화하는 거 어떠세요? 블로그 포스팅을 빌어 살짝 제안해 봅니다.

인터뷰가 끝나갈 즈음 현수 학생에게 아름다운재단 교육비 지원사업의 심사기준에 대해 혹시 아느냐고 물었습니다. 단박에 ‘성적’ 아니냐고 답하더군요. 삑익~! 틀렸습니다. 아름다운재단의 장학생은 꿈을 포기하지 않는 친구, 그 꿈을 위해 스스로 설계하고 준비하는 친구. 자기 자신을 만큼 다른 사람도 아끼고 챙기는 친구, 현수 학생 같은 친구를 뽑는다고 이야기 해주었습니다.

그래서 처음 현수 학생을 만나러 올 때 마음이 들떴다고. 이른 나이에 자신의 적성을 잘 찾아 진로까지 잡은 기특한 친구라는데 요모조모 다양한 동아리 활동이나 자기계발로 학창시절을 어떻게 가꾸고 있을까, 자신을 꿈을 위해 어떤 준비를 하고 있을까, 부족한 것이 있다면 무엇이 있을까. 묻고 싶은 것도 듣고 싶은 것도 많았다고 전했습니다.

현수 학생도 생각했던 인터뷰와 달리 편안하고, 라디오스타 같은 예능 프로그램 같았다고, 즐거웠다고 하네요. 🙂

현수 학생을 보니 높은 곳을 향해 뛰어 오르는 장대높이뛰기 선수가 장대를 구하기 위해 경기장을 나서려는 모습 같았습니다. 누구든 장대를 손에 쥐고 호흡을 고르며 언제든 원하는 때에 발돋움을 할 수 있게 출발선이 같도록 하는 것, 미래를 설계하고 꿈을 향해 도전할 수 있게 기회를 제공하는 것, 이같은 실질적 지원의 필요함을 다시금 확인하게 되었습니다. 

 

현수 학생의 꿈을 응원합니다! :-)

 

 
반가움도 잠시, 어느 덧 마지막 질문을 할 시간이 되었습니다.
10년 뒤, 그러니까 2023년 9월 이날 현수 학생은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을까요?
 

“저요? 음.. 저는 고등학교 운동장에서 학생들과 즐겁게 체육수업을 하고 있겠죠.(미소)”

현수 학생, 저도 그 모습 보고 싶습니다. 꿈 꼭 이루세요! 

 

아름다운재단의 첫 기금인 ‘김군자할머니기금‘는 시설 퇴소와 함께 자립을 해야 하는 이들의 학업과 꿈을 지원하기 위한 장학기금입니다. 이 기금을 기반으로 진행하는 ‘아동양육시설 퇴소거주 대학생 교육비 지원사업‘은 2001년을 시작으로 현재까지 130여 명에게 교육비를 지원하였습니다. 

아름다운재단은 작년 한 해 그간 진행해 온 장학사업을 돌아보고 변화하는 환경과 학생들의 요구에 맞는 모델을 찾고자 노력하였습니다. 이에 2014 교육비 지원사업을 개편하여 지원이 손길이 닿지 않는 사각지대를 찾아 좀 더 실질적 지원을 하고자 합니다. 

 

앞으로도 아름다운재단은 모든 청소년들이 동일한 출발선에서 꿈꾸고, 그 꿈을 이룰 수 있는 방법을 찾아 지속적으로 돕겠습니다. 이 뜻과 바램 한 결 같이 지지해 주신 기부자님들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글.사진 | 아름다운재단 홍보팀 홍리. 두은정

변화사업국 변화사업팀ㅣ홍리재희 간사

깨어 있는 삶을 살고자 노력합니다. 하지만 종종 힘들때면 탕약커피를 들이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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