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위의 희망찾기’ 멘토, 사공영익 선생님

'길 위의 희망찾기' 멘토, 사공영익 선생님

<길 위의 희망찾기> 멘토 2년째. 비기획팀은 처음 맡아보는 사공영익 선생님(트래블러스맵 국내여행팀장)은 ‘키움지역아동센터’의 멘토를 맡아 아이들과 함께 제주도 여행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아이들 이야기를 할 때면 늘 눈에서 레이저를 쏘시는 사공영익 선생님. 아이들이 진지한 이야기에도 초집중하게 만드는 마력의 소유자인데요, ‘영쌤’으로 통하는 사공영익 선생님(이하 영쌤)께 지난 3주간의 워크숍 소감을 들어봤습니다.

ⓒ아름다운재단 <길 위의 희망찾기>비기획팀 멘토, 사공영익 선생님

 

아이들과의 첫 만남, 첫 결심. 어땠을까요?

– 키움지역아동센터(이하 키움) 아이들 개별소개서 보셨을때 느낌이 어떠셨어요?
영쌤 : 뭉클했어요. 손으로 쓴 걸 봤는데 첫번째 든 생각은 내가 다시 이 멘토를 하길 잘했구나. 아이들과 뭔가 해볼 수 있고 또 한단계 배우는 시간이 될 수 있겠다 생각이 들었고 두번째로는 꿈, 희망에 대한 이야기가 너무 많아서 이리도 아이들이 희망을 못 갖고 있는 걸까에 대한 안타까움이 들어 먹먹했어요.

– 워크숍 첫 날 아이들 처음 봤을때 느낌 기억하세요?
영쌤 : 놀랐어요. 글로 봤을때 느낌은 약간 무거운 아이들일줄 알았어요. 낯가림도 심할 것 같았고 말도 안 할것 같았는데 인사하고 나서 “안녕하세요~” 하는것 보고 몇 번 봤나? 하는 느낌이 들 정도였어요. 저를 많이 어려워해주지 않고 받아들여준게 고마웠어요. 오히려 나한테 이 아이들을 측은하게 본 선입견이 있었던 것 같아 미안했죠.

– 시작하시기 전에 하셨던 결심이 있었나요?
영쌤 : 작년에 가장 크게 후회가 됐던게 아이들이 가고 싶은 곳으로 가게 하는게 이 사업인데 제가 여기도 가고 저기도 가자고 이야기 한 거예요. 아이들은 자기끼리 모여있거나 스스로 뭔가 할때, 집을 나온 자체만으로도 즐거워하는구나를 깨닫고 내년에 이 사업을 또 하게 되면 아이들이 찾게끔하고 못 찾아내면 몇 개만 말해야지 생각했었어요. 지금 그렇게 하려고 노력은 하지만 여전히 제가 좋았던 곳을 말하게 되는 것 같아요. 그래도 절반 이상은 아이들 일정으로 가는 것 같죠?^^

– ‘아이들이 이 정도까진 할 수 없을 줄 알았는데 할 수 있었구나’ 하고 놀라셨던 점이 있었나요?
영쌤 : 그냥 유명관광지를 나열하지 않았어요. 생각보다 주제도 고민을 하고 나름 동선도 생각 하는 것 같아 기특하기도 하고. 사람들이 많이 안 가는 곳을 가려고 노력하는 것도 좋구요. 지금 안 가면 언제 갈지 모르는 거니까요. 

ⓒ아름다운재단

 

워크숍을 진행하는 영쌤의 모습을 보면서 참 인상깊었던 점은, 아이들이 스스로의 생각을 말하고 스스로 정할 때까지 기다려 주는 것이었습니다. 성격 급한 어른들에게는 힘든 일일텐데요, 비결이 궁금했습니다.

– 그런데 인내심이 많으신거 같아요. 아이들이 대답할때까지 기다려주시고…저는 막 제가 이것저것 해주고 싶었거든요. 혹시 영쌤에게도 아이들과의 소통에 어려운 점이 있나요?
영쌤 : 저는 아이들하고 소통하는데 스스로 문제가 많다고 느껴요. 우선 아이들은 이야기가 하나 시작이 되면 끝을 향해 달려가지 않더라구요. 이 이야기 하다 여기를 갔다 저기를 갔다, 끝엔 아예 관심도 없어. 아까도 일정을 정리하는데 제가 답답하니까 “알았어, 됐고” 이렇게 되잖아요. 그런데 아이들은 그게 중요한게 아니에요. 이야기 과정 중에 다른데 갔다올 수도 있고 그런건데 제가 그걸 못 버텨내는거죠. 더 노력해서 기다려주기도 하고 이래야 되는데 제가 세워놓은 계획이 있으니까 그거대로 가려고 해요.

ⓒ아름다운재단

 

두번째는 아이들이 사용하는 언어가 따로 있다는 거예요. 제가 있는 트래블러스맵 국내여행팀 막내가 21살이에요. 저와 20살 차이거든요. 그런데 그 친구가 쓰는 언어가 있어요. 마치 영어, 한국어가 있듯이 같은 한국어를 써도 그 아이를 가슴으로 이해시키기 쉽지 않더라구요. 그 친구가 써온 기획안을 보고 이건 이렇게 하는게 좋지 않을까 하면 “알겠어요”하고 돌아가는데 머리로만 이해하는 느낌이 들어요. 가슴으로 이해하는 느낌이 안 들어서 가만히 그 애를 지켜보니 그 애가 사용하는 언어가 따로 있다는 느낌이 드는 거예요. 키움 아이들을 만날때도 역시 그런걸 느껴요. 애들한테 다른 말로 하면 더 집중도가 높을 것 같은 생각이 들어요. 재밌게 생각할 수도 있고. 제가 제주 4.3 이야기가 나오면 말이 길어지는데 오늘은 시작전에 4.3 이야기 나오면 짧게 끝내자 생각했어요. 그런데 이야기 하다보니 전라도 광주까지 갔다왔잖아요. 이런 것도 역시 제 나이의 언어인것 같아요. 그 나이대 언어는 다른 거죠. 저도 그 나이를 지나왔음에도 불구하고. 이 점이 내색은 안 하지만 여행가서도 분명 나타날 거예요. 애가 타겠지만 노력해야죠.

– 워크숍이란 준비과정부터 여행까지 서로서로 맞춰나가는 과정인 것 같아요.
영쌤 : 여행이 끝나고 나면 손발이 맞을 것 같아요. 근데 그때가 되면 헤어지지만 ^^; 

<길 위의 희망찾기>가 처음 시도하는 비기획부문. 멘토 선생님으로서 고민이 많으실 것 같았습니다. 이에 대해 여쭤봤는데요, 영쌤의 솔직한 고민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 비기획은 처음이신데 담당 멘토 선생님으로서의 책임감이나 부담이 있을것 같아요.
영쌤 : 맞습니다. 그와함께 여행을 아이들에게 이야기 해 줄 때 이왕이면 아이들의 여행을 알차게 만들어 줘야 하는 거잖아요. 아이들이 갈피를 못 잡을때 제안을 해주기도 하고. 그런데 올해로 두번째이다 보니 무엇이 정도인지 솔직히 잘 모르겠어요. 그래서 자칫 여행이 너무 인문학 강의가 되진 않을까 고민이 되기도 해요.

– 음…사실 정답은 없는 것 아닐까요?
영쌤 : 제 딴에는 아이들에게 유익한 여행을 하게 해 준다고 하는데 가만히 보면 애들이 거기 가서 그렇게 즐거워할까? 싶어요. 만약에 강원도에 데려간다고 했을때 제가 “박경리 문학관 가자”고 해도 <토지>를 읽어본 애가 몇이나 되겠어요. 그런게 고민이 돼요. 그리고 트래블러스맵이 생긴지 5년 됐잖아요. 누군가에게 여행 멘토를 한지 얼마 안 된 사람들이에요. 그래서 더 고민이 되죠.

 

사실 지금은 누군가가 짜놓은 여행에 아이들을 ‘보내주는’ 것이 대부분인 현실. 여행을 보내주는게 아니라 ‘스스로 갈 수 있게’ 도와주는 것은 그 자체로 새로운 도전일텐데요, 영쌤은 키움 아이들에게 이번 여행이 어떤 의미로 다가오길 바라고 있을까요?

– 지금 이렇게 열심히 여행을 준비하고 있는 아이들, 여행을 갔다오면 변화가 있을까요?
영쌤 : 글쎄…당장 표면적으로 달라지는 건 없을 것 같아요. 이런 효과는 시간이 많이 지나고 나서 빠르면 내년? 이맘때가 되면 이 기억이 날거예요. 그러면서 놀라겠죠? “와~ 우리가 일정 다 짰어. 대단한걸 했구나” 지금은 이게 놀라운 일인지 잘 모를거예요. 시간이 지나면 “우리 힘으로 해냈구나, 영쌤은 그냥 앉아있었구나” 그렇게 생각할지도 몰라요. ^^ 그리고 나의 여행은 누군가의 도움으로 이뤄졌구나. 그리고 그 도움은 또 다른 누군가의 도움으로 이뤄졌구나. 더 시간이 지나서 이 아이들이 또다시 누군가에 여행을 선물할 수 있게 됐으면 좋겠어요.

ⓒ아름다운재단

 

제가 페이스북에 썼던 말인데 아이들이 이 여행을 통해서 꿈과 희망을 당장에 찾을 순 없겠지만 내가 꿈과 희망을 가질 수 있다, 꿈과 희망을 찾을 수 있다는 시작을 이 여행을 통해서 했으면 하는 생각이 들어요.

– 성격 급한 어른들에겐 어떤 이야기를 해주고 싶으세요?
영쌤 : 여행을 선물하고 나서 당장 큰 기대를 안 하셨으면 좋겠어요. 저는 확신할 수 있어요. 몇년 지나고 나면 아이들은 이 경험이 정말 소중했다고 느낄거고 정말 고마워할거예요. 당장 아이들이 뭘 하길 바라는건 우리의 욕심인 것 같아요.

늘 키움 아이들, 그리고 그 아이들과 함께 할 여행 생각이 머릿속에 가득한 영쌤. ‘여행’이란 기회의 소중함과 선순환을 누구보다 잘 아는 그는 이미 다음 단계를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영쌤 : <아동청소년여행지원사업>의 지원을 처음 받았던 아이들을 찾아서 그 아이들과 함께 여행을 만들어가는 것도 재밌을 것 같아요. 그 친구들을 찾아서 멘토를 시켜도 되구요. 너희가 기획해 봤잖아. 재능기부 해 볼래? 이렇게요. 

처음의 설렘, 여행의 설렘, 성장의 설렘으로 즐거웠던 인터뷰는 기분좋은 상상으로 마무리됐습니다.

 

– 이제 키움 아이들, 학교 수학여행가면서 선생님한테 “이거 일정 어떻게 짜신거예요?” 할지도 몰라요.
영쌤 : 그러게요. “이거 예산은 어떻게 짜셨어요?” “직접 전화는 해보셨어요?” 하면서요. 분명히 그럴거에요.^^ 

(인터뷰 : 아름다운재단 홍보팀)

 


 

영쌤과 아이들의 즐거운 도전! 무언가를 바란다기 보다는 그저 마음껏 즐겁고 행복한 여행을 만들고 오길 바라게 되는데요,

집을 벗어나 제주도의 세찬 바람과 맞서게 될 아이들. 분명 눈에 보이지 않게 몇 뼘씩 성장하고 돌아올 겁니다.

다른 곳과는 조금 다른, 특별함이 있는 아름다운재단의 아동청소년여행지원사업에 함께하고 싶으시다면!

아름다운재단 공식블로그

아름다운재단은 우리 사회에 올바른 기부문화를 확산하고, 도움이 필요한 이웃과 공익활동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좋아할만한 다른 이야기

1개의 응답

  1. 살금말하길

    여행을 통해 아이들이 쑥쑥 커서 오기를…그러나 조급해 하진 않겠어요. 좋은 인터뷰 감사합니다~!! 🙂

댓글 정책보기

댓글 남기기

이메일은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입력창은 * 로 표시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