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익단체 인큐베이팅 지원사업] 낙태죄 폐지, 그 이후의 변화까지 담아낸 셰어의 2020년

안녕하세요. 성적권리와 재생산정의를 위한 센터 셰어 SHARE입니다.

셰어는 2015년 장애여성공감의 제안으로 “장애/여성 재생산권 새로운 패러다임 만들기” 사업을 하면서 만난 활동가, 연구자, 변호사, 의사들이 2016년에 결성한 “성과 재생산 포럼(Sexual and Reproductive Rights Forum)”을 전신으로 하여 2019년 10월에 설립되었습니다. 2019년, 아름다운재단 공익단체 인큐베이팅 지원사업에 선정되어 2019년 10월부터 12월까지 아름다운재단 공익단체 인큐베이팅 지원사업의 준비기간을 거쳤고 2020년에는 본격적으로 1차년도 활동을 진행했습니다.

[사진] 셰어

2019년 10월부터 시작된 셰어의 활동은 2020년을 거치며 단체의 기반을 탄탄히 다져나갔습니다. 셰어는 국내 최초로 성별, 연령, 장애, 인종, 국적, 성적지향·성별정체성 등에 관계 없이 모두에게 성 건강 전문 상담과 의료지원, 포괄적 성교육 접근성을 보장하고, 이를 위한 법과 정책을 연구하는 통합 센터를 지향합니다. 또한 누구도 차별 받거나 배제되지 않고, 자유롭고 건강하게 성과 재생산의 권리를 누리며 충분한 정보와 평등한 자원을 바탕으로 서로의 역량을 키워나가는 사회를 만들고자 합니다.

셰어는 성적권리와 재생산정의를 위한 실질적인 활동 방향을 모색하기 위해 2019년부터 각 분야별 주요 단체들과 간담회를 가지면서 의제를 발굴하고 활동을 지속해왔는데요, 2019년 청소년, HIV/AIDS, 성소수자, 장애 영역에 이어 2020년에는 이주, 노동, 빈곤, 여성 영역의 단체 및 활동가들과 간담회를 진행했습니다.

2019년에 이어 2020년 간담회에서 도출된 과제들도 셰어의 각 사업 활동에 적극적으로 반영되고 있고, 실제 사업 진행 과정에서 각 영역 참여 단체들의 연계와 자문을 활성화하기도 했습니다. 셰어는 앞으로도 꾸준히 연속간담회에서 나온 여러 의견들을 바탕으로 활동을 이어나가면서 참여 단체들과 활발한 현장 네트워킹을 해나갈 예정입니다.

그리고 2020년에는 크게 세 개 영역의 주요 사업이 진행되었습니다. 그 중 첫 번째는 <성·재생산권리 보장 기본법>(안)을 만든 것입니다. ‘검은시위에서 국회까지’라는 부제를 가진 이 법안은 셰어의 1차년도 주요 사업이었는데요. 셰어는 ‘임신중지의 전면 비범죄화’는 가장 기본적인 요구일 뿐이며, 성∙재생산 권리는 의료, 교육, 노동, 사회복지 등 모든 생활 영역에서 보장받아야 할 권리이고, 이를 보장할 의무는 국가에게 있다고 지적해왔습니다. 동시에 국가는 인구정책이 아니라 ‘개인의 권리와 건강 보장’으로 정책의 방향을 전환해야 하며, 성별, 성적지향, 성별정체성, 장애, 나이 등을 이유로 권리가 침해되는 현실을 고려할 때 평등과 차별금지 원칙에 따른 제도 마련이 중요하다고도 주장해왔습니다. 그 구체적 결과가 이 법안이고 셰어는 법안에 대한 의견청취회를 통해 연속간담회에 참여했던 단체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자리를 갖기도 했습니다.

앞으로 더 많은 단체, 영역들과 이 법안의 접점을 만들어 나가보려고 합니다. 또 이 법안을 통해 많은 사람들이 ‘임신중지 전면 비범죄화’ 이후 우리가 요구해야 할 권리와 제도의 모습을 더욱 구체적으로 상상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고 나아가 2021년에는 이 법안이 더 큰 역할을 해줄 것이라 기대하고 있습니다.

“곁에, 함께”

두 번째는 <셰어의 친구들>팀의 사업입니다. <셰어의 친구들>은 ‘상담자와 의료인을 위한 임신중지 가이드북 <곁에, 함께>’를 만들고 수많은 현장에 배포했습니다. 지금까지 임신중지는 홀로 감당해야 하는 일이었습니다. 법적 처벌도, 신체적·정신적 후유증과 임신을 둘러싼 다양한 상황들에 대해서도 오로지 개인이 감당해야 하는 일로만 여겨졌습니다. 여러 상담과 지원 현장에서도 임신중지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거나 지원을 위한 상담을 할 수가 없었고, 의료인들은 공식적이고 체계적인 교육 없이 현장에서 필요한대로 익혀서 시술을 해야 했습니다.

환자의 안전과 건강을 위한 최신의 의료 정보와 가이드라인도 적용할 수가 없었습니다. 임신중지에 대한 어떠한 공식적 기반도 존재하지 않았던 상태에서 이제 우리는 출발선에 섰습니다. 셰어는 임신중지가 지금까지의 ‘위기 임신’이라는 프레임을 벗어나 ‘권리’의 영역에서 다뤄지기를 바랍니다. 임신중지에 대한 지원은 모든 사람들이 삶 전반의 연속된 과정 속에서 성적권리와 재생산권리를 보장받고 이를 통해 건강과 안전, 여러 사회적 권리를 보장받을 수 있도록 연계되어야 할 것입니다. 임신의 유지나 출산만이 아니라 임신중지 또한 책임있는 결정으로 존중받고, 안전하고 존엄하게 이를 보장받으며, 삶과 관계에 대한 역량을 증진시켜 나갈 수 있는 과정이 될 수 있어야 합니다.

이 가이드북의 제목 “곁에, 함께”는 임신중지가 필요한 모든 사람들의 곁에 함께하자는 제안과 함께, 이 가이드북 또한 그 소중한 변화를 실현해 나가는 상담자와 의료인 여러분의 곁에 함께하겠다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현장의 상담, 지원 단체 및 기관에 계신 분들과 보건의료 현장에 계신 분들이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가이드를 참고하실 수 있도록 구성되었습니다. 또한 상담자, 보건의료인 뿐 아니라 각 단체에 있는 활동가 분들, 교사/강사 분들도 곁에 두고 참고하실 수 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스스로를 위해, 주변의 누군가를 위해 임신중지에 대한 정확한 정보와 지원 방향을 알고 싶은 분들은 누구나 참고하실 수 있습니다.

[사진] 셰어

다음으로 소개해드릴 셰어의 주요 사업은 <에브리바디 플레져랩>팀의 성교육입니다. ‘금지가 아닌 긍지를 배우는 모두의 성교육’을 모토로 활동하고 있는 <에브리바디 플레져랩>팀은 성별 이분법과 차별적인 성역할만 강조하는 성교육, 아동, 청소년에게만 강조되는 성교육, 보호와 통제의 대상으로만 여기는 성교육, 뻔한 정보만 전달하는 성교육을 넘어 다양한 몸과 성관계, 성건강에 대한 편견없는 정보를 전달하고 존중하기와 관계맺기, 협상하기를 연습하고 역량을 키우는 성교육을 진행하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또한 사회의 편견과 차별, 낙인과 폭력에 대해 토론하고 전 연령에 걸쳐 모두가 배우고 토론하는 성교육을 지향합니다.

구체적으로 2020년 하반기에는 청소년성소수자위기지원센터 띵동과 함께 청소년 성소수자를 대상으로 성교육을 진행하였는데요, 몸에 대한 이해에서부터 평등한 관계와 경험에 대해 찾아가며 이야기를 나눠보는 ‘감각여행’, ‘플래져미터’, 성매개 감염에 대해 알아보는 빙고게임 등을 통해 편하게 이야기를 나누며 실질적인 이해와 역량을 높이는 성교육이 진행되었습니다. 2021년부터는 2020년 활동을 바탕으로 현장에서 활용할 수 있는 워크북도 만들고 다른 영역에서 적용할 수 있는 성교육의 내용들도 구체화할 예정입니다.

또 셰어의 주요 사업 중 하나는 이슈페이퍼인데요. 2019년 11월부터 2020년 12월까지 월 1회 연재된 이슈페이퍼를 통해 셰어는 중요한 이슈에 대해 깊이 있는 분석과 입장을 개진하고 담론을 형성하였습니다. 국내 이슈 뿐 아니라 국제 이슈와 해외 사례도 다양하게 소개하고 기고, 온라인 인터뷰, 번역 등 다양한 방법으로 컨텐츠 마련했고 이를 통해 각 단체와 기관, 언론 등에 셰어를 알리기도 했답니다. 이슈페이퍼를 보고 셰어에 관심을 갖고 후원을 해주신 분들도 많았던만큼 셰어의 이슈페이퍼는 뜻깊은 활동이었습니다.

2021년에는 2020년의 사업들을 주요하게 이어가려고 합니다. 셰어의 성·재생산권리 보장 기본법(안)을 구체 영역의 의제와 연계하는 포럼을 개최하여 법안의 내용을 현장에 적용하며 다듬어 나가려고 합니다. <에브리바디 플래져랩> 팀은 이주, 장애, 청소년 영역을 중심으로 현장별 성교육 프로그램을 기획 및 진행하고 성교육에 활용할 수 있는 워크북을 제작해보려고 합니다. 또 성교육 강사를 대상으로 한 워크숍도 준비 중이니 많은 기대 바랍니다. <셰어의 친구들>팀은 이주여성 관련 활동가를 대상으로 의사소통 접근성 강화 워크숍을 진행하고 또한 일반 대중이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임신중지 가이드와 정보, 교육자료를 제작하려고 합니다. 또 2020년에 제작한 <곁에, 함께>의 개정판도 준비할 예정입니다.

‘낙태죄’ 없는 2021년

마지막으로, 2020년의 셰어의 주요 활동 중 하나는 ‘낙태죄’ 폐지 운동입니다. 여러 연대 단체들과 함께 기자회견, 성명 및 입장문 발표, 보건복지부 및 법무부 의견서 발송, 정당과의 협의 등 ‘낙태죄’ 폐지를 위한 여러 노력을 기울여왔습니다. 그 과정에서 말과활 연속강좌를 기획하여 ‘낙태죄’의 현황과 쟁점을 소개했고 또 앞서 말씀드렸던 <성·재생산권리 보장 기본법>(안) 내용을 토대로 <페미의 법조문 파먹기> 라는 이름의 6회차 강의를 진행하기도 했습니다. 또 비마이너 언론을 통해 장애여성공감과 함께 성 및 재생산에 대한 글을 연재하기도 했습니다.

‘낙태죄’의 폐지와 또 폐지 이후의 세계를 구체적으로 기획하는 활동을 열심히 해왔고 그 결과 2020년을 끝으로 ‘낙태죄’는 폐지되었습니다. ‘낙태죄’ 없는 2021년을 맞이하게 된 것이지요. ‘낙태죄’ 폐지 운동의 성과를 이어가기 위해 2021년에는 보다 구체적으로 임신중지 권리와 재생산 정의를 보장하기 위한 움직임을 계속 해나가겠습니다. ‘낙태죄’ 없는 2021년, 모두의 성과 재생산 권리 보장을 위해 셰어는 올해도 힘차게 나아가겠습니다! 🙂

글 : 성적권리와 재생산정의를 위한 센터 셰어 SHARE

변화사업국 변화지속팀ㅣ임동준 간사

"재단은 공익을 위해 일하는 사람들과 그 사업을 지원하는 기금마련이 한국사회발전의 열쇠라는 것을 공감하며 우리가 시민과 공익운동을 잇는 아름다운 가교의 역할을 수행할 것을 결의한다 1999.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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