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활동가 인터뷰] 소수자들의 말하기가 변화를 만든다 – 청소년페미니스트네트워크 위티 양지혜

아름다운재단이 기획연재 <청소년이 만드는 작은변화, Z세대의 공익활동>을 준비하며 만난 청소년 활동가 10팀의 인터뷰를 원문 그대로 전합니다. 기후위기, 청소년인권, 페미니즘, 소수자 그룹과의 연대 등 활동을 통해 우리 사회를 더 나은 공동체로 만들고 있는 청소년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 보세요. 그들이 절망하지 않고 계속해서 앞으로 나아가는 힘이 무엇인지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스쿨미투 운동과 연대하고 정치적 요구 확대 
청소년 페미니스트들이 활동을 지속할 수 있도록 지원 
<청소년페미니스트네트워크 위티> 양지혜 활동가 

청소년페미니스트네트워크 위티 양지혜 활동가

1. 자기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청소년페미니스트네트워크 위티>(이하 위티)의 활동가 지혜예요. 세월호 참사를 계기로 공익활동을 하게 되었고, 대학에 진학하지 않고 청소년 페미니즘 활동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불안하지만 따뜻한 노랑을 좋아해요.

2. 활동을 시작하거나 해당 이슈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무엇입니까?

2016년 강남역 여성혐오 살인사건 이후, 여성 청소년들과 함께 청소년 페미니즘 모임을 운영했습니다. 이 모임에서 여성이자 청소년으로서 복합적인 차별과 편견을 경험하는 이들이 자신의 이야기를 시작했습니다. 청소년이 ‘도와줘야 할 대상’을 넘어, 스스로 세상을 바꾸는 주체가 되는 세상을 꿈꾸던 중, 스쿨미투 운동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스쿨미투 운동의 목소리가 자극적인 피해 사실을 넘어 청소년이 주체적으로 만든 변화의 요구로 읽히기를 바랐습니다. 2019년 스쿨미투 운동에 동참한 청소년들과 함께 <위티>를 창립했고, 지금까지 활동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청소년페미니스트네트워크 위티의 스쿨미투 집회

3. 활동을 통해 달성하고 싶은 것은 무엇입니까? 

‘어떤 세상을 만들고 싶은지’도 중요하지만, 저는 그 세상을 만드는 데에 ‘어떤 사람들이 함께할 수 있느냐’에 더 주목하고 있어요. 그간 여성, 청소년, 퀴어 등 소수자들은 변화를 만드는 주체로 인식되지 못했습니다. 그리하여, 우리 사회의 민주주의는 여전히 비청소년 남성을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저는 ‘성숙하고 전문성 있어야만 말할 수 있다’는 기존 사회의 문법을 깨고, 미성숙하고 전문적이지 않다고 여겨져 온 소수자들의 말하기가 변화를 주도할 수 있는 세상을 꿈꿉니다. 

4. 어떤 활동을 하고 있습니까/했습니까? 

제가 함께한 활동은 스쿨미투 고발자의 목소리에 연대하고, 스쿨미투 운동의 정치적 요구를 확대하는 일이었습니다. 2018년 하반기 전국적인 스쿨미투 집회를 제안하고 주최했으며, 2019년 1월에는 UN아동권리위원회에 스쿨미투 고발을 알리기 위해 서명운동, 본 심의 참여 등을 진행했습니다. 서명운동을 모아, 청와대에 스쿨미투 고발자의 요구안을 전달하기도 했습니다. 이후에는 스쿨미투를 성적 권리 담론으로 확장하고자 단체 내에서 청소년 섹슈얼리티 전시회인 ‘콘돔전시회’를 준비했으며, 스쿨미투 이후 페미니즘 교육을 고민하는 ‘경계넘기’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5. 활동 중에 가장 인상적이었던 순간은 언제였습니까? 

활동 중 가장 인상적이었던 순간은 익명으로 활동하던 스쿨미투 고발자가 집회 당일 교복을 입고 얼굴을 드러내며 말을 하던 순간이었습니다. 스쿨미투 집회가 청소년 당사자들의 목소리를 오롯이 담아내고 있다는 확신이 들었고, 함께 모여 이야기를 듣는 것만으로도 많은 것을 바꿀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던 날이었습니다. 또한 제네바로 출국해 UN아동권리위원회에서 스쿨미투를 증언한 것도 귀한 경험으로 남았습니다. 고발 당사자를 넘어, 스쿨미투를 지지하는 모든 시민들의 목소리를 UN에 알린 순간이라고 생각합니다.

UN으로 가 한국의 스쿨미투를 알린 양지혜 활동가

6. 활동의 결과는 무엇입니까? 활동이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입니까?

UN아동권리위원회에서 대한민국 정부에 실질적인 신고처 마련, 대안적인 성교육 체계 구축 등 스쿨미투 고발자들을 지지하는 권고안을 내린 것이 성과였다고 생각해요. 대한민국 정부에게 직접적으로 고발자들의 목소리를 전달할 수 있어서 뿌듯한 시간이었습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가장 큰 성과는 청소년 페미니스트들의 지속가능한 활동 기반을 만들기 위해 <위티>를 준비하고 출범시킨 것이라고 생각해요. 스쿨미투 운동은 결국 청소년 당사자의 목소리가 있기에 나아갈 수 있었고, 앞으로도 위티를 통해 청소년 페미니스트들이 목소리낼 수 있는 세상을 만들어 보고자 합니다.

7. 활동의 진행과정 중에 걸림돌이 있었습니까? 걸림돌을 해소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했나요?

청소년을 도와야 할 대상으로만 바라보는 사회적 시선과 청소년들이 시간적, 공간적, 경제적 여력이 없는 상황들이 가장 어려웠던 것 같습니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 <위티>에서는 청소년이 회비를 내지 않아도 활동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등 기존의 시민단체와 다른 방식의 운영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여전히 단체는 월 150만원이 채 되지 않는 작은 금액으로 활동을 유지하고 있으며, 더 많은 시민들의 지지와 연대가 필요한 상황입니다.

8. 앞으로의 계획은 무엇입니까? 

앞으로 <위티>는 스쿨미투, N번방 이후, 청소년 당사자과 직접 페미니즘 교육의 상을 만들어보고자 합니다. 우리가 만들고자 하는 페미니즘 교육은 학교에 존재하는 위계와 차별, 폭력 자체를 전면적으로 바꿀 수 있는 교육입니다. 스쿨미투 이후, 학교의 근본적인 변화를 이끌어내기 위해 청소년 페미니스트들의 목소리에 힘을 실어 주세요. 저는 이제 막 시작한 이 운동이 더 단단하고 든든한 토대 위에서 성장할 수 있도록, 다양한 자리에서 공부와 실천을 이어갈 생각입니다. 언제든 재미있는 일이 있다면 제안해 주세요. 

청소년페미니스트네트워크 위티의 N번방 시위

9. 공익활동은 당신에게 어떤 의미입니까? 

저에게 공익활동은 서로 다른 이들이 만나서 어우러지는 하모니 같은 것이라고 생각해요. 활동을 통해 각자가 성장하는 과정을 보는 일이 즐겁고, 그 성장이 모여서 차근차근 사회의 변화를 만들어갈 거라고 생각합니다.

10. 당신과 함께하고 싶은 사람을 위한 참여방법이 있나요?  

<위티>는 언제나 모든 분들을 환영하고 있습니다. 특히 청소년은 회비 없이 가입이 가능하고, 비청소년의 경우에도 활동을 함께할 수 있으니 부담 없이 가입해 주세요(링크). 만약 저와 함께하고 싶으신 활동이 있다면 언제든 이메일(jihyeheyhey@gmail.com)로 연락해 주세요. 함께 펼쳐갈 새로운 장을 기대하고 있겠습니다.

글, 사진 | 양지혜 (청소년페미니스트네트워크 위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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