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활동가 인터뷰] 인권을 알고 지금까지의 세계가 무너졌다 – 청소년인권행동 아수나로 치이즈

아름다운재단이 기획연재 <청소년이 만드는 작은변화, Z세대의 공익활동>을 준비하며 만난 청소년 활동가 10팀의 인터뷰를 원문 그대로 전합니다. 기후위기, 청소년인권, 페미니즘, 소수자 그룹과의 연대 등 활동을 통해 우리 사회를 더 나은 공동체로 만들고 있는 청소년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 보세요. 그들이 절망하지 않고 계속해서 앞으로 나아가는 힘이 무엇인지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인권을 통해 세상을 바라보는 다른 관점 얻어 
청소년 권리가 보장되는 사회를 꿈꾸는  
<청소년인권행동 아수나로> 치이즈 활동가 

청소년인권행동 아수나로 치이즈 활동가

1. 자기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청소년인권행동 아수나로>(이하 아수나로)에서 활동하는 치이즈입니다. <아수나로>에서 6년간 활동하고 있어요.

2. 활동을 시작하거나 해당 이슈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무엇입니까?

고등학생 때 교육 문제에 관심이 많았습니다. <오늘의 교육>이라는 월간 잡지가 있는데 거기에 <아수나로> 활동가들과 함께 한 대담이 실렸어요. 잡지를 읽다가 가벼운 마음으로 가입을 했는데, <아수나로>에서 주장하는 청소년 인권 담론이 엄청 급진적이라고 생각했고 그 급진성에 끌렸던 것 같아요. 청소년이 미성숙하기 때문에 권리를 보장하는 데 제한을 두는 것이 아니라 미성숙한 사람도 사람답게 살 수 있는 세상이어야 한다는 말들이 마음을 움직였습니다. 그리고 제가 다니던 고등학교가 기숙학교이고, 매일 밤 11시 30분까지 야간자율학습을 해야 해서 너무 힘들었는데 <아수나로>에서 그게 나의 휴식권을 침해하는 것이라는 걸 처음 배웠어요. 교사의 부당한 요구에 순응해야 하고, 입시를 위해서만 공부해야 하는 것 등이 다 하나하나 문제라는 것을 깨달았을 때부터 그 전과는 다른 시각으로 세상을 바라보게 되었습니다.

3. 활동을 통해 달성하고 싶은 것은 무엇입니까? 

청소년 인권 감수성이 페미니즘처럼 정의로운 시민사회를 위한 보편적인 인권 감수성으로 자리 잡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나이 어린 사람을 하대하지 않고, 그들의 권리를 보장하는 것이 일부 좋은 ‘어른’의 덕목이 아니라 보편적인 시민의 의무로 여겨졌으면 좋겠어요. 학교나 가정에서 청소년들이 인권을 침해받고 있는데 보호자 어른이 있으니 괜찮을 것이라고 그 상황을 무시하는 사회적인 인식을 바꾸고 싶습니다. 비청소년과 청소년이 보장받는 권리의 차이와 위계가 청소년을 폭력에 취약하게 만든다는 것을 알리고, 좀 더 평등한 관계를 맺을 수 있도록 청소년이 보장받는 권리의 수준을 높이고 싶습니다.    

4. 어떤 활동을 하고 있습니까/했습니까? 

가장 최근에는 법무부가 민법의 징계권을 삭제한 개정안을 발의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해 그에 대응하는 활동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민법의 징계권은 친권자가 자신의 자녀를 징계할 권한이 있다는 내용으로, 자녀 체벌을 정당화하는 근거가 되어왔습니다. 해시태그 캠페인을 SNS에서 진행했고,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진행했습니다. <촛불청소년인권법제정연대>라는 연대체에서 개정안 통과를 위해 올해 안에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의원들을 방문할 계획을 세우고 있습니다.   

5. 활동 중에 가장 인상적이었던 순간은 언제였습니까? 

2018년 4월, <촛불청소년인권법제정연대>에서 선거연령 하향을 주장하며 국회 앞에서 농성을 했는데 그 때 저녁마다 하는 프로그램에 참여했습니다. 프로그램 중 하나로 <서프러제트> 영화를 감상했는데 영화 속에서 한 활동가가 여성 참정권 문제를 알리기 위한 최후의 방법으로 목숨을 걸고 경마장에서 달리는 말 앞에 뛰어나가는 장면이 있었어요. 그 때 다들 선거연령 하향이 4월 국회에서 통과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해서 비관적인 상태였고 통과되기 위해 뭐든지 다할 수 있을 만큼 절박했기 때문에 그 영화를 보면서 그 활동가의 심정에 공감했고 펑펑 울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 때가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 같아요.

국회 정론관에서 만 18세 선거권을 촉구하는 기자회견

6. 활동의 결과는 무엇입니까?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아수나로>가 진행했던 ‘학습시간 줄이기’ 캠페인의 영향으로 학원휴일휴무제와 같은 정책들이 고민되고 논의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민법 징계권 삭제 같은 경우도, 법무부는 초반에 징계라는 단어 대신 훈육으로 순화하는 안을 제안했는데, <아수나로>와 다른 아동 인권 단체들의 반대로 징계권이 일체 삭제된 개정안으로 국회에 상정될 수 있었습니다. 그 외에도 사회 전체적으로 청소년 인권에 관심이 높아졌고, 관련 활동을 하는 곳들이 늘어난 것도 성과라고 생각합니다.

7. 활동이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입니까?

처음에는 다소 도발적인 주장들이 눈길을 끌었다고 생각합니다. 기존에 청소년 인권이라고 생각되지 않았던 것들을 인권이라고 주장하고, 공격적으로 기존 사회를 비판하기도 하면서 많은 사람들에게 욕을 듣기도 했지만, 그만큼 많은 관심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연대체 활동을 통해 아동 인권 전문 변호사들이나 진보적 교사, 학부모 단체들과 협력해 입법 관련 활동을 효과적으로 진행할 수 있었습니다.

8. 활동의 진행과정 중에 걸림돌이 있었습니까? 

청소년들이 활동을 하기에 너무 어려운 사회적 조건이 걸림돌인 것 같아요. 학교에서 입시 공부보다 이런 인권 활동을 한다고 했을 때 손가락질 당하거나 이상한 사람 취급 당하기 일쑤라 많은 청소년이 활동에 나서는 데 주저함을 많이 겪습니다. 그리고 청소년 단체 중에 상근활동비를 마련할 수 있는 단체가 없기 때문에 지속가능한 활동을 할 수 있다는 보장이 없고, 그런 불안이 활동가들을 많이 지치고 떠나게 만들었던 것 같아요.

9. 걸림돌을 해소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했나요?

2018년에 대대적으로 ‘빽빽프로젝트’라는 후원 프로젝트를 진행했어요. 덕분에 세 개의 청소년 단체에 100만원씩 3년간 인건비를 지원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10. 앞으로의 계획은 무엇입니까? 

사실 내년에 활동을 좀 쉬어보려고 하고 있어요. 불규칙한 활동 시간 때문에 제대로 정해진 휴식 시간 없이 6년간 활동했고, 몸과 마음이 많이 지쳤다고 느끼고 있습니다. 그러고나서 서울이 아닌 다른 지역에서 활동해보고자 해요. 보육/돌봄에서의 청소년 인권 등 그간 다루지 못했던 분야의 청소년 인권 부분을 얘기해보고 싶은 마음도 있습니다.

11. 공익활동은 당신에게 어떤 의미입니까? 

저는 어릴 때부터 늘 돈을 버는 것 이상의 가치 있는 일을 하고 싶었어요. 세상에 긍정적인 변화를 만드는 일을 하는 것은 제 적성에 맞아요. 자유롭고, 상냥하며, 제 잠재력을 믿어주는 사람들과 함께 하는 일이 즐겁다고 느끼고 있습니다. 

12. 당신과 함께하고 싶은 사람을 위한 참여방법이 있나요?  

일단 <아수나로>에 회원으로 가입하시고, <아수나로>에서 주최하는 행사에 참여하시면 되어요. 단톡방에 초대되시면 다양한 정보를 접하고 관심있는 의제 활동을 제안할 수 있어요. 최근에는 단톡방에서 청소년 혐오적인 웹툰을 지적하는 활동이 제안되어 온라인 행동을 기획하고 있습니다. 이런 식으로 활동에 참여하실 수 있어요. 

글, 사진 | 치이즈 (청소년인권행동 아수나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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