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활동가 인터뷰] 사회 곳곳에 ‘트랜스젠더 시민’이 등장하기를 바란다 – 청소년트랜스젠더인권모임 튤립연대 활동가 A

아름다운재단이 기획연재 <청소년이 만드는 작은변화, Z세대의 공익활동>을 준비하며 만난 청소년 활동가 10팀의 인터뷰를 원문 그대로 전합니다. 기후위기, 청소년인권, 페미니즘, 소수자 그룹과의 연대 등 활동을 통해 우리 사회를 더 나은 공동체로 만들고 있는 청소년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 보세요. 그들이 절망하지 않고 계속해서 앞으로 나아가는 힘이 무엇인지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청소년 트랜스젠더들이 고립되지 않도록
서로에게 힘이 되는 커뮤니티 만들고 싶어    
<청소년트랜스젠더인권모임 튤립연대> 활동가A

 

청소년 트랜스젠더의 인권 향상을 위한 캠페인 활동을 진행중인 튤립연대

1. 자기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청소년트랜스젠더인권모임 튤립연대>(이하 튤립연대)에서 활동하고 있는 A라고 합니다. 당사자로서, 시민으로서 모임 활동과 청소년 트랜스젠더 의제에 기여할 수 있는 바를 고민하며 활동에 임하고 있습니다.

2. 활동을 시작하거나 해당 이슈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무엇입니까?

정체화를 했을 때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 청소년이자, 트랜스젠더라는 이중적인 위치로 인해 많은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그런 어려움과 청소년기에 제가 고민하는 문제, 삶에 대한 고민을 나눌 비슷한 친구가 없어 갑갑함을 느꼈던 것 같습니다. 

그러던 중에 저와 같은 청소년 트랜스젠더 친구와 만나 고민을 함께 나누고, 서로의 경험에 공감했을 때 모처럼 마음이 놓이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그 이후로도 여러 난관이 있었지만 그 과정에서 당사자 친구들과 함께 소통할 수 있어 더 지혜롭게 살아갈 수 있었다는 생각을 합니다. 마찬가지로 더 많은 청소년 트랜스젠더들이 고립되지 않고, 서로의 경험을 나누고, 아픔과 기쁨을 함께하는 경험을 가질 수 있도록 하는 바람에서 <튤립연대> 활동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3. 활동을 통해 달성하고 싶은 것은 무엇입니까? 

트랜스젠더의 안정적인 삶을 가로막는 여러 문제가 산재해있습니다. 많은 걸림돌이 있겠지만 <튤립연대>가 가장 우려스럽게 보는 점은, 트랜스젠더 커뮤니티가 당사자들의 필요를 충족하고 있지 못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커뮤니티에 팽배한 당사자들 간의 서로에 대한 불신과 건전하지 못한 콘텐츠, 자력으로 살아남는 것을 우선시하는 분위기로 인해 트랜스젠더들이 교류를 지속적으로 유지하지 못하고 활성화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많은 트랜스젠더가 커뮤니티를 떠나고, 정보와 교류가 절실한 청소년 트랜스젠더들은 더욱 고립감을 느끼고 있습니다.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따라서 <튤립연대>는 트랜스젠더들이, 특히 청소년들이 지속적이고 안전하게 소통할 수 있는 커뮤니티의 기반을 만들어보고 싶습니다. 서로를 신뢰하고 함께 건전한 대안과 소통을 할 수 있는 창구를 트고 싶습니다. 그리고 그러한 커뮤니티를 바탕으로 트랜스젠더(청소년)들이 함께 목소리 내고 서로의 지혜와 삶을 나누며, 이를 통해 우리 사회 곳곳에 다양한 모습의 ‘트랜스젠더 시민’이 등장할 수 있도록 하고 싶습니다. 자기 삶을 지혜롭게 꾸려가면서도, 커뮤니티와 단절되지 않고, 다른 트랜스젠더와 함께 지혜와 힘을 나누는 트랜스젠더 시민이 많아질 때, 트랜스젠더 이슈의 많은 부분이 진전되고 청소년 트랜스젠더들이 안정적으로 미래를 꿈꿀 수 있는 기반이 만들어질 것이라고 기대합니다.

4. 어떤 활동을 하고 있습니까/했습니까? 

앞서도 말했듯이 <튤립연대>는 트랜스젠더가 서로의 지혜와 경험, 삶을 소통하고 이를 통해 트랜스젠더 시민이 더 많아질 수 있는 초석을 놓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구체적인 노력의 일환으로서 정기적으로 청소년 트랜스젠더 오프라인 친목모임, 각계각층의 다양한 청소년 트랜스젠더 대상 인터뷰를 진행한 바 있습니다. 또한 청소년 트랜스젠더의 목소리를 알리고자 다양한 간담회, 토론회, 언론 인터뷰, 퀴어문화축제, 트랜스젠더 행사에 적극적으로 참여·기획하였습니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최근에는 친목과 네트워킹에서 한발 더 나아가 청소년 트랜스젠더들이 겪는 가장 큰 어려움 중 하나인 공부와 교육 문제를 놓고 실험적인 활동을 전개한 바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학교 밖 청소년 트랜스젠더를 대상으로 무료 검정고시 교육을 펼친 ‘튤립교실’이 있습니다. 정기적인 강의와 학습관리, 다양한 체험활동을 통해 참가자들이 진로와 삶을 고민할 수 있는 폭을 넓히고자 노력했고, 나아가 트랜스젠더 교육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무엇이 필요한지 고민했습니다. 또한 학습과 활동의 과정에서 또래 트랜스젠더 간, 청소년-비청소년 트랜스젠더/지지자 간 소통을 통해 서로의 삶을 나누고자 노력했습니다. 앞으로도 <튤립연대>는 다양한 방식으로, 청소년 트랜스젠더가 살아가는 삶의 현장 바로 곁에서 활동을 전개하며 트랜스젠더/청소년 의제와 대안 형성의 폭을 넓히고자 노력할 것입니다.

5. 활동 중에 가장 인상적이었던 순간은 언제였습니까?

한국에서 찾아볼 수 있는 트랜스젠더 관련 정보는 많이 부족하고, 특히나 청소년과 관련한 주제는 더더욱 적습니다. <튤립연대>가 인터뷰, 기고, 간담회 등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자 노력했던 것도 당사자들과 문제에 관심을 갖는 분들에게 풍부한 정보를 제공하고자 하는 목적에서 비롯된 것이었습니다.

그러던 와중, ‘튤립교실’ 학생을 모집하는 과정에서, 청소년 트랜스젠더와 학교 관련 문제에 대한 정보가 시급하셨던 지방에 사시는 한 학생이 정보를 검색하던 중 <튤립연대>가 만든 컨텐츠와 인터뷰가 나왔고, 그를 통해 위안을 받고 찾아왔다고 했습니다. 그때가 제일 인상적이었던 것 같습니다. 트랜스젠더 커뮤니티의 특성상 활동에 대한 피드백이 크게 돌아오지 않습니다. 그래서 늘 이런 활동에 임할 때면 누가 이걸 듣고 보고는 있을지 마음을 졸였는데요. <튤립연대> 활동가들이 발로 뛰며 구하고 이야기 했던 것 하나하나가 당사자들에게 닿고 있고, 위안이 되고 있다는 것이 감격스러웠습니다.

6. 활동의 결과는 무엇입니까?

청소년 트랜스젠더 문제가 청소년의 문제, 혹은 성소수자의 문제의 일부가 아니라 그 자체의 문제로 알려지고 있다는 점이 지금까지의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또, 청소년 트랜스젠더들이 또래와 소통할 수 있는 창구가 작게나마 트였다는 것도 성과입니다. 다만 앞으로도 해결해야 할 것이 훨씬 많고, 결과를 정리하기엔 아직 조금 이르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청소년 트랜스젠더들의 소통의 창구가 되길 바라며 다양한 활동을 펼치는 튤립연대

7. 활동이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입니까?

<튤립연대>가 3년간 활동하며 이런저런 성과를 낼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보다도 묵묵히, 열심히 활동하는 회원들의 몫이 제일 크지 않나 생각합니다. 또한 우리의 활동을 응원하는 청소년 트랜스젠더 당사자들과 지지자들도 활동에 큰 자양분이 되었고, 늘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8. 활동의 진행과정 중에 걸림돌이 있었습니까?

청소년 트랜스젠더 당사자들을 만날 수 있는 창구가 부족한게 제일 큰 걸림돌이었습니다. 이곳저곳을 수소문해도 당사자들끼리 모여있는 모임이나 공동체나 소통창구가 전무했고, 한분한분, 알을알음 모아야 한다는 점이 제일 힘든 부분이 아닐까 싶습니다. 또한, 당사자 간 소통이 분명 도움도 되지만 서로의 힘든 모습을 자주 보게 되니 감정적으로 많이 지쳐 모임에 발을 끊는 분들도 여럿 있어 그럴 때마다 난관을 겪었습니다.

9. 걸림돌을 해소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했나요?

서로가 모여서 아픔을 나누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닌, 당사자들이 찾아오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닌 저희가 직접 당사자에게 찾아가고, 서로가 마주한 난관을 헤쳐나갈 수 있는 활동을 고민하는 것으로 앞선 문제를 해결하고자 노력했습니다. 대표적으로 ‘튤립교실’이 그러한 고민의 산물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당사자들이 아픔과 힘듦, 그리고 지혜를 나누며 난관을 함께 극복한 ‘튤립교실’을 통해 네트워킹하면서 겪었던 많은 고민과 두려움이 해소된 기억이 남습니다.

10. 앞으로의 계획은 무엇입니까?  

<튤립연대>가 안정적인 활동을 지속할 수 있도록 조직을 재정비하고, 활동 방향을 고민하고, 이를 실천으로 구체화하고 싶습니다. 특히 코로나 시대에 트랜스젠더는 어떤 어려움을 겪고 있고, 이에 대응하는 활동은 무엇이여야 할지 고민하고자 합니다. 개인적으로는 제게 매일매일 주어진 삶의 과제를 충실히 이행해나가고 싶습니다. 앞으로도 더욱 열심히 공부하고, 성실히 살아가며, 그 과정에서 트랜스젠더 친구들과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바를 고민하고 실천해나가고 싶습니다.

11. 공익활동은 당신에게 어떤 의미입니까?

활동 과정에서 만난 분들의 조력을 통해 많은 난관을 지혜롭게 헤쳐나갈 수 있었습니다. 제가 트랜스젠더라는 여건에도 만족스러운 삶을 살고 있는 것은 결국 공익활동과 활동하며 만난 사람들의 연대의 정신 때문에 가능했던 게 아닌가 생각합니다. 저도 활동을 통해 제가 받은 몫만큼 다른 이에게 조금이나마 기여할 수 있는 삶을 살고 싶습니다. 

더불어 활동을 통해 알지 못했던 세계를 알게 되고, 생각의 지평을 넓히고, 안일했던 스스로를 늘 환기하게 됩니다. 활동을 통해 단지 잘 사는 것에서 나아가, 왜 잘 살아야 하고 어떻게 살아야 할지에 대한 것도 고민할 수 있게 된 것 같습니다. 이런 점을 볼 때 공익활동은 제게 삶에서 떼어낼 수 없는 큰 부분이자, 특히나 개인적으로나 사회적으로나 건전한 인간이 될 수 있도록 해주는 역할을 해주고 있지 않나 생각합니다.

12. 당신과 함께하고 싶은 사람을 위한 참여방법이 있나요?

<튤립연대>의 회원이 되어 청소년 트랜스젠더 이슈에 대해 함께 목소리 내고 행동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당사자가 아니어도 저희 취지에 동의하는 누구나 가입할 수 있습니다. 회원이 되기 어려우면 당사자들의 경우 모임에 참여하거나, 저희 모임이 운영하는 온라인 청소년 트랜스젠더 소통방에 참여할 수 있습니다. 혹은 후원을 통해 <튤립연대> 활동을 응원해주시는 방법도 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튤립연대> 블로그, 트위터 등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문의도 받고 있습니다. 이메일(youthtranskor@gmail.com)로 연락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이 인터뷰를 통해 조금이나마 청소년 트랜스젠더 문제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고, <튤립연대>가 목적하는 바가 알려지고, 그리고 함께 문제의식을 갖고 변화를 만들어나가는 분들이 많아질 수 있다면 좋을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글, 사진 | 활동가 A (청소년트랜스젠더인권모임 튤립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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