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익단체 인큐베이팅 지원사업] 새롭게 시작하는 흥의 이야기

흥 인터뷰
흥 인터뷰

<신진문화예술행동 ‘흥’>은 지역의 청년예술가들이 아름다운재단의 공익단체 인큐베이팅 지원사업 3년의 기간을 거쳐 만든 문화예술 단체입니다. 흥은 문화예술의 사회적 가치를 발견하고 이를 확산하여 지속 가능한 사회적 예술 플랫폼을 구축하고자 합니다. 3년의 지원이 끝나 새로운 이름으로 자립을 시작하는 ‘흥’을 만나 그간의 경험과 이후 계획에 대해 들어보았습니다. 

새로운 예술, 새로운 문화의 흐름을 만들어가는 ‘신진문화예술행동’ 흥

Q. 3년간의 인큐베이팅 지원이 끝나고 이제 자립을 시작하셨습니다. 설립 초기에 ‘재밌고 다채롭게 많은 사람들이 함께 할 수 있는 노동문화를 만들어가고 싶다’고 하셨는데 노동예술지원센터 흥의 지난 3년간의 활동에 대한 소감을 먼저 듣고 싶습니다.

윤석현 홍보팀장 : 전에는 음악만 하고 학생때는 연대활동을 해봤지만 단체를 직접 만들어 활동한 것은 처음이었어요. 단체운영 실무 등 활동의 지속가능성에 대해서 예전에는 막연했던 고민들이 현실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고민들이 모여 성과가 되었습니다. 처음 시작할 때는 3명이었는데 지금은 6명까지 확대되어 지역사회에서 주목받는 청년예술가들로 성장했구요. 초반 사업계획을 보고 제풀에 지칠 것이라는 걱정을 많이 해주셨는데 오히려 힘을 받았습니다. 노동자들과 직접 이야기도 하고 응원도 얻고 에너지를 얻어 그 동력으로 가고 있고요. 현재 후원회원이 100여명 정도 됩니다. 초기 설정한 활동 대상들에서 확대되었는데 이 영역에서 우리가 어떻게 그분들의 요구를 충족시킬 수 있을까 고민하고 있고, 우리는 시민 대상 캠페인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시민사회와의 연대를 어떻게 발전시킬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습니다. 작년 특수고용노동자들과 같이 활동할 때 택배노동자들의 이야기가 사회적으로 확산되고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이 목적이었는데 좋은 반응을 얻기도 해서 올해도 지속하고 있습니다. 

돌이켜보면 1년차에는 하고 싶었던 사업 구상을 실제로 구현해보는 파일럿 느낌이 많이 들었습니다. 계획했던 것을 실행하며 현장의 상황을 알게 되었고 생각과 달라 고민을 많이 하기도 했습니다. 현장의 노동자들과 예술인을 연결해서 작품을 만드는 <노동요프로젝트>와 집회 현장에서 사회 운동의 비장함을 넘어 사람들이 보다 쉽게 참여하고 다른 방식의 연대를 할 수 있는 콘텐츠를 만드는 <다홍치마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부산지역 노동 단체들에게 자극을 주었고 많은 지지를 받았습니다. 또 찾아가는 간담회 등 초기 진행했던 사업에서 얻은 피드백이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초기에는 흥 활동대상이 비정규직 노동자였지만 2년차부터 지역 예술가들에 관심을 갖기 시작해 <흥메이커스>를 조직화하고 사회참여적 예술을 하는 예술가들을 발굴하는데도 집중하게 되었습니다.

Q. 2년차 시기에 흥의 비전에 대해 고민할때는 ‘예술인 협동조합’이 될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최동환 기획팀장 : 흥 내부에서도 고민이 많았습니다만, 우리의 활동이 주변 예술인들에게 확산되지 않았고 예술이 노동으로서 가치가 있는지 협의되지 않아 조합 형태는 시기상조라고 판단했습니다. 차라리 뮤지션이나 인디밴드만을 대상으로 했으면 조합을 만들 수도 있었는데 미술등 다른 예술분야 모두를 묶어낼 수 있는 합의점을 도출할 만한 시점은 아니었고, 지금도 아직 멀었다고 생각합니다. 저희가 배우고 경험하고 영향력을 미치고 우리에 동의하는 사람들이 많아져야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이준호 대표 : 가능성을 본 것 같기는 합니다. 문화예술인들이 수익도 내며 사회적 가치를 만드는 것이 가능한지에 대한 실험이 정체성을 확립하고 공신력을 얻은 좋은 경험이었고 아직 우리의 가능성은 많이 남은 것 같아요. 이제 초기 단계라고 생각합니다.

 

Q. 초기에 비해 변화된 것이 있다면 어떤 것인가요?

석현: 문화예술을 통해 참여를 유도하고 노동운동을 연결하는 것의 본질적인 변화는 없습니다. 처음에는 비정규직 노동자만을 대상으로 설정했는데 재단에서도 우려가 많았었죠. 비정규직에서 전체 노동자, 더 나아가 시민사회의 다양한 의제로 확대하게 되면서 자체적인 고민이 깊어졌습니다. 우리에게는 노동자의 예술성이 핵심키워드 였는데 영역을 확대하면서 이걸 계속 가지고 갈것인가 하는 고민이 생겼고 최근에는 사회적 예술이라는 키워드에도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우리의 활동이 사회적으로 어떻게 개념화 되는지, 유사한 활동을 하는 곳이 있는지, 관련 이론이 있는지 궁금해졌고요. 개인적으로는 활동가로서 많이 성장했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흥'의 활동

‘흥’의 활동

Q. 3년 동안 잘 진행해 왔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향후 어떻게 할지 고민하고 있다고 정리할 수 있겠네요. 초기에는 노동자들의 예술활동을 지원하는 것에서 시작해서 2년차에는 예술가들의 사회성을 개발하는 사업을 시작했죠. 그 뒤로도 우리는 누구인가를 찾는 것이 계속되었구나라고 느껴졌는데요, 3년이 지났는데 이제 정리되었는지 궁금합니다.

동환: 저희는 못해본 것이 아직 많습니다. 아름다운재단의 공익단체 인큐베이팅 지원사업 3년은 머릿속 탁상공론을 실험해보는 기간이었습니다. 다른 단체는 왜 저렇게 하지 하는 불만이 있어도 경험이 없으니 머릿속으로 생각하기만 했었는데 아름다운재단 덕분에 실제로 해본거죠. 실제 해보니 저 사람들은 왜 그랬는지 알겠다 하는 느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바라는 모습은 아니니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할 수 있을까 머릿속으로만 생각하던 것들, 이렇게 하면 노동자들이 예술성을 획득할거야 했던 것들이 상상이었다는것도 깨닫게 되었고요.

1년차에는 생각이랑 많이 달라서 당황하기도 했습니다. ‘문화예술은 힘든 노동자들에게 삶의 활력이 될 것이다’라고 생각했지만 실제로는 ‘노동자들은 바빠죽겠는데 무슨 문화예술이이냐’하는 것이었죠. 우리활동이 끝나면 자체적으로 지속되지도 못하고 음악 한 팀만 살아남았습니다. 우리는 선배들을 비판하며 활동을 시작했거든요. 선배들이 노조나 지역사회에서 노래패, 풍물패 동아리를 만들었지만 그 사람이 지치면 와해되는 것을 보고 노동자 개개인이 예술주체가 되어야 하고 활동의 지속가능성 발판을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한 것이 노동요프로젝트였습니다. 그런데 우리도 틀렸다 하고 깨달으며 이 딜레마 속에서 2년차 사업을 예술인들과 뭘 해볼까 실험을 시작하게 된거죠.

그때 예술의 노동자성 담론이 추가로 나왔습니다. 예술인들은 왜 노동자가 아닌가 하는 질문을 받게 되고. 우리도 문화예술노동자, 누구는 택배노동자, 누구는… 노동자와 예술가 이분법적 구분이 이상하기도 했고, 우리가 허브로서 이들을 연결하는 자리를 만들면 어떨까하고 사회적 활동을 해보자 시작했지만 약간 실패했다고 생각한건 이들을 엮어내는 광의의 합의, 공통의 목표를 만들어내지 못한거죠.

 

Q. 예술의 사회적 가치만을 이야기해서는 공감대를 만들기 어려워 보이기도 합니다.

동환: 음악, 미술, 디자인 분야 등 다양한 예술가들이 모이니 서로 누가 더 불행한가 배틀이 되되라구요. 단순히 모으기만 해서는 안 된다, 우리가 예술의 사회적 가치에 대한 구체적인 생각이 있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고 예술가의 최저임금 등 문화예술 활동이 사회적 가치가 있다는 관점을 갖게 되었습니다. 소수는 문화예술의 사회적 역할에 대해 인정하는데 다수는 딴따라, 베짱이 등 부정적 시선으로 보는게 현실입니다. 1년차에 노동자의 예술활동에 대한 상상이 깨지고 2년차에 예술가의 현실에 깨지고 3년차를 맞이했는데 복합적으로 고민하면서도 당장 생존해야 하니까 사회적기업 인증을 준비하게 되었습니다.

노동예술지원센터 흥은 노동자 중심이었다가 예술가 중심이었다가 3년차는 노동자와 예술가를 이분법으로 보지 말고 예술의 사회적가치를 확장시키는 것으로 우리의 방향을 모색해보자 하였고, 문화다양성 축제를 기획하거나 특수고용노동자 의제를 우리 식으로 발굴하기도 하고. 예술의 사회적 가치에 대한 담론을 확장하려고 노력하였습니다. 지역사회에서 다양한 문화예술 활동을 했으니 이걸 묶어낼 수 있는 예술의 사회적가치를 지향하는 단체가 되었습니다.

'흥' 홈페이지의 메인화면

‘흥’ 홈페이지의 메인화면

Q. 지역의 문화예술단체들과 네트워킹은 어떻게 되고 있나요?

준호 : 느슨한 형태로라도 그런걸 만드는게 필요한데 각자 활동이 바쁘니까요. 서로 알고 지내며 고생한다 격려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Q. 지원기간중 ‘전문예술단체’로 등록하셨는데 전문예술단체란 어떤 비영리단체 형태인지 설명 부탁드려요.

준호 : 전문예술단체는 기부금영수증 발급이 가능해서 신청했습니다. 지자체별로 이런 제도가 있는 걸로 알고 있는데 부산광역시에 문의해보니 인증 개념으로 전문예술단체, 전문예술법인 등 조직형태에 맞게 신청하면 되고 설립번호가 있는 인증서가 발급됩니다. 지자체별 실적 요건을 갖추면 가능합니다.

 

Q. 조직 형태는 어떻게 만들려고 하시나요?

준호 : 지금은 비영리단체인 전문예술단체입니다만 현재 수익활동도 많이 하고 있습니다. 장기적인 조직형태에 대한 논의는 아직 시작하지 못했구요, 조금 더 안정적인 상황이 되면 논의를 해보려고 합니다.

동환 : 우선 단체명을 바꾸려고 합니다. 논의 중에 한가지 합의에 도달한 것은 노동예술’지원센터’를 바꾸자, 우리의 역할이 누구를 도와주는게 아니라 같이 연대하고 바꾸는 건데 ‘지원센터’는 우리의 지향에 맞지 않다는 것입니다. 

준호 : 또 합의한 부분은 우리는 기획그룹이다는 것입니다. 올해 말에 합의를 통해 조직명과 조직형태의 변화가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인터뷰 이후 흥은 '노동예술지원센터 흥'에서 '신진문화예술행동 흥'으로 단체명을 변경했습니다

인터뷰 이후 흥은 ‘노동예술지원센터 흥’에서 ‘신진문화예술행동 흥’으로 단체명을 변경했습니다

 

Q. 3년간 가장 단체운영과 활동수행에 있어서 가장 어려웠던 부분은 무엇이었나요. 그 점은 어떻게 극복하셨는지도 궁금합니다. 

동환 : 지금도 힘든 부분은 5년, 10년 후 흥의 모습이 어떨지 모르겠다는 것입니다. 2년차부터 대해 고민하기 시작했는데 매년 구성원, 방향, 사업이 바뀌며 성장하는 과정을 거치다보니 10년후의 미래상이 아직 없어요. 장기계획이 있어야 그에 따라 1년차에는 뭘하고 2년차에는 뭘하고 이런 계획을 짤 수 있는데 지금은 연 단위로 계획을 하는 것이 조금 어렵게 느껴집니다. 

석현 : 단체로서 힘든 것은 없었습니다. 밤샘으로 몸은 힘들었어도.

동환 : 몸은 진짜 힘들었죠. 보통은 대인관계가 가장 힘들고 일에 대한 스트레스는 그 시기가 지나면 사라지거든요. 같이 하는 사람들이 나한테 스트레스를 주는 사람들이 아니라 그런 듯 합니다. 몸이 힘들면 쉬고 오라고 서로 배려해주고.

Q. 홈페이지 메인화면의 ‘사회적 예술은 더 나은 사회를 만드는 힘이 있다’는 문구가 인상적입니다. 흥에서 생각하는 사회적 예술의 힘에 대해서 좀 더 설명해주세요.

동환 : 저희가 말하는 것은 정치적 예술, 실천적 예술. 현장참여 예술에 사회적 가치가 있다는 것입니다. 우리는 문화예술을 도구로 활용하는 단체입니다. 다른 단체는 문화예술이 목적인 경우가 많죠. 예술은 내가 원하는 세상을 표현하는 하나의 도구입니다. 우리는 예술을 도구로서 얼마나 더 잘 활용하는가를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예술은 더 나은 사회를 만드는 힘이 있다는 우리의 지향을 구체적으로 나타내기 위해 ‘사회적 예술’ 이라는 말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Q. 노동 영역에서는 어느 정도 성과를 내고 있습니다만 흥이 어떻게 시민사회와 노동의 거리를 메우고 이들을 연결할 수 있는지 궁금합니다

준호 : 사회적예술이라는 표현을 쓰고 단체명을 바꾸는 논의를 하고 있는데, 어쨌든 흥은 노동을 1순위로 보고, 노동에 예술을 접목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노동 담론을 사회적, 대중적으로 형성해나가고 싶은데 질문하신 내용을 반영해 보겠습니다.

석현 : 노동의 가치를 사회적으로 격상시키고 사회적예술이 사회를 변화시킬 힘이 있다면 그걸 믿고 시민들과 소통해야 하는데 이 부분은 조금 부족했던 점이 있습니다.

Q. 지금까지 자리잡기 였다면 이제부터 외부와의 소통을 준비하는 것이 2020년 이후 과제가 되겠네요. 2020년 이후 자립과 관련해서 흥의 비전에 대해 알려주세요.

동환 : 망하지는 않을 것 같아요. 구성원들이 재정적인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다같이 노력하고 있고 사회적기업 인증을 받아 안정적 운영을 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습니다. 장기적인 계획에 대해서는 논의를 계속하고 있어서 연말쯤 완성될 것 같습니다.

 

아름다운재단은 인큐베이팅지원사업 3년의 기록을 정리하여 변화의시나리오 인큐베이팅 총서를 발행하고 있습니다. 지리산이음의 기록을 담은 1권 <사람, 마을, 세계를 잇다>, 청소년성소수자위기지원센터 띵동의 2권 <홈, 프라이드 홈>에 이은 ‘흥’의 기록을 담은 3권을 기대해 주세요.

신진문화예술행동 흥은 문화예술의 사회적 가치를 발견하고 이를 확산하여 지속 가능한 사회적 예술 플랫폼을 구축하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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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사업국 변화지속팀ㅣ임동준 간사

"재단은 공익을 위해 일하는 사람들과 그 사업을 지원하는 기금마련이 한국사회발전의 열쇠라는 것을 공감하며 우리가 시민과 공익운동을 잇는 아름다운 가교의 역할을 수행할 것을 결의한다 1999.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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