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변화의시나리오 프로젝트 지원사업] 질병과 함께 춤을 – 다른몸들

아름다운재단 ‘변화의시나리오 프로젝트 지원사업’은 공익활동을 하고자 하는 시민모임, 풀뿌리단체, 시민사회단체를 지원합니다. 특히 성패를 넘어 시범적이고 도전적인 프로젝트를 지원함으로써 공익활동의 다양성 확대를 꾀합니다. ‘2019 변화의시나리오 프로젝트 지원사업’에서 어떤 활동들이 진행되는지 그 이야기를 소개합니다.

우리 사회는 많은 사람들이 질병을 겪을 수밖에 없다. 세계 최대 노동 강도를 자랑하는 장시간 노동, 극단화 된 경쟁, 양극화된 경제, 혐오와 차별이 일상에 자리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사회적 조건은 개인 몸에 스며들어 연령과 상관없이 다양한 질병을 발생시킨다.

그런데 우리 사회에 아픈 사람들의 목소리(story)는 사실상 존재하지 않는다. 이는 질병의 개인화 때문이다. 여러 사회적 구조의 결과로 질병이 왔음에도 질병을 개인의 책임으로 돌린다. 더불어 질병을 둘러싼 다양한 낙인과 차별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결국 아픈 사람들은 자신의 질병을 숨기거나, 질병 경험을 말하지 않게 된다. 

하지만 아픈 사람들의 목소리가 사회적으로 들리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질병에 걸린 뒤 어떤 차별을 겪고, 일상에서 어떤 부당함을 만나는지, 사회적 낙인이 어떻게 그 개인의 몸을 더욱 불건강하게 만드는지에 대해 아직까지는 사회가 너무나 무지하기 때문이다. 질병을 겪는 이들의 일상 속 목소리가 사회에 들려야, 이 사회 시스템 안에서 아픈 사람들이 함께 살아가기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 사회적으로 함께 대안을 모색할 수 있다.

또한 아픈 사람들의 목소리를 듣는다는 것은 언젠가 모두가 아프게 될 시민 개인들에게도 필요한 일이다. 지금은 건강하지만 언젠가 아프게 되었을 때의 미래를 준비 할 수 있는 기회가 되며, 질병에 대한 막연한 불안에 갇혀 건강 산업에 휘들리는 것으로 부터 멀어질수 있기 때문이다. 아픈 사람들의 목소리를 들으면 불현듯 자신 몸에 질병이 찾아 왔을 때, 좌절과 혼돈에 갇히지 않고, 질병에 대한 상상력을 가지고 그 삶을 수용할 수 있는 힘을 가질 수 있다. 이처럼 몸이 아프다는 것에 대한 다양한 이해를 가지고 있을 때, 질병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과 혐오가 아닌 삶의 일부로서 질병을 바라볼 수 있게 된다.

이처럼 질병을 겪는 사람들의 목소리가 사회적으로 들리는 것은 매우 중요함에도, 현재까지는 질병과 관련한 사회적 논의는 의료에 대한 접근 중심으로만 논의 되어 왔다. 또한 질병을 겪는 사람들의 부당한 차별에 관한 것도 의료인이나 보건의료학자 등 ‘전문가’들에 의해 설명되고 규정되는 문화가 강했다. 그러나 우리는 당사자들의 생생한 목소리가 주는 힘과 울림에 사회가 주목하길 바란다. 우리는 질병을 겪고 있는 당사자로서 낙인과 차별을 거부하며 직접 목소리를 기록하고자 했다.

<질병과 함께 춤을> 책 표지

<질병과 함께 춤을> 책 표지

우리는 각자의 질병 역사를 공유하고, 관련 책을 읽고, 하소연을 하고, 토론을 하였다. 이런 경험을 토대로 일곱차례 연극워크샵을 진행하였다. 각자의 질병 경험을 함께 다시 경험하는 시간이었고, 그 경험을 사회적 구조와 연결하여 새롭게 해석하고자 했다. 우리는 연극 워크샵을 통해 각자의 차별과 고통의 시간에 위로와 치유를 경험했고, 연대의 힘을 나눴다. 이후 각자의 질병 경험을 언어화하는 과정을 가졌다. 우리는 이 과정을 ‘질병세계의 언어’를 개발하는 과정이었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각자의 질병 경험을 글로 정리했고, 현재 페미니즘저널 일다에 연재중이다. 연재는 시민들의 뜨거운 관심과 호응을 받고 있으며, 우리 사회에 아픈 이들의 목소리가 얼마나 필요헀던가를 다시 확인하는 시간이기도 하다.

질병을 겪는 사람들의 온전한 목소리가 사회에 명징하게 들리고, 질병의 사회적 맥락과 낙인을 사회가 이해한다는 것은 질병을 가진 사람들의 인권이 회복되어 간다는 의미다. 그들의 목소리를 통해 일상 곳곳에서 겪는 차별과 혐오가 무엇인지 드러낸다는 것이고, 그 차별과 혐오를 생산하는 문화를 밝혀내는 일이다.

즉 시민 개인들이 가진 질병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과 혐오가 줄어든다는 뜻이다. 사회적으로는 질병을 가진 이들에 대한 차별, 낙인, 동정을 직시하고, 우리가 아픈 사람들과 함께 살아가기 위해 필요한 문화적 태도와 제도가 무엇인지 고민할 수 있다.

글, 사진 |다른몸들 시민모임

변화사업국 협력사업팀 ㅣ송혜진

O형은 O형인데 A형 같은 O형입니다. 다시 도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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