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모기금 소개_2] 사랑하는 이에게 보내는 마음의 헌화

사진 출처 : Pixabay

아름다운재단에서는 기부자님의 뜻에 따라 개인기금, 가족기금, 커뮤니티기금, 유산기금, 사회공헌기금 등 다양한 기금을 만들 수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추모기금’은 고인이 되어 곁을 떠난 사랑하는 이에게 보내는 마음의 헌화와 같은 특별한 기금입니다. 추모기금은 생전에 고인의 뜻을 기억하고 이어가기 위해서, 고인과 함께 우리 사회의 작은변화를 만들어가는 일이자, 고인의 마음과 꿈을 그리고 고인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마음과 꿈을 실현하기 위한 귀한 나눔입니다.

출처 : https://cafe.naver.com/ninanolife/184


정지용 <유리창>

유리(琉璃)에 차고 슬픈 것이 어른거린다.
열없이 붙어 서서 입김을 흐리우니
길들은 양 언 날개를 파닥거린다.

지우고 보고 지우고 보아도
새까만 밤이 밀려 나가고 밀려와 부딪히고,
물 먹은 별이, 반짝, 보석처럼 박힌다.

밤에 홀로 유리를 닦는 것은
외로운 황홀한 심사이어니,
고운 폐혈관(肺血管)이 찢어진 채로
아아, 너는 산새처럼 날아갔구나!

‘부모는 산에 묻고, 자식은 가슴에 묻는다.’라는 옛말이 있습니다. 사랑하는 사람을 잃는 슬픔을 감히 무엇과 비교하기란 어렵겠지만, 그 중에서도 자식을 먼저 떠나보내는 일은 가슴에 한 평생 사무치는 일임을 주변에서 종종 보게 됩니다. 내 모든 걸 내어주어도 아깝지 않은 자녀를 잃었지만 거기서 멈추지 않고, 또 다른 생명을 위해 나눔으로 그 슬픔을 승화한 가슴 뜨거운 추모기금 이야기를 나누려합니다.

미연이의수호천사기금 (2007~2018)

“작은 기부가 조금이나마 상처받은 분들께 위로가 될 수 있는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기억하고 싶지 않는 불의의 사고로 어린 딸 아이를 먼저 보낸 부부는 아이가 떠난 지 겨우 1년 밖에 지나지 않은 때, 여전히 추스르기 힘들었을 몸과 마음에도 불구하고 하늘나라로 간 딸아이가 자신이 몸 담았던 이 세상의 누군가에게 예쁜 수호천사가 되어 웃길 바라는 마음으로 어려운 결심을 하셨습니다. 바로 <미연이의수호천사기금>을 조성해 강력범죄 및 아동대상 범죄의 피해자와 그 가족들을 돕는 일에 쓰이게 하는 것이었습니다. 똑같은 아픔을 갖고 있는 이들에게 진정한 위로와 격려를 건네며, 미연이의 부모님 역시 범죄피해자가족의 수호천사가 되길 자처하셨습니다.

우리나라에서 피의자에 대한 신변보호와 인권에 대한 논의는 많이 되어 왔지만 정작 끔찍한 범죄로 남겨진 범죄피해 당사자, 가족의 고통과 어려움은 어루만져지지 못하고 있다며 힘든 결정의 취지를 말씀해 주셨었지요. 기금은 어느덧 제 소명을 다하였지만, 범죄피해자와 그 가족에 대한 우리 사회의 관심과 지원은 여전해야 하겠습니다.

이 기금이 똑같은 아픔을 겪고 있을 이들에게 위로가 된 것처럼, 슬픔과 고통의 흔적을 분노로 남기지 않고 나눔으로 승화하고자 하신 미연이의 가족분들 스스로에게도 작은 위로가 되었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율이기금 (2006~2010)

“그 아이 몫으로 남아 있던 돈이 아무래도 제 것이 아닌 것 같아서요.”

2006년 어느 일요일, 한 부부가 예고도 없이 아름다운재단에 오셨습니다. 예쁜 아이를 안고 온 젊은 부부는 소아발작으로 한 해를 채 못살고 간 첫째 아이가 있는데, 그 아이 몫으로 남아 있던 돈이 아무래도 내 것이 아닌 것 같다며 아이의 이름을 담아 기금을 조성하셨습니다.

아이에 대한 기억은 상처가 아물 듯, 추억이 그러하듯 세월과 함께 옅어져 가겠지만 먼저 간 아이를 아름답게 기억하고자 한 부모의 빛나는 마음은 그 순간 하늘나라의 율이와 하나였으리라 믿습니다. 아이를 기억하며 매월 정기 나눔을 약속한 어머니와 매년 기억하겠다고 약속한 아버지의 마음, 그 마음을 잊을 수가 없습니다.

<율이기금>은 짧은 시간 머물다 하늘나라로 간 아이 이름에서 한 글자를 따서 만든 기금입니다. 짧은 시간 이 땅에 머물다간 작은 영혼을 기리며, 이른둥이로 태어나 작은 숨결을 쉬며 열심히 살아내고 있는 생명들을 위해 사용되었습니다.

박기범재단기금 (2013~2018)

“이 사회의 그늘진 곳을 돕고 싶어요.”_故박기범 님

2013년 5월 13일, 불의의 교통사고로 돌아가신 아들을 추모하여 가족들이 출연하며 그의 이름을 딴 추모기금 <박기범재단기금>을 조성하였습니다. 고인은 생전에 한 기업의 미래상속자였고, 기업의 CEO로서 ‘회사경영 외에 무엇을 가장 중시할 것인가’의 물음에 이 사회의 그늘진 곳을 돕고 싶다는 뜻을 확고히 표시하며, 그것을 기업가의 사명으로 생각했던 분이었습니다.

그동안 가족들이 수입의 일정 부분을 기부해왔었는데, 아들을 떠나보낸 후로는 기부금액을 더 많이 늘렸고 비록 아들은 먼저 떠났지만, 생전 못 다한 그 뜻을 그대로 실행하기 위해 어려운 환경에서도 힘들게 공부하는 학생들을 지원하길 원하셨습니다.

언젠가는 아들 명의의 재단을 운영할 계획을 갖고 아름다운재단에서 경험을 쌓기 위해 기금운영과 지원사업에 누구보다 관심을 갖고 기금을 함께 가꾸어갔습니다. 2018년 드디어 ‘박기범재단’을 직접 설립하여 다문화가정 2세들의 자립을 돕는 지원사업을 통해 또 다른 멋진 일들을 해내고 있습니다. 아름다운재단의 경험과 노하우가 담긴 맞춤형기금이 그 이름의 가치를 다할 수 있었던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가족의 진한 사랑과 진정성이 가득 담긴 박기범재단. 앞으로의 멋진 활동들도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끝없는 사랑, 추모기금

사진 출처 : Pixabay

내리사랑으로 표현되는 부모의 사랑은 비로소 내 자신이 부모가 되어보아야만 이해할 수 있다고 했던가요. 자식을 먼저 보낸 슬픔 속에서도 내 아이가 이번 생에 마음껏 못 누린 삶을 다른 생명이 그 몫까지 잘 살아낼 수 있도록 나누는 분들의 마음을 저는 지금 과연 다 헤아릴 수 있을까요. 그런 끝없는 사랑은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이 어지럽고 힘겨운 가운데에도 살 만 한 가치가 있다고 말해주는 듯합니다. 
 
때로는 눈앞에 보이는 사물보다 가슴에 묻어둔 그리운 얼굴들이 감은 눈앞에서 더 선명해지곤 합니다. 추모기금을 통한 나눔은 아픔과 슬픔에 뿌리를 둔 아름다움이기에 다른 이들의 아픔과 슬픔마저 위로하는 힘이 있습니다. 지난 포스팅에 이어 먹먹하지만 가슴 따뜻한 아름다운재단 추모기금 스토리를 더 소개해드렸는데요. 이 글을 읽는 지금, 여러분도 잠깐 눈을 감고 하늘나라에 있는 그리운 누군가에게 마음 속 안부 인사를 전해보세요.

아름다운재단에는 여전히 소개하지 못한 특별한 기금들이 많이 있습니다. 너무나도 귀하고 소중한 기금들이 세상을 변화시켜가는 일에 쓰이고 있습니다. 다음에는 가족들이 함께 만든 특색있는 가족기금 이야기를 소개해드릴게요^^

나눔사업국 기금기획팀ㅣ서수지 간사

'더불어 사는 행복한 사회를 만드는 데 좋은 영향력을 미치는 사람이 되고 싶다.' 그 마음이 씨앗이 되어 아름다운재단을 만났습니다. ‘더 많은 마음들이 즐겁게 만나, 함께 아름드리나무로 키워갈 수 있도록’ 살뜰히 소통하겠습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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