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여덟 어른] 정기수요집회에서 꽃 핀 ‘김군자 블렌드’

먼저 떠난 사람을 오래도록 기억하는 방법은 고인의 삶을 반추하며 살아가는 것입니다. 故 김군자 할머니의 뜻이 담긴<김군자할머니기금>을 통해 장학금을 지원받은 김준형 씨가 할머니의 삶을 기억하고 기리는 방법이 있습니다. 지난 1399회 정기수요집회에서 김군자 할머니를 닮은 커피 ‘김군자 블렌드’를 시민들에게 직접 소개하며 나누는 자리를 마련했습니다. 故 김군자 할머니의 발자취를 널리 알리고 있는 김준형 씨의 이야기, 시작하겠습니다!

[‘김군자 블렌드’ 시음회에 참여해주신 시민들의 후기]

 
김군자 블렌드 시음회를 진행한 김준형 씨

김군자 블렌드 시음회를 진행한 김준형 씨

1399회 정기수요집회에 등장한 아름다운 청년, 그의 정체는?

지난 8월 7일, 옛 일본대사관 앞 평화로에는 여느 때와 다름없이 정기수요집회가 열렸습니다. 평소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모였지만, 매주 자리를 지키던 일본군‘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습니다. 고령의 연세로 이미 많은 할머니들이 세상을 떠나셨고, 생존하신 할머니들도 노환으로 건강이 좋지 않습니다. 생전에 수요집회에 꾸준히 참석하셨던 김군자 할머니께서도 2년 전 우리 곁을 떠나셨죠.

전 재산을 기부하고 떠나신 故김군자 할머니

전 재산을 기부하고 떠나신 故김군자 할머니

다행인 것은 할머니께서 떠난 빈자리를 채우는 사람들이 있다는 겁니다. 바로 할머니의 장학금으로 공부를 이어간 장학생들인데요. 김군자 할머니는 생전에 일본군‘위안부’ 피해를 세상에 알린 용기있는 증언자셨고, 전 재산을 아이들의 교육비로 써달라며 기부하신 분입니다. 

“어려서 부모를 잃고 못 배운 탓에 삶이 그렇게 힘들었던 것만 같아서…. 조금 배웠더라면 그렇게 힘들게 살진 않았을 텐데 하는 생각이 자주 들었어. 가난하고 부모 없는 아이들이 배울 기회만이라도 갖도록 돕고 싶어. 그런데 너무 작은 돈이라 부끄럽고 미안해.” _김군자 할머니 

할머니의 나눔으로 256명의 아동보호시설 퇴소 대학생들이 학비를 지원받을 수 있었습니다. 그중 한 명이 바로 오늘 소개하는 김준형 씨입니다. 김준형 씨는 만 열여덟이 되면서 17년간 지낸 보육원에서 나와야 했습니다. 홀로 학비, 생활비까지 마련해야 하는 상황에서 할머니가 주신 장학금은 큰 힘이 되었다고 했습니다. 김준형 씨는 할머니에게 받은 나눔을 잊지 않고 기억하기 위해 특별한 프로젝트를 시작했습니다. 할머니를 닮은 커피 ‘김군자 블렌드’를 만들어서 판매하고 그 수익금 전액을 보호종료아동의 교육비로 기부하는 ‘김준형 프로젝트’입니다.

꽃을 좋아하셨던 할머니를 닮은 ‘김군자 블렌드’

김준형 씨는 본격적인 프로젝트를 진행하기에 앞서 ‘김군자 블렌드’를 통해 할머니의 이야기를 전하기로 했습니다. 김준형 씨는 평소 꽃을 좋아하셨던 할머니를 추억하며 ‘김군자 블렌드’에 꽃향기를 담았는데요. 오랜 시간 테스트를 거쳐 만든 커피에서는 은은한 꽃향이 풍겨져나왔습니다. 

'김군자 블렌드' 시음회를 준비하는 김준형 씨

‘김군자 블렌드’ 시음회를 준비하는 김준형 씨

커피 원두를 맛보고 있는 김준형 씨

커피 원두를 맛보고 있는 김준형 씨

할머니의 이야기가 담긴 커피, 시민들과 나누었습니다.

본격적으로 정기수요집회가 시작되면서 시민들이 한목소리로 메세지를 외쳤습니다. 비도 오고 날은 무더웠지만 그 함성만은 또렷이 전달될 수 있을 정도였습니다. 한편에서 김준형 씨와 아름다운재단 간사들은 시민들을 위해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부지런히 건네드렸습니다. 

정기수요시위에 참여한 시민들

정기수요집회에 참여한 시민들

프로젝트의 취지에 대해 설명하는 김준형 씨

김군자 할머니를 소개하는 김준형 씨

<김군자할머니기금>의 또 다른 장학생 ‘신선’ 씨도 시음회를 위해 먼 길을 달려와 주었습니다. 

김군자 블렌드 시음회를 도와준 신선 씨

김군자 블렌드 시음회를 도와준 신선 씨

“저희도 할머니의 뜻을 오래도록 기억할게요!”

김준형 씨는 시민들과 직접 만나 프로젝트의 취지에 대해 이야기했습니다. 할머니의 나눔 이야기와 김군자 블렌드에 담긴 이야기를 들은 많은 시민이 ‘할머니를 존경한다’는 말을 남겨주셨습니다.

박정철 씨는 “먼저 눈물이 앞선다”며 “학생에게 고맙고 할머니도 고맙게 생각하실 것 같다”는 메세지를 남겼고, 김영분 씨도 “김군자 할머니의 장학생이 김군자 할머니를 위해 좋은 일을 하는 모습을 보니 대한민국을 이끌어갈 기둥들이 많이 있다는 믿음이 생겼다”는 이야기를 들려주었습니다. 직장인 강민진 씨는 “퇴근하려고 내려오는데 좋은 취지로 하시는 것 같아서 왔다”며 “커피 못 마시는 사람들도 부담없이 마실 수 있는 것 같다”고 하셨습니다.

김군자의 할머니의 뜻을 알게 된 시민들은 시음회 현장과 컵에 담긴 메세지까지 사진으로 담았습니다. 할머니의 뜻을 오래도록 함께 기억하는 시민들의 모습을 보고 있으니 괜스레 눈시울이 뜨거워졌습니다. 

350잔으로 전달한 할머니의 나눔 스토리, 이제 김군자 블렌드로 찾아갑니다.

시민들에게 나눈 커피 350잔은 김군자 할머니가 만들어주신 나눔의 결실이기도 했습니다. 할머니의 나눔은 김준형 씨를 비롯한 많은 장학생에게 빛나는 오늘의 시간을 만들어주었고 그들이 다시 세상에 할머니의 뜻을 전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저 커피 한 잔일 뿐이지만 할머니의 넓은 마음을 오래도록 기억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故김군자 할머니의 운구를 모시며 마지막 길을 함께 한 김준형 씨가 만든 ‘김군자 블렌드’의 수익금 전액은 보호종료아동을 위한 교육비로 지원됩니다. 나눔의 릴레이에 동참해주실 여러분의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나눔사업국 커뮤니케이션팀ㅣ박주희 간사

"마음을 폐기하지 마세요. 마음은 그렇게 어느 부분을 버릴 수 있는 게 아니더라고요. 우리는 조금 부스러지기는 했지만 파괴되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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