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설퇴소및위탁종료대상주거안정지원사업] 작은 변화가 세상을 바꾸는 커다란 힘이 될 수 있음을 확인 했던 시간

인터뷰 작가로 ‘시설퇴소 및 위탁종료대상 주거안정 지원사업’의 지원대상자, 심사위원, 사례관리자 등 다양한 분들을 만난 김유진 작가의 인터뷰 소감입니다.   

왜 민간이 보호종료아동의 주거를 돕게 되었을까

처음 주거안정 지원사업 인터뷰를 시작하며 든 생각은 ‘왜 민간 기관인 아름다운재단이 보호종료아동의 주거를 위해 팔을 걷어 붙였을까’하는 것이었습니다. 주거문제는 개인의 문제가 아닌가 하는 생각과 복지차원의 주거는 국가나 지자체 차원에서 해결해야 하지 않나 하는 의문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보호종료아동의 험난한 주거 환경에 대해 알게 되면서 ‘주거안정 지원사업은 반드시 필요한 일이었다’는 결론을 내리게 되었습니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지난 2016년 말 기준 아동복지시설 또는 공동생활가정, 가정위탁 등을 통해 보호되고 있는 아동 수는 2만9343명, 보호시설에서 퇴소한 아동 수는 2,876명이며 그 중 약 2천 명이 충분한 준비 없이 자립생활을 시작한다고 합니다. 시설을 떠난 보호종료아동은 지방자치단체에서 자립정착금을 받고 이 금액을 생계유지나 주거 마련 등 의식주를 위해 사용하게 되는데요. 문제는 이 금액이 1인당 300만원에서 500만원으로 전세보증금으로 활용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는 것입니다. 간극을 메우기 위해 정부에서 전세주택 입주자를 모집하고 있지만 이 역시 경쟁이 치열하고 접근성이 떨어지는 곳에 위치하는 경우가 많아 실효성이 없다는 평가를 받아 왔습니다.

자립역량강화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진행 된 재무상담

자립역량강화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진행 된 재무상담

주거 투쟁에 단비가 되어준 주거안정 지원사업

상황이 여의치 않다보니 보호종료아동들은 자립에 어려움을 겪게 됩니다. 인터뷰를 통해 만난 대부분의 보호종료아동들이 열악한 주거환경을 의미하는 ‘지.옥.고’(지하, 옥탑방, 고시원)에 머무른 경험이 있었고, 그마저도 잃게 될까 두려움을 느끼는 ‘주거 불안’ 상태에 있었습니다. 지친 몸과 마음을 쉬게 하고 다시 내일을 준비하는 생존 공간인 ‘집’이 없다는 건 나머지 삶의 요소를 이끌어 갈 힘을 잃는 것과 같기에 아동들은 치열하고 험난한 ‘주거 투쟁’에 던져질 수밖에 없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1년여의 시간 동안 500만원의 지원금이 주어지는 주거안정 지원사업의 등장은 보호종료아동들에게 가뭄의 단비처럼 반가운 소식이었습니다. ‘주거안정 지원사업을 통해 아르바이트를 줄이고 취업준비에 전념해 좋은 결과를 얻었다’, ‘안정된 주거지에서 지내다 보니 욕심이 생겨 단기 아르바이트 생활을 정리하고 정규직 일자리를 구했다’와 같은 성장담을 들으며 주거안정 지원사업이 보호종료아동들에게 끼친 영향력을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연대의 힘이 아동들의 삶에 희망의 씨앗을 심다

아동들은 ‘혼자가 아닌 함께’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주거안정 지원사업은 3년의 사업기간을 걸치며 수정 되었습니다. 공급자가 아닌 아동의 입장에서 사업을 바라보고 부족한 부분을 보완해 나간 것인데요. 아름다운 재단과 아동자립지원단, 심사위원, 몸담고 있었던 시설과 센터의 사례관리자 모두가 보호종료아동의 ‘주거 문제’ 해결을 위해 연대하며 기꺼이 정성을 더한 결과입니다.

보호종료아동이 경험한 것은 ‘작은 변화’입니다. 실제로 많은 아동들이 주거안정 지원사업을 표현할 때 ‘절망적인 마음에 작은 희망의 씨앗이 생겼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삶을 유지하는 가장 기본적인 조건인 주거의 변화가 더 큰 변화를 이끈 것입니다. “지하, 옥탑, 고시원을 벗어나 해가 드는 지상으로 이사하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좋아지고 살맛나더라. 뭔가 해보고 싶은 의욕이 생겼다.”는 한 아동의 말은 주거안정 지원사업이 단순한 주거비 500만원 지원 그 이상의 일을 해냈음을 의미합니다. 나를 응원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경험은 자립에 건강한 영양분이 되어 줄 것입니다.

자립역량강화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진행되었던 반찬두레활동

자립역량강화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진행되었던 반찬두레활동

주거안정 지원사업이 이끈 작은 변화가 세상을 바꾸는 기폭제 되길

주거안정 지원사업으로 아동들의 자립능력이 획기적으로 나아질 수는 없을 겁니다. 하지만 3년 간 수많은 아동들의 ‘주거 불안’을 해소했다는 것과 그 안에서 안정적인 일상이 주는 행복을 느끼게 했다는 사실만은 선명하게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느리지만 조금씩 좋은 쪽으로 나의 삶이 바뀔 수 있다는 작은 변화를 경험한 아동들이 아팠던 기억보다 앞으로 펼쳐질 나날들을 떠올리며 앞으로 나가기를 응원합니다.

가정의 보호를 받을 수 없는 아동은 국가로부터 특별한 보호와 원조를 부여 받을 권리가 있다. 전 세계 196개 국가가 비준한 ‘유엔아동권리협약’ 제 20조에 나오는 말입니다. 이들의 안정적인 자립을 그들만의 투쟁이 아닌 사회의 문제로 받아들일 때 조금 더 나은 세상을 만들 수 있을 것입니다. 주거안정 지원사업이 사각지대에 있는 아동들에 대한 사회적 지원을 대폭 강화하는 기폭제가 되어 정부와 지자체 차원에서의 정책으로 발전하기를 기대합니다.

글 l 김유진 

변화사업국 협력사업팀ㅣ임주현 간사

배분하는 여자. 이웃의 작은 아픔에도 공감하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문화영역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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