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변시 재충전 이야기] 여성친화도시 ‘비엔나 탐방’

[2014 변시 재충전 이야기] 여성친화도시 ‘비엔나 탐방’

2014년에도 어김없이, 활동가 재충전 지원사업이 진행되었습니다. [휴식] 부문에 총 14팀이 선정되어 계획한 대로 혹은 좌충우돌하며 각자 나름대로의 쉼의 기회를 누릴 수 있었습니다. 그들의 이야기를 함께 공유합니다. 

남궁혜경 님은 동료 2분과 함께 유럽의 대표적인 성평등 도시인 오스트리아에 다녀왔습니다. 이 기회를 통해 10년 이상 근무한 실무자들이 겪었던 다양한 업무고충, 삶의 고민 등을 함께 여행하고 나누면서 격려와 지지를 통해 동료애를 다지고, 여성친화도시에 대한 역사성, 의미, 적용점, 다양한 사례들을 경험할 수 있었다고 하네요.

 

고양YWCA 직원들은 아름다운재단의 활동가 재충전 지원사업의 지원으로 10/22~29일까지 오스트리아 비엔나를 탐방하였다. 오스트리아 비엔나를 탐방한 이유는 고양시가 여성친화도시 인증을 받기로 준비하고 있는 과정 속에서 이미 90년대 초반부터 여성친화도시로서의 다양한 실험을 통해 주민들의 질을 향상시켰던 사례들을 직접 보고 적용점을 찾기 위함이었다.

비엔나는 90년대에 대학의 연구를 통해 공간정책에 있어 여성이슈에 대한 문제제기를 시작하였고, 1991년 비엔나에서 개최된 ‘누가 공공의 공간을 소유하는가? 도시에서의 여성의 일상’이라는 전시에서 처음으로 도시계획에서의 여성이슈를 아젠다한 도시이다. 그 결과로 1994년부터 본격적으로 공간정책, 교통, 주택정책, 녹지공간디자인 등 다양한 영역에서 지역정책의 성주류화를 추진하고 실천한 우수사례들을 많이 축적하였다. 

먼저, 우리가 방문했던 곳은 성인지적 관점으로 재설계한 ‘Einsiedlerpark’였다. 이 공원은 여자아이들이 공원을 재설계하는 과정에 직접 참여하여 공원디자인, 놀이기구 등을 스스로 결정하였고 그 결과로 여자아이들의 물리적인 활용공간을 늘리고, 남자아이들과 공원사용에 있어서 균형을 맞추고자 하였다.

운동장, 농구코트 등을 공원중앙이 아닌 주변에 배치하였고, 남자아이들이 독점했던 축구장 울타리를 제거하였으며, 남자아이 중심의 놀이터기구를 변경 설계하였다. 또한 각 공간을 작게 분할하여 다양하게 공간을 활용할 수 있도록 공간활용도를 높였다. 무엇보다도 공원 어느 곳에서 보더라도 시야가 탁 트여있어 아이들이 어떻게 공원에서 놀고 있는지를  한눈에 확인하도록 하였고 조명 역시 밝아 안전성을 확보하였다. 공원의 편의성확보를 위해 공원 곳곳에 많은 의자들을 설치하여 놀이와 쉼을 병행하게 하고 공원에 오래 머물 수 있도록 설계한 점 역시 인상적이었다.

두 번째로 방문했던 곳은 2002년 비엔나시의 성주류화 시범지구로 선정된 ‘마리아힐프지구’였다. 비엔나시는 도시계획의 새로운 기준은 공공공간의 모든 시민 즉 여성, 남성, 소녀, 소년, 연령, 성별, 직업 등에 따른 서로 다른 요구와 필요를 최적으로 충족시키는 것이 도시계획에 있어서 효율적이라고 정의하였다. 이런 관점으로 여성과 남성의 서로 다른 교통이용의 패턴을 조사하였고 도시공간 안에 여성의 일상적인 요구를 반영하고자 하였다.

여성은 공적공간에서 남성보다 더 어려움을 경험하는데 특히 대중교통이용에서 여성은 도보로 지역을 이용하고 자녀를 돌보고, 다른 사람의 도움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과 동반하는 경향이 있어 이러한 이용패턴을 고려하여 마리아힐프 지역 안에 여성과 사회적 약자의 필요를 반영한 시도를 하였다. 예를 들자면, 길 가장자리 코너를 연장하여 보행자 시야와 안전을 확보하였고, 보행자 신호조절기를 두어 어린이, 노인 키 높이로 보행자 신호를 조절할 수 있게 하여 횡단보도에서 장시간 기다리는 것을 해결하였다. (보통의 신호는 1분마다 켜지나 신호조절기를 누르면 40초마다 켜진다.) 또한 막다른 골목길마다 볼록거울을 설치하여 건너편에서 어떤 사람이 오는지를 살펴볼 수 있게 하여 안전성을 확보하였고, 주택가 가로등, 공원가로 등의 조도를 높여 안전성을 확보하였다. 

인상적으로 보았던 것은 기존의 건물로 진입하는 계단을 두고 무장애보도를 병행설치하였던 것인데 특히 프램램프(pram ramp) 계단 양측면에 경사로를 설치하여 유모차를 끌고 가는 여성이 계단을 오를 수 있도록 하였다. 보행자의 보행권 확보를 위해 모든 인도를 2m이상 설치하는 것을 기준으로 삼았고, 편안한 걷기를 위하여 보도블록의 모든 틈새를 메꾸어 인도를 평평하게 만든 것 역시 인상적인 조치였다.

대중교통의 픽토그램 변경 역시 인상적이었는데, 돌봄의 역할이 여성에게 국한된 것이 아님을 알리고 양성이 모두 돌봄의 역할을 한다는 것을 나타내기 위하여 아이를 안고 있는 사람이 여성뿐 아니라 남성이기도 한 것을 표현하여 무의식적으로 발생할 수 있는 성차별적인 인식을 지양하고 양성평등적 관점을 가질 수 있도록 하였다.

비엔나를 가기 전에는 성인지적인 관점으로 도시공간을 재설계하는 과정에는 상당한 비용이 발생할 것이라고 막연하게 생각했으나 실제로 보고 온 비엔나의 속살은 비용이 많이 들지 않고도 성인지적인 관점을 반영한 도시공간 재설계가 가능하다는 점이었다. 비용보다 더 중요한 것은 주변에서 우리가 접하고 보는 것들에 성인지감수성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었고, 그런 관점들이 생기기 시작하는 순간 큰 비용을 들이지 않고도 큰 변화를 일으킬 수 있다는 점이었다.

비엔나의 성주류화 시범사업들은 상당히 많은 다른 지역에까지 영향을 주었고 또 각 도시공간안에 성인지적인 관점을 담아내는 사업이 확대되었다.주민들이 거주하는 거주 공간 역시 여성의 일상적인 요구를 섬세하게 반영하는 것으로 설계되고 있다. 가장 중요한 성과 중 하나라고 한다면 차보다 보행자를 우선시하는 인식, 또 사회적 약자와 여성을 배려하는 도시공간 조성이 자연스러운 문화로 자리잡았다는 것이다.

연수의 결과물로 향후 우리는 성인지적 관점으로 도시공간 및 여러 사업들을 모니터링하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제안하여 고양시가 진정한 의미에서 여성친화도시로 나아가는 데 기여하고자 노력할 것이다.

 

글 / 사진 : 남궁혜경 (고양YWC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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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사업국 지역사업팀ㅣ박정옥 간사

우리 사회의 다양한 이슈와 문제를 들여다보고 해결하기 위한 방법으로 나눔을 배우고 있습니다. 나눔이 우리 사회를 다르게 볼 수 있는 창과 실천할 수 있는 문이 되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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