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고등학생 교육비 지원사업] 매일 매일 자라나는 꿈을 향한 응원 – 박은진 사례관리자 인터뷰

부산광역자활센터에 근무하는 박은진 팀장은 2017년 2월부터 아름다운재단의 ‘고등학생 교육비 지원사업’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그가 발굴해낸 장학생은 2017년 고등학교에 입학한 청소년 3명이다. 지원받은 장학금으로 아이들은 핏 좋은 새 교복부터 장만했다. 다수의 그 또래 친구들이 그러하듯이.

“비싼 교복을 굳이 왜 사느냐 생각할 수도 있을 거예요. 경제적으로 어려운 가정이라면, 교복 같은 건 물려받거나 저렴한 중고를 구매하는 것이 보다 합리적인 선택이 아닐까 생각하는 거죠. 하지만 집안 형편이 어렵다 해서 아이들이 새 교복을 입지 못할 이유는 없다고 생각해요. 저는 ‘고등학생 교육비 지원사업’의 장학생으로 선정된 아이들이 다른 친구들처럼 새 옷을 입고 학교를 갈 수 있다는 게 가장 기분이 좋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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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광역자활센터 박은진 팀장

교복은 매일 그 옷을 입고 등교하는 아이들에게 가장 밀착된 일상의 한 부분이다. 그렇듯 소중한 일상의 영역에서 품게 되는 ‘예쁜 새 교복’에 대한 로망이 뒷전으로 밀릴 순 없다고 생각했다. 박 팀장이 사례 관리하는 3명의 청소년 중 남학생의 경우, 몇 달 만에 다시 보니 그새 자라 교복 바짓단이 껑충했다. 매일 매일 자라는 아이들이 새삼 경이롭게 느껴지는 순간이었다.

“2012년 입사 이후, 센터에서 제가 만난 지원대상자는 다 성인이었어요. 청소년은 이 지원사업을 통해 처음 맞닥뜨린 셈이죠. 개인적으로 십대 청소년을 접할 기회가 없어, 아이들과 어떻게 하면 친해질 수 있을까 고민이 많았어요.”

처음 접한 청소년. 더욱이 심리적으로 취약한 아이들이라 더 조심스러웠다. 어머니들에게 들어 알고 있던 청소년들의 힘든 상황들을 티를 낼 수도, 그렇다고 아무렇지 않게 대하기도 애매했다. 너무 스스럼없이 대하다 자칫 예민한 아이가 상처받진 않을까, 그래도 아이들은 가볍게 일상적으로 대하는 걸 원하지 않을까…. 아이들과 만나기 전이면 생각이 많아졌다. 가볍게 소통을 시작하자는 생각에 요즘 아이들이 좋아할만한 아이돌 그룹을 화제로 준비해갔건만 하필이면 쌍둥이자매가 좋아하는 팀이 아니라 별 소득이 없었다는 이야기까지, 언제나 박은진 팀장의 고민은 아이들과의 친밀한 관계형성과 ‘소통’에 방점이 찍힌다.

꿈, 얼마든지 욕심내어 주길

기실, 지난 5년간 ‘한부모여성가장 창업지원사업(희망가게)’을 담당해온 박 팀장에게, 사례관리 대상 청소년보다 친분이 깊은 쪽은 아이들의 어머니들이다(부산광역자활센터는 아름다운재단이 운영하는 ‘희망가게’의 부산․경남지역 협력기관으로 본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어머니들과 이야기하다보면, 자녀 교육에 대한 갈증이 크다는 걸 알 수 있었어요. 이들 가정에 교육에 대한 지원이 들어가면 좋겠다 생각할 쯤 ‘고등학생 교육비 지원사업’ 공고를 보게 됐고, 꼭 필요한 지원사업을 접한 반가움에, 지원 요건에 충족하는 대상자를 열심히 찾았어요. 쌍둥이 자매와 남학생 1명, 이렇게 3명의 지원 서류를 접수하고, 세 친구 모두 지원받게 되어 기뻤죠. 어머니 두 분 다 ‘희망가게’ 지원사업으로 인연을 맺은 분들인데, 한시름 덜었다며 굉장히 고마워하셨어요.”

아이들 어머니와의 친분은 양날의 검과 같다. 아이들의 현 상황을 보다 소상히 알고 있다는 장점 하나, 일찍이 ‘엄마’ 쪽 사람으로 각인되어 아이들이 거리감을 둔다는 단점 하나. 사례관리 대상 청소년과의 사이에 그들의 ‘엄마’가 존재하다보니, 장학금 사용 가능 항목에 대해 문의하는 것도, 영수증과 같은 증빙서류를 챙기는 것도 아이들보다는 어머니들의 몫이다. 물론 그게 특별히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니지만, 박 팀장은 아이들이 엄마를 거치느라 자칫 자신이 진짜로 원하는 그 ‘무엇’을 이야기하지 못할까봐 걱정이 되기도 한다. 장학금을 보다 적극적으로, 제 꿈을 위해 사용하길 바라는 까닭이다.

“한 장학생의 경우 교복과 급식비, 교통카드 충전처럼 학교생활에 꼭 필요한 부분에서 장학금을 요긴하게 사용하고 있어요. 또 다른 장학생의 경우, 컴퓨터 학원에 드는 비용도 충당하고 있는데, 어려서부터 컴퓨터를 좋아해 장래희망도 일찌감치 화이트해커로 정해둔 친구에요. 그 꿈과 관련된 학원을 다니고 있는데, 학원비가 꽤 비싸더라고요. 큰 도움이 된다고 어머니가 무척 좋아하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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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과 함께 ‘고등학생 교육비 지원사업’ 설명회에 참석했을 당시, 박은진 팀장이 눈여겨 본 선배 장학생이 있었다. 3년간 교육비를 지원받고 고등학교를 졸업한 학생이었는데, ‘현재, 재수를 하고 있다’는 그의 말이 마음에 남았다. 재수란 원하던 대학에 합격하지 못하면 응당 할 수 있는 평범한 선택 중 하나지만, 어떤 경우엔 꽤 용기가 필요한 선택이기도 한 까닭이다.

“그 친구가 교육비 지원을 받지 않았다면 재수를 선택할 수 있었을까, 아마 쉽지 않았을 거란 생각이 들었어요. 가정형편이 어려운 친구들은 자신의 꿈에 오롯이 집중하기 힘들잖아요. 3년 간의 교육비 지원이, 그 친구로 하여금 내 꿈을 위해 끝까지 가보겠다는, 그런 계기를 만들어준 것 같아서 어떤 성공사례보다도 마음에 남았어요. 아이들이 진짜 하고 싶은 꿈을 찾아가면 좋겠어요. 아이답게, 그 또래답게 살았으면 좋겠어요. 짐 좀 내려놓고, 제 꿈에 욕심 부리길, 집 걱정이나 어머니 걱정 좀 덜고요.”

아이들과 더 친해지지 못한 게 아쉽다는 그이지만, 고작 1년의 시간이 지났을 뿐이다. 아이들은 계속 자랄 테고, 어쩌면 교복도 다시 맞춰야 할 테고, 엄마 몰래 공유한 작은 비밀과 진심이 반짝였던 순간들이 쌓이다보면, 언젠가 아이들이 먼저 연락을 취해올 날도 있을 것이다. 배우고 싶은 게 있는데, 필요한 무엇이 생겼는데, 장학금으로도 가능한지, 엄마를 거치지 않고도 직접 물어올 날이 있을 것이다.

“아동․청소년에 대한 지원은 복지의 효과를 가장 확실히 느낄 수 있는 분야라고 생각해요. 변화 가능성이 무한히 열려있는 시기이니까요.”     

글 고우정ㅣ사진 임다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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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생 교육비 지원사업]
가난해서 배우지 못하고, 배우지 못하면 또다시 가난해집니다. 세대를 잇는 빈곤의 고리를 끊기 위해서 안정적인 교육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경제적인 어려움 때문에 배움과 미래에 대한 의지가 꺾이지 않도록 지탱해줄 버팀목이 필요합니다. 아름다운재단의 ‘고등학생 교육비 지원사업’은 성적순으로 주는 ‘상금’이 아니라 미래를 개척하고자 하는 의지에 힘을 실어줄 ‘희망’이 되고자 합니다. ‘고등학생 교육비 지원사업’은 ‘한국청소년자활지원관협의회’와의 협력사업으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변화사업국 변화사업팀ㅣ전서영 간사

아이들 스스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꿈꾸는 다음세대' 영역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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