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걸음 뒤에서, 꿈을 찾아가는 여정을 함께 합니다_최영찬 멘토

한 걸음 뒤에서, 꿈을 찾아가는 여정을 함께 합니다_최영찬 멘토
대안에너지적정기술연구모임 멘토 최영찬 님(여강고등학교 교사)

대안에너지적정기술연구모임 멘토 최영찬 님(여강고등학교 교사)

 

지난 7월 17일, 여강고등학교(경기도 여주시 소재)를 찾았다. 아름다운재단의 ‘청소년 자발적 사회문화활동 지원사업’에 선정된 ‘대안에너지적정기술연구모임’의 최영찬 멘토를 만나기 위해서였다. 

전일제 동아리활동이 진행되던 이날 그는 누구보다도 분주했다. 적정기술에 대한 이론수업을 진행하는 교실과 햇빛오븐 체험장을 오가며 진행상황을 점검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볕이 좋아야 햇빛오븐으로 달걀을 구울 텐데, 날이 흐려 걱정이네요. 아무래도 달걀은 다음에 구워야 할 거 같아요.” 

‘마을기술센터 핸즈(http://handz.or.kr/)’라는 적정기술교육단체를 초빙해 진행중인 워크숍은 학생들의 뜨거운 호응 속에 무르익고 있었다. 이미 오전에 자전거발전기를 이용해 믹서를 돌려 셰이크를 만들며 적정기술에 대한 친근감을 키운 까닭이다.

오늘 실기수업의 핵심이라 할 햇빛오븐은 향후 적정기술연구모임이 진행할 캠페인과도 관계가 깊다. 햇빛오븐으로 구운 달걀을 교내 학우들에게 나눠주며 적정기술을 알리고, 그 가치를 공유하겠다는 것. 이렇듯 적정기술연구모임의 활동은 동아리 안에 머물지 않는다. 나눔과 실천을 목적으로 시작한 공부인 까닭이다. 

마을기술센터 핸즈의 햇빛오븐

마을기술센터 핸즈의 햇빛오븐

물음표를 키워 느낌표를 찾아내기까지

적정기술연구모임이 꾸려진 것은 올해 3월. 이제 갓 출발한 동아리지만 뿌리는 그 보다 깊다. 창립 계기를 설명하자면 먼저 공정무역연구회 이야기부터 해야 한다. 3년 째 활동 중인 공정무역연구회는 여강고등학교 학생 3분의 1이 소속되어있을 만큼 인기있는 자율 동아리다. 정규 동아리가 아니기에 수업시간 내에 운영되진 않지만, 점심시간과 방과 후, 주말을 이용해 워크숍과 캠페인을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적정기술연구모임은 바로 그 공정무역연구회 활동 중에 파생됐다.

“제3세계 국가를 도와야 하는 당위성과 공정무역의 의미에 대해선 충분히 납득할 수 있었죠. 한데 세미나를 진행하던 중, 아이들이 문제 제기를 시작했어요. ‘과연, 경제적 도움만으로 가난과 질병, 낙후된 삶의 문제를 다 해결할 수 있을까?’ 하는 것이었죠. 해서 제가 다른 방법으로는 어떤 게 있을까 찾아보자 제안했고, 이 때 아이들과 함께 읽은 자료 중에서 ‘Q드럼’이라는 적정기술을 통해 아프리카 아이들의 삶이 개선된 사례를 접할 수 있었어요.

직접 햇빛오븐을 만드는 대안에너지적정기술연구모임 청소년들

직접 햇빛오븐을 만드는 대안에너지적정기술연구모임 청소년들

 

이를 시작으로 적정기술에 대한 공부를 하던 중, 이과계열 학생들을 중심으로 기술적인 부분을 더 깊이 들어가고 싶다는 의견이 나왔죠. 적정기술연구모임은 그 학생들 몇 명이 주축이 되어 만든 동아리에요.”  

공부하고 실천하며 그 안에서 문제의식을 품고, 이를 풀어나가는 과정 속에 자발적으로 결성한 동아리인 만큼 구성원들의 의욕과 열정은 상당하다. 1, 2학년생 21명으로 구성된 대안에너지적정기술연구모임엔 과학자를 꿈꾸는 아이들이 많다. 동아리 회장의 장래 희망도 대안에너지 분야의 연구자다.

청소년들의 진중한 열의만큼 멘토의 역할도 중요할 터. 최영찬 멘토는 학생들의 자발성을 최대한 이끌어내는 데 초점을 맞추면서, 그들의 힘으론 역부족인 일들을 지원한다. 이를테면 이론과 실기를 지도할 적정기술 관련단체 섭외라든가 학교장의 승인과 같은 행정적인 처리를 담당하는 것. 아이들 스스로 질문을 눈덩이처럼 굴려갈 수 있도록 생각의 물꼬를 터주는 것도, 외부와의 연결고리와 보호자 역할도 그의 몫이다. 

자전거발전기 설치하는 최영찬 멘토와 아이들

자전거발전기 설치하는 최영찬 멘토와 아이들 

때로는 보호자로, 때로는 실마리로

“활동을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아 아직은 제가 해야 할 일이 많지만, 동아리의 목적과 활동방향, 프로그램을 설정하는 데 있어 점차 아이들이 주도적으로 움직일 거라고 봅니다. 동아리를 만든 주체가 이 아이들인 만큼 충분히 기대해볼 만하죠. 사실, 아름다운재단의 ‘청소년 자발적 사회문화활동 지원사업’ 응모도 아이들이 자발적으로 해낸 겁니다. 저는 면접 당일 동행한 것 외엔 한 일이 없어요. 동아리의 첫 번째 프로젝트라 할 지원사업 응모를 스스로의 힘으로 이뤄내는 것을 보고, ‘이 아이들은 더 빨리 자립하겠구나’ 싶었습니다.”   

여주 여강고등학교 대안에너지적정기술연구모임 최영찬 멘토

여주 여강고등학교 대안에너지적정기술연구모임 최영찬 멘토

 

동아리의 첫 프로젝트였던 ‘청소년 자발적 사회문화활동 지원사업’에 선정됨으로써 성공의 기쁨을 맛본 대안에너지적정기술연구모임은 태양열온풍기 프로젝트를 앞두고 있다. 2학기에 진행하게 될 이 프로젝트는 햇빛오븐을 만들어본 것처럼 태양열온풍기를 학생들이 직접 만들고 교내에 설치하는 것이 1차 과제다.

해가 떠있는 시간에 주로 난방을 하는 학교의 특성상, 태양열온풍기는 에너지 절약의 효과적인 대안이 되리라 예상하는 바. 전기요금을 줄일 수 있다는 근거로 제시할만한 데이터가 축적되면, 다수의 햇빛온풍기를 제작하여 지역아동센터에 보급하고자 한다. 물론 적정기술을 널리 알리는 캠페인도 겸할 것이다.

적정기술연구모임을 만들며, 최영찬 멘토와 학생들이 그린 큰 그림이 있었다. 학교 옥상에 태양광 패널을 설치해 햇빛 발전소 사업을 시작하고 완전한 에너지 자립을 이루는 것이 그것. 햇빛온풍기는 그 빛나는 꿈을 향한 첫 걸음이 될 것이다. 또한 지역사회의 소외계층과 실생활에 유용한 적정기술을 나눔으로써 ‘지구를 살리는 착한 기술’로서의 의미를 가슴에 새기고자 한다. 

최영찬 멘토와 대안에너지적정기술 동아리 학생들

최영찬 멘토와 대안에너지적정기술연구모임 청소년들

 

“한 학생이 ‘선생님은 하루에 몇 시간이나 동아리에 대한 고민을 하세요?’라고 제게 묻더군요. 생각해보니 적어도 한 시간 이상은 적정기술이든 공정무역이든 제가 멘토를 맡고 있는 동아리 활동에 대해 생각하고 있더라고요. 결국, 제가 재미있어 하는 일입니다.

아이들이 성장하는 걸 지켜보는 즐거움과 보람이 쏠쏠하죠. 3년 전, 공정무역 동아리를 처음 만들었던 제자가 공정무역 전문가를 꿈꾸며 경제학과에 진학했습니다. 아마 적정기술연구모임을 통해 대안에너지와 신재생에너지 쪽으로 진출할 학생들도 나올 겁니다. 아이들 스스로 제 꿈을 발견하고 키워 나가는 데 작은 단초를 제공한다는 것이 교사로서 갖는 긍지이자 기쁨이죠.”

글. 고우정 ㅣ 사진. 임다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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