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대학생 교육비 지원사업] 김군자 할머니의 따뜻한 유산, 나눔 – 김준형 장학생

김준형 장학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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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와 함께 했던 4년의 기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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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 기업 재단에서 지원하는 외식업 자립교육을 받느라 정신없던 2017년 7월 23일 오전, 준형 씨는 휴대폰 문자 하나를 받았다. 김군자 할머님이 돌아가셨다는 내용의 짧은 글이었다. 비가 내렸다.

“가슴 철렁한다는 게 뭔지 알았어요. 자주 찾아뵙진 못해도 제겐 외할머니 같은 존재였는데… ‘슬프다’라는 한 단어로 설명이 안돼요. 복잡하고 미묘한 다른 것들이 섞여 있어서… 여전히 정리가 안됐네요. 그땐 한창 교육받을 때라 담당자에게 장례식장에 가야 해서 빠져야겠다고 말해야 하는데 그 단순한 설명이 안 돼서 놀랐어요. 논리적으로 앞뒤 생각할 수 없더라고요.”

할머니와 처음 인연을 맺은 건 2014년 아름다운재단 대학생 교육비 지원사업 대상자로 선정되면서부터다. 막막하고 불안한 일상에 움츠렸던 스물한 살의 준형 씨에겐 생각지도 못한 운이었다. 생면부지의 누군가가 대학등록금과 학업생활보조비를 지원한다니 고맙고 신기했다. 무엇보다 손 내민 그 사람이 김군자 할머니라는 게 큰 울림이었다. 열세 살에 부모를 여의고 8개월 동안 야학에 다닌 게 평생 배움의 전부인 사람의 간절한 마음이 전해진 까닭이었다.

“2015년까지 2년 동안 지원 받으면서 공부에만 전념할 수 있어서 좋았어요. 나눔이라는 게 어떤 의미인지도 알게 됐고요. 자신의 고통스런 인생을 보상하려고 스스로를 채우기보단 다른 사람과 함께하면 어떤 결과를 가지게 되는지 저는 경험하게 됐으니까요.”

지원이 종료된 2016년 3월과 9월, 다른 지원 대상자와 함께 ‘나눔의 집’ 봉사 활동에 참여하게 된 이유이기도 하다.

나눔이 알려준 유대와 연대의 힘

김군자 할머니로부터 전해진 사랑은 나눔의 선순환을 통해 후배들에게 전해지고 있다

김군자 할머니로부터 전해진 사랑은 나눔의 선순환을 통해 후배들에게 전해지고 있다

사실 봉사라고 부르기엔 어색했다. 고작 하루, 위안부 역사관 관람과 소개 영상을 보고 할머니를 만나 이야기를 들은 뒤 말벗이 돼 드리거나 청소를 하거나 목욕을 돕는 것뿐이었다. 더군다나 외할머니 같은 존재라고 마음 품은 준형 씨에겐 너무 오랫동안 찾아뵙지 못한 외가에 들른 것과 다르지 않았다.

“영상을 보면서 침울하고 화가 났어요. 혹시 이 공간에서 지내시는 게 답답하진 않으실까 안타까웠는데 막상 할머니들은 행복해 보이시니까 다행이다 안심했죠. 다녀온 이후로 자신에게 쓰는 것은 그렇게 아까운데 남에게 주는 것은 하나도 안 아깝다는 할머니의 마음이 어떤지 늘 생각해요.”

곰곰 되짚을수록 김군자 할머니의 유산은 물질이 아닌 정신이었다. 교육비 지원을 받고 시작된 유대와 연대는 수치화할 수 없었다. 비슷한 사람들이 만나 동질감을 느끼고 다양한 정보를 공유할 수 있다는 게 놀라웠다. 선뜻 얘기하기 힘들었던 시설에 대한 이야기를 자유로이 얘기하니 좋았다. 척박한 토대에서도 무언가를 꿈꾸는 사람들과 함께하니 그 자체로 힘이 됐다.

“지원 받은 후 달라진 게 있다면 ‘나도 누군가를 도울 수 있다, 나눌 게 있다’는 자각이에요. 아동복지시설을 퇴소한 후배들의 자립을 돕기 위한 기획홍보단 활동(바람개비 서포터즈 활동)을 시작한 이유죠. 이미 경험한 자립의 노하우를 이제 경험할 사람과 나누는 게 얼마나 좋은지 몰라요. 제 경험으론 시간이 지나야 알게 되는 걸 앞선 누군가 알려주면 덜 막막할 것 같거든요. 제각각 저마다의 정보를 아낌없이 나누는 공간이 제게 또 다른 꿈을 품게 만들어요.”

자립을 준비하는 후배들의 든든한 서포터즈가 되고 싶다는 준형 씨. 그는 이 선순환의 시작을 ‘김군자 할머니’라고 이야기한다. 그녀가 없었다면 교육비 지원도 나눔도 없었을 테니까. 아는 것 자체로 다른 삶이 펼쳐지는 게 뭔지 알았다고도 덧붙인다. 그래서 준형 씨는 더 열심히 살고 싶다. 김군자 할머니의 유지를 받아 다른 이와 나누며 함께 꾸려나갈 내일을 꿈꾼다.

글 우승연 l 사진 임다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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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 교육비 지원사업]

부모의 이혼이나 사망, 빈곤 등으로 인해 아동복지시설이나 위탁가정에서 보호받는 아동은 만 18세에 도달하면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보호가 종료됩니다. 정부와 민간에서 여러 자립지원을 하고 있지만 충분한 준비나 유예기간 없이 자립 생활을 시작하기 때문에 사회정착에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아름다운재단은 불평등한 출발선에 있는 이들의 자립을 응원하며 학업유지 및 자기계발 기회를 제공하고 자립준비를 위한 역량강화 및 지지체계 형성을 돕고자 합니다. ‘대학생 교육비 지원사업’은 보건복지인력개발원 아동자립지원단‘(www.jarip.or.kr)과의 협력사업으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변화사업국 변화사업팀ㅣ전서영 간사

아이들 스스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꿈꾸는 다음세대' 영역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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