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청소년 자발적 사회문화활동 지원사업] 군산골목길모니터링단 활동 후기

아름다운재단 <청소년 자발적 사회문화활동 지원사업>은 청소년이 공익활동 주체로 성장할 수 있는 기반 조성을 꿈꾸며, 함께 살아가는 공동체를 위해 청소년이 스스로 기획하고 실행하는 활동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2016 청소년 자발적 사회문화활동 지원사업(이하 청자발)에 참여한 청소년들이 직접 전하는 우리가 만든 변화! 우리의 변화 이야기 – 2016년 청자발 참가모둠 <군산골목길모니터링단>의 활동 후기를 소개합니다.

세화의 활동 후기

처음에는 지저분하게 보일 수 있지만...

처음에는 지저분하게 보일 수 있지만… (사진 제공: 군산골목길모니터링단)

찌구린듯한 판넬, 억지로 이어붙인 계단과 덧칠한 시멘트벽 그리고 그 틈으로 욱여넣은 틀어진 참운들이 사실 골목길에서 가장 흔하게 마주한 것들이었다. 처음에는 보기 지저분했다. 하지만 자주자주 마주할수록 이런 것들이야말로 꾸밈없이 솔직하고 무탈한 소중한 일상의 한 단면임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그 단면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봄이 싹튼 화분이 있고, 나름 기발한 벽화들이 있다. 이름 모를 꽃나무와 시멘트 담 위로 녹아내리기도 하고, 따뜻한 별이 기울어있기도 하다. 골목의 일상은 늘 아름답다.

골목은 꽤 주민 친화적이고 사유도로에 가까운 성향을 띈다. 골목길에는 그곳에 사는 사람들이 열심히 일구어놓은 플라스틱 꽃밭 화분들이 있고, 때론 쓰레기가 아무렇게나 나와 있으며, 눈이 오면 직접 빗길로 길을 내는 노력이 뒤섞인 곳이다. 그래서 골목에는 거기서 살아온 사람들 각자의 사연이 스며있다. 그런 이유로 강한 텃세도 존재한다. 오죽하면 골목대장이라는 말이 있을까. 휴대폰이나 카메라를 들고 골목을 찍고 있으면 불편만 시선을 보내는 주민들도 만날 수 있다. 그분들에게는 일상인데 나는 신기하게 아니면 불편하게 바라봐서일까. 그럴 때 ‘골목이 참 예뻐요’라고 가벼운 인사를 건네지 못한 아쉬움이 있다.

그곳에 사는 사람들의 삶을 엿볼 수 있는 군산 원도심 골목길 풍경

그곳에 사는 사람들의 삶을 엿볼 수 있는 군산 원도심 골목길 풍경 (사진 제공: 군산골목길모니터링단)

나뿐만 아니라 많은 모니터링단 학생들이 느꼈겠지만 ‘군산골목길모니터링단’은 여러 가지 면에서 굉장히 새로운 경험이었다. 나를 재발견하고 군산 골목길을 재발견한 시간이었다. 그뿐만 아니라 익숙한 것을 낯설게 보는 시각을 기를 수 있었다. 준비, 촬영에서 전시까지 학교 교과목만으로는 얻기 힘든 것들을 얻은 것 같았다. 촬영하는 동안 사라져가는 것들에 대한 아쉬움과 일상적인 대상 속에 숨어 있는 아름다움을 발견하고자 하는 작은 욕심을 해소할 수 있었다.

우리가 찍은 사진들은 전문가나 군산을 잘 모르는 여행객이 찍은, 혹은 관광 책자에 실릴 법한 사진들과는 성격이 확연히 달랐다. 군산을 더 잘 알고자 하는, 군산에 몸소 사는 청소년들이 촬영했다는 점에서 모니터링단의 사진들이 특별하다고 생각한다. 청소년들이 촬영했기 때문에 어설플지는 몰라도 여기서 오히려 진솔한 사진이 나올 수 있었다.

활동 중 가장 큰 배움이었지만 동시에 가장 어려웠던 점이 ‘자발성’이었다. 주변 어른들의 관심과 도움 덕분에 활동이 원활하게 이루어지기는 했지만, 계획단계부터 전시단계까지 청소년들이 주도적으로 활동했다. 짜여진 계획에 수동적으로 따라가는 것과는 사뭇 다른 느낌이었다. 물론 자발적으로 활동하는 것은 처음엔 생소하고 암담했지만, 나중엔 오히려 뿌듯했다. 조금 더 적극적으로 임하지 못한 점이 <군산골목길모니터링단> 활동 끝에 남는 유일한 아쉬움이다.

촬영 과정만큼이나 전시도 굉장히 새롭고 기분 좋은 경험이었다. 사진을 SNS에 공유해본 경험은 다들 있었다. 하지만 전시를 해본 적은 거의 아무도 없었다. 간접적인 피드백을 받을 수밖에 없는 SNS와는 달리 전시는 실시간적이고 더욱 솔직한 평을 들을 수 있었다. 감상하는 사람들과의 거리도 SNS에 비해 가깝게 느껴졌다. 직접적인 관계와 대화들이 중요하다는 것 역시 새삼 느꼈다. 군산에 거주하시는 분들이 전시에서 많이 보였다. 그분들이 고개를 끄덕이며 공감하는 모습을 보며 사라져가는 동네의 기록을 남겨두길 잘했다고 생각했다.

– 윤세화 (군산중앙여자고등학교 2학년)

언젠가 사라질지도 모를 군산 원도심의 풍경을 기록한다

언젠가 사라질지도 모를 군산 원도심의 풍경을 기록한다 (사진 제공: 군산골목길모니터링단)

유재임 멘토의 후기

2015년 우리 단체의 청소년 자원활동가 8명이 군산의 원도심을 조사한 적이 있다. 근대시설, 거리조사, 사진촬영, 청소년 유해업소 조사(원도심에 청소년유해시설이 생각보다 많다) 등. 아이들이 기록한 사진과 조사 내용을 활용하여 우리만의 지도를 만들면 어떨까 상상했다. 2016년 아름다운재단의 지원사업에 선정되어 ‘군산시간여행 안내지도’를 만들게 되었다. 아이들은 골목길을 걷고, 사진을 찍고, 직접 손으로 지도를 그리고, 완성된 지도를 지역사회기관과 단체에 발송했다. 프로젝트는 시작부터 끝까지 청소년들의 자발적 참여로 진행되었다.

<군산골목길모니터링단>의 주요 활동은 월명산 벚꽃이 피어오르기 시작한 4월부터 금강에 쓸쓸함이 내려앉는 10월 말까지 군산 원도심 골목길을 걸으며 언젠가 사라질지도 모를 풍경을 사진으로 기록하는 것이었다. 군산시가 새로 조성한 벽화마을, 폐교가 예정된 월명초등학교, 집들이 사라지고 언덕과 공원으로 변한 오룡동을 걸었다. 선양동 해돋이명소 정자 2층에 앉아서 아이스크림을 먹으면서 한눈에 펼쳐지는 원도심과 하굿둑을 바라보았다. 1930년대부터 상권이 형성되어 1990년대까지 군산의 ‘명동’이라 불렸던 ‘영동거리’를 걸으며 상권의 쇠락과 이동이 도심의 풍경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생각해보았다.

프로젝트에 참여한 청소년들은 군산에서 태어나고 자랐지만, 군산 원도심에 가본 적이 없는 아이들이 대부분이었다. 처음에는 골목길 풍경에 생소함을 느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지역사회를 이해하게 되었다. 그뿐만 아니라 아이들에게 <군산골목길모니터링단> 활동은 한순간의 즐거운 기억으로 친구들에게 말할 수 있는 이야깃거리로, 시간이 더 지나면 10대 시절의 소중한 추억으로 남을 것이다.

– 유재임 ((사)참여자치군산시민연대 활동가)

 

[2016년 군산골목길모니터링단 활동스케치 및 참가자인터뷰 보기]
▶ http://blog.beautifulfund.org/248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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