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사의 기쁨과 슬픔] 간사인터뷰 – 지애의 일의 기쁨과 슬픔

김지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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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간사의 기쁨과 슬픔] 프로젝트란?

<간사 인터뷰> 일의 기쁨과 슬픔 – 주제 ② 이곳에서 일하는 동안 (아름다운재단의 일과 나)

아름다운재단에서 일하는 동안 간사들은 어떤 경험을 하며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요? 아름다운재단에서 일하는 한명의 간사이지만 동시에 삶을 살아가는 한명의 인간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두번째 주제로, 간사들이 일하는 동안 경험한 일과 삶의 이야기를 다뤄보았습니다. 예술가들이 [기부자소통팀 김지애 팀장]의 이야기를 듣고 기록했습니다. 간사들의 이야기를 통해 아름다운재단의 일 뿐만이 아니라, ‘우리 삶의 일과 나’에 대해 함께 생각해 보면 좋겠습니다^^

김지애(최종)

아름다운재단은 독특한 복지 제도가 있습니다. 근무한지 3년차, 6년차, 9년차에 안식월을 다녀올 수 있는 ‘안식월’ 제도 입니다. 이번에는 아름다운재단에서 일하면서 3년차, 6년차 2번의 안식월을 보낸 김지애 팀장님의 이야기를 기록했습니다.

첫 번째 안식월
“남미의 대자연 속에서 내 고민의 작음을 느꼈어요.”

저는 3년차와 6년차 안식월에 장기 여행을 두번 다녀왔어요. 2013년 봄에 중남미 여행을 페루에서 볼리비아, 칠레, 아르헨티나, 브라질, 멕시코 55일 다녀왔고, 두번째 안식월은 태국에서만 45일정도 지냈어요. 첫 번째 안식월을 생각해보면 그때는 당시에 너무 힘들었던 것 같아요. 이래저래 지쳐서 현실을 잊고 아무도 모르는 나를 만끽하고 싶은데 한국 사람이 많은 곳을 가고 싶지 않더라구요. 그래서 여기저기 찾다가 남미를 가게 되었습니다.

여행을 하면서 중남미의 엄청나게 압도적인 대자연을 보니까 인간의 작음을 느꼈어요. 내가 그렇게 고민했던 게 한참 멀리 떨어져 바라보니 왜 이렇게 아등바등했지 싶더라구요. 모든걸 다 안다고 생각하고, 모든 걸 노력하면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한 나의 오만과 나의 스트레스의 쓸데없음을 느꼈어요. 이런 건 사진으로만 느끼기가 어렵고 직접 대자연을 경험하고 압도당해야 느낄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두 번째 안식월
“태국에서 멍때림으로 자신을 들여다 보았어요.”

두 번째 안식월 때 태국에 간 이유는 그 전에 독립을 해서 가진 돈이 별로 없었어요. 체류비가 좀 적게 드는 곳을 고르다가 아시아 쪽에서 고민하다가 태국으로 갔어요. 외국인이 거의 없는 치앙칸이라는 곳에서 열흘 정도 지내면서 아침에 일어나서 구름보고 점심 먹고 구름보고 석양 보고… 그렇게 지냈어요. 그런 식으로 방콕, 치앙칸, 푸켓에서 열흘 이상씩 지내고 왔어요. 태국에서는 진짜 아무것도 안하고 백수처럼 있었어요. 카페에서 일기를 쓰거나 글을 쓰거나. 태국 여행은 아무것도 안하고 멍 때리다가 다음 멍 때릴 장소를 선택하고 또 가서 멍 때리는 식의 여행이었어요. 밤에 잠이 안 올 정도로 아무것도 안했지요.

이렇게 ‘태국백수’ 하면서 나를 들여다보는 시간을 많이 가졌어요. 나는 어떤 사람이지? 내가 좋아하는 것은 무엇이지 하며 일기도 적어 보고요. 스트레스 관리 같은 건 늘 잘되지 않지만 그동안 일만 생각하면서 균형이 깨졌었는데 다시 나를 찾는 과정이었던 것 같아요.

안식월
“삶과 일의 균형을 찾을 수 있는 계기가 되어주는 시간”

안식월이 있다는 건 참 좋은 일이지만 재단에서 일하면서 안식월 때문에 힘든 순간을 좀 더 참고 더 다녀야지하고 생각하게 되는 건 아니었어요. 저는 일을 하는 과정 속에서 (기부자님들이나 사업을 하면서) 얻는 보람 때문에 일을 하는 동기를 부여받는 것 같아요. 안식월은 삶과 일의 균형을 찾을 수 있는 수단, 계기가 되어준 것 같아요.

몇 년간 직장생활을 하니까 나 자신이 너무 무채색 인간이 되는 느낌을 많이 받았어요. 난 스스로 컬러풀한 사람인줄 알았는데 그냥 평범한 직장인 A씨가 되었네, 하는 느낌을 받았거든요. 개성도 없고 칼라도 없고. 저는 책임감이 강한 스타일이고 스스로를 몰아붙이는 편이라 일하면서 삶의 여유가 점점 없어지곤 했어요. 특히 공익을 위해서 일하는 재단 일의 특성상 더 잘 해야 할 것 같고 열심히 해야 할 것 같았고요. 집에서도 매일 일을 생각하고 점점 삶과 일의 균형이 안 맞춰지고 퇴근해도 퇴근한 것 같지 않고…… 점점 내가 없어지는 듯 한 느낌이랄까요. 내 일상이 없어지고 일이 차지하는 비율이 너무 커진 거죠.

그렇게 하면 아무리 보람 있고 좋아하는 일이라도 소진되어서 계속 일을 할 수 없다는 걸 안식월을 다녀오면서 알게 되었어요. 한 발짝 멀리 떨어져서 보면서 그럼 부담을 조금씩 덜어내고 나를 잃지 않으면서 일도 할 수 있는 균형감을 조금은 얻게 되었죠. 아름다운 재단=나라고 생각해서 더 힘들었는데 지금은 약간 아름다운재단을 내가 다 책임질 수는 없지만, 부끄럽지는 않게 일해야지 정도로 무게감을 덜어낼 수 있게 되었어요.

또 연차가 쌓이면서 팀장이 되니까 새롭게 느끼게 되는 스트레스와 부담감이 있었어요. 그게 심해서 만성두통과 위경련까지 생겼는데 두 번째 안식월을 다녀오면서 자신에 대해 생각을 많이 하게 되면서 일과 나의 분리를 좀 더 하게 되었어요. 이제는 저는 일과 나를 주로 물리적으로 분리하는 방법을 써요. 야근도 많이 하지 않고 집에 일도 가지고 가지 않아요. 작년부터 노력했지요. 내가 야근 안 해도 아무 일도 안 일어난다, 내가 생각하는 100까지 일을 안 하고 80까지만 해도 충분하다, 라고 생각하면서 책임감에 짓눌리지 않기 위해 노력하고 있어요. 너무 아둥바둥 일해서 나를 갉아먹는구나 생각했기에 나를 잃지 않으면서 일을 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이 언제나 저에게 큰 주제입니다.

안식월은 내가 3년 동안, 6년 동안 정말 애썼구나. 하는 생각이 들면서 나에게 주는 선물이나 상이라는 느낌도 들었어요. 앞으로 또 안식월을 가지게 된다면 9년차일텐데 그때 안식월을 가는 간사의 마음은 단순히 휴가를 가는 마음이 아닐 것 같아요. 다녀오면 10년차가 되는 거잖아요? 거기에서 오는 무게감은 다를 테니까요. 조직에서 기대하는 바가 있고. 정말 내가 잘 할 수 있을까? 이런 게 많이 걱정될 거 같아요. 제가 이런 걸 크게 느끼는 스타일이라서 더 그럴지도 모르지만요.

안식월을 맞이하는 동료들에게는 이렇게 말해주고 싶어요.

‘3년, 6년을 일했다는 걸 축하하고 스스로 대견해하는 시간이 되길 빌어요.
나를 돌아보는 시간이 되면 좋겠어요. 그리고, 참 고생했어요.“

 

김지애아트진1

5. 안식월 응원

3. 안식월 여행사진 꼴라쥬

 허나영, <내일을 위한 시간> art zine (혼합매체, 210X297mm), 2016

[ 작품 설명 ]

‘상’이라는 것은 결과가 중요하고, 그것을 가장 단면적으로 보여주는 오브제가 ‘상장’이지만 ‘상’보다 ‘과정’을 더 드러내고 싶었다. ‘상장’으로 기본 프레임으로 만들고, 아름다운재단에 2010년 3월 22일 입사해 3년을 거쳐 올해 6년 차를 맞이한 김지애 간사님이 지나온 시간들을 숫자 도장으로 찍고, 한 장의 상장으로 응원과 축하를 담고 싶었다. 그리고 2019년 3월 22일 안식일, 9년 차를 그리며 미래에서 온 상장을 만들었다. 마지막 이미지는 김지애 간사님이 3년 차 안식월 때 다녀온 2013년 남미여행, 6년 차 안식월 때 다녀온 2016년 태국여행 사진들을 오려 꼴라쥬 형태로 상장 프레임에 붙여보았다. – 허나영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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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프로젝트는 한국예술인복지재단 ‘예술인파견지원사업’에 참여한 예술가들과 함께 진행했습니다.

경영사업국 홍보팀ㅣ장혜윤 간사

나 혼자 꿈을 꾸면 그건 한낱 꿈일 뿐이지만 우리 모두 꿈을 꾸면 그건 새로운 현실의 출발이다. When we dream alone it is only a dream, but when many dream together it is the beginning of a new reality. _ 훈데르트바서 Hundertwass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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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1. 나눔사업국 기부자소통팀ㅣ김지애 팀장 나눔사업국 기부자소통팀ㅣ김지애 팀장말하길

    나의 이야기에 내가 댓글을 다는 이상한 모양이지만, 작가님 전해주신 상장이 참 감사했다고 말씀드리고 싶어서 댓글 남겨봅니다. 감사합니다. 😀

  2. 바람좋은날말하길

    상장을 받은 주인공이시군요. 세번째 안식월 이야기가 벌써부터 기다려집니다. 무리하지 말고 즐거이 일하시길 응원할게요! 화아팅 ^_^

  3. 에너자이저말하길

    오래근무 할수록 정말 무채색이라는 단어가 어울려 지는 것 같아요….안식월이라니 굉장히 ….. 탐나는 제도입니다. ^^ 저희도 함 도입검토해보고 싶어요.

    • 나눔사업국 기부자소통팀ㅣ김지애 팀장 나눔사업국 기부자소통팀ㅣ김지애 팀장말하길

      열심히 일하기 위해서는 열심히 쉬는 것도 중요한 것 같아요. 오래 일하면서 점점 흐려지는 자신을 돌아보는 계기도 되고요. 도입 적극 추천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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