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기행④] 실속있고 알찬 런던의 무료 박물관

갑옷과 무기 전시물
왈라스컬렉션의 화려한 전시물(출처 : www.londres.es)

미술관, 박물관 관람을 좋아하는 사람에게 런던은 최적의 여행지이다. 수준 높은 전시가 많고 대부분이 무료로 운영되고 있기 때문이다. 내셔널갤러리, 대영박물관과 같이 큰 규모의 전시도 좋지만, 너무 크고 압도되는 느낌에 뭐부터 봐야 하는지 고민도 되고, 방향감각이 제로인 까닭에 내부에서 길을 잃고 헤매기 일쑤였다. 이런 내가 좋아하는 곳은 아담한 규모의 박물관이었다. 예를 들면 다음과 같은 곳이다. 

왈라스 컬렉션 (The Wallace Collection)

영국 허트퍼트 후작 집안이 수집한 물건을 1897년에 국가에 기증하여 만든 박물관으로 한 가문이 이렇게 많은 보물을 소장했나 싶을 정도로 회화작품, 장식미술품 등 전시물이 많다. 후손인 리차드 왈라스 경의 유언에 따라 국가에 기증되었고 허트퍼드 저택을 미술관으로 개조하여 1900년에 개관했다. 특히 갑옷과 각종 무기 컬렉션이 후덜덜하게 멋졌고 렘브란트, 루벤스, 반다이크와 같은 유명 화가들의 그림도 많이 있다. 화려한 내부 장식은 내가 마치 귀족이 된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키니 부디 멘탈(정신)을 붙들어 매길 바란다. 처음에 가벼운 마음으로 들어갔다가 얼이 빠져서 문 닫을 시간이 되어 전시관을 질주해서 나왔던 기억이 있다.      

갑옷과 무기 전시물

왈라스컬렉션의 화려한 전시물(출처 : www.londres.es)


제프리박물관 (Geffrye Museum

런던시장을 역임한 러버트 제프리 경이 기증한 건물(원래는 빈민 수용소였다고 한다)을 개조하여 1914년에 문을 연 박물관으로 1600년대부터 지금까지 영국 중산층의 생활양식 및 인테리어를 전시하고 있다. 11개의 방을 옮겨갈 때마다 벽지에서 커튼, 장식품, 조명 등 다양한 시대 변화를 느낄 수 있다. 오디오 가이드를 통해 그 시대 가정주부의 일과 응접실에서 손님들이 어떤 얘기를 나누었는지 등을 생생하게 들을 수도 있다. 전시장뿐 아니라 뒤뜰에 있는 허브 정원이 유명한데 각종 허브 향기를 맡으며 심신을 힐링할 수 있다.  

한때 빈민수용소로 쓰였던 건물을 개조해 만든 제프리박물관

한때 빈민수용소로 쓰였던 건물을 개조해 만든 제프리박물관

푸른 정원

푸르른 제프리박물관의 가든


켄우드하우스 (Kenwood House)

영화 노팅힐 촬영지로 유명한 켄우드하우스는 햄스테드히스라는 대규모 녹지 북쪽에 있다. 말하자면 ‘저 푸른 초원 위의 그림같은 집’으로 외관의 비주얼부터 압도적이다. 17세기 초반에 지어진 이 집은 맥주회사 기네스의 사장인 에드워드 기네스(Edward Guinness)가  사망하면서 잉글리쉬 헤리티지에 기증하여, 1928년 일반에게 공개되었다. 렘브란트의 자화상을 비롯해 베르메르, 터너, 반다이크 등 유명한 화가의 작품을 전시하고 있는데 소장 작품 대부분은 기네스가 수집한 것이라고 한다. 아이들을 위한 전시공간과 체험공간이 따로 있었는데 아이들 눈높이에 맞춘 알차고 재미있는 기획이었다. 

빨간 벽의 박물관

켄우드하우스의 화려한 내부

나무로 만든 건물 모형

아이들을 위한 켄우드하우스 모형과 미니어처


존손경 박물관 (Sir John Soane’s Museum)

영국의 유명한 건축가 존손경(1753∼1837)이 살던 집에 그가 수집했던 조각 및 회화컬렉션을 전시한 작은 박물관이다. 원래 상태 그대로 보존하기로 하고 국가에 기증하였다고 한다. 크지 않지만 매우 방대한 양의 작품이 전시되어있고 그가 직접 개조한 미로 같은 구조가 재미있다. 설계도, 입체도 등이 많아 건축에 관심 있는 사람들이 가보면 좋다.

박물관 내부 모습

존손경박물관 내부(출처 : 존손경박물관 홈페이지)

이 박물관들의 공통점이라면, 상류층 사람들이 자신의 건물, 수집품 등을 국가 혹은 단체에 기증하여 무료로 운영된다는 점이다. 현금으로 환산하자면 어마어마한 가치의 자산을 공공을 위해 맡긴 그들의 배포가 놀랍다. 또 한 도시에 그런 박물관이 한 두 군데가 아니라는 점은 더욱 놀랍다.

 

뒤끝. 
마침 이번 주말에 친구와 삼성미술관 리움을 가기로 했다. 입장료를 찾아봤더니 상설전시 10,000원, 기획전시 8,000원이다. 모두 합하면 18,000원. 입장료를 내기 아깝다는 게 아니라….. 뭐 그냥 그렇다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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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사업국 변화사업팀ㅣ임주현 간사

배분하는 여자. 이웃의 작은 아픔에도 공감하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문화, 환경, 사회참여영역 담당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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