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기행②] 길 걷다 마주친 나눔의 풍경

거리의 예술가
일요일 아침 첼시플라워마켓 앞에서 연주하던 예술가

영국기행(紀行) 두 번째 이야기를 적어보려고 한다. 오늘은 길을 걷다 마주친 일상의 나눔에 관한 이야기이다.   

우물 모금함

호수지방의 작은 도시 앰블사이드에서 길을 걷고 있는데 우물이 보여 가까이 가봤더니 우물이 아니라 우물모양의 대형 모금함이었다. 추측건대 예전에 우물이 있던 자리를 개조해서 만들지 않았나 싶다. 역시 옛것을 잘 보존하는 영국인! 이 동네만 있는 것일 줄 알았는데 여행하면서 두어 개를 더 봤다.

우물모양의 모금함

옛 우물을 활용한(?) 모금함


“ 앰블사이드 로터리클럽 – 소원우물
동전을 던지고 소원을 빌어요!“   

돌기둥 모금함

귀여운 토끼 캐릭터의 이야기 ‘피터래빗’의 작가 베아트릭스 포터가 반평생을 살았던 호수지방의 혹스헤드(Hawkshead)마을에 오래된 작은 교회가 있다. 교회는 약간 높은 지대에 위치해 있는데 전망도 좋고 무엇보다 정원이 아기자기하게 잘 꾸며져 있었다. 정원 한쪽에 역시나 우물 같은 물체가 보여 다가가 봤더니 돌로 만든 모금함이었다. 막혀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위쪽에 보면 작은 투입구가 있다. 여기 돈을 넣으면 어떻게 빼지? 하는 궁금증이 생겨 주위를 둘러보았는데 돈을 빼는 구멍은 따로 없었다. 땅 밑으로 해서 빼는 건가(???).

돌기둥 모양의 모금함

교회 마당에 놓여진 돌모금함


“이 교회 마당은 보호지역으로 관리되고 있습니다.
 여러분의 기부금은 이곳을 유지하는데 큰 도움이 됩니다.”

지하철역 한 켠의 나눔공간

4월 23일 오후, 피쉬앤칩스칩스 맛집을 찾으러 런던의 메트로 오벌(Oval)역에 간 적이 있는데 역사 한편에 걸린 작은 화이트보드에 “Thought of the Day(오늘의 글귀)”가 적혀있었다.

“삶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살아봐야 한다.
When Doves Cry. 편히 잠드소서 – Prince Superstar(1958~2016)”
(이 말은 팝의 전설이라 불리는 Prince가 생전에 했던 말이다. Prince는 4월 21일에 타계했다. 대표곡 : When Doves Cry)

글이 적힌 화이트보드와 책선반

런던 지하철 Oval역의 오아시스와 같은 공간

화이트보드의 글은 매일 바뀌고 트위터에도 올라온다(Oval역 트위터). 인상 깊었던 점은 이 활동이 벌써 30년이나 되었다는 것이다(1986~2016). 아래쪽에 The Poetry Society라는 곳의 로고가 보이는 것을 보니 이 단체와 함께 진행해온 프로젝트인가보다. 화이트보드 옆에는 작은 책 선반이 놓여있고 Oval Book Exchange라는 종이가 붙어있다. 책 한 권을 가지고 와서 다른 책과 바꿔 보라는 안내. 삭막한 도시의 지하철이 포근하게 느껴졌다.    

거리예술가   

영국에 있을 때 거리의 예술가들을 자주 만날 수 있었다. 대부분 실력파 예술가들이며 자신의 연주, 노래 혹은 예술 행위에 대해 자신감이 넘쳤고 기부금(관람요?)을 당당히 요구했다. 보통 돈통을 앞에 놓고 하는데 사람이 들고서 회중을 도는 경우도 있다. 즐겁게 연주하는 모습을 보면 흥이 절로 난다. 쇼가 끝날 때마다 자신이 누린 만큼 기부하는 시민들의 문화의식도 매우 신선했다.

거리의 예술가

일요일 아침 첼시플라워마켓 앞에서 연주하던 예술가

영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의 모자장수로 분장한 예술가

영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의 모자장수로 분장한 예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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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기행①] 거리를 물들이는 Yarn Bombing(뜨개실 폭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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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기행③] Rowntree 가문의 저택에서 머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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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사업국 변화사업팀ㅣ임주현 간사

배분하는 여자. 이웃의 작은 아픔에도 공감하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문화, 환경, 사회참여영역 담당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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