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청소년 자발적 사회문화활동 지원사업] 길들여지지 않아도 좋을, 유쾌한 용기를 응원합니다 _ 김지수, 김경옥, 김정주 심사위원

 

2001년 첫걸음을 뗀 청소년 자발적 사회문화활동(이하 청자발) 지원사업이 올해로 16년차에 접어듭니다. 어느덧 참가자들의 나이만큼 성장한 청자발 지원사업의 지난 여정을 돌아보며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밝히고자, 청자발 사업을 가까이에서 지켜봐온 심사위원 세 분을 한자리에 모셨습니다. 아름다운재단 꿈꾸는 다음세대 영역 청자발 사업의 심사위원으로 활동 중인 김지수(인생나자작업장 상임이사), 김경옥(민들레 대표), 김정주 위원(모든학교 연구소장)이 그 주인공입니다.

공원 의자에 앉아서 웃고있는 아름다운재단 청자발 심사위원 3명

아름다운재단 청소년 자발적 사회문화활동 지원사업 김정주, 김지수, 김경옥 심사위원

 

청소년을 위한 아지트, 혹은 대안교육공간을 직접 운영하고 계신 심사위원 세 분은 우리 사회 청소년 지원사업 영역 안에서 청자발이 견인해온 유의미한 변화를 짚어내며, 더 널리 청자발이 알려지길, 하여 더 많은 청소년들의 유쾌한 실험이 이어지길 바랐습니다. 또한 청자발에 지원하는 청소년에겐 ‘자발성’에 방점이 찍힌 즐거운 활동을 기반으로 ‘나’ 자신과 사회와의 접점 찾기, 관계 맺기와 확장성에 대한 고민을 당부했습니다. 청자발 지원사업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청소년 자신의 시선과 언어로 세계와 마주하는 것, 성공과 실패를 염두에 두지 않고 자유로이 질문하고 그 해결방안을 모색하여 풀어내는 용기일 테니까요. 그리고 이들을 바라보는 어른들은 성과가 아닌 성장을 읽어내야 할 것입니다.

청자발 지원사업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청소년 자신의 시선과 언어로 세계와 마주하는 것, 성공과 실패를 염두에 두지 않고 자유로이 질문하고 그 해결방안을 모색하여 풀어내는 용기일 테니까요. 그리고 이들을 바라보는 어른들은 성과가 아닌 성장을 읽어내야 할 것입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청소년의 시선과 언어로 세계와 마주하는 것, 자유로이 질문하고 그 해결방안을 모색하여 풀어내는 용기

청자발 사업의 흐름 속에서 읽어낸 변화와 성장의 기미들

김정주 :  2012년부터 심사위원으로 참여했습니다. 당시만 해도 대안학교 또는 탈학교 청소년들이 주로 지원했고, 청소년 인권을 주제로 다룬 경우가 많았습니다. 하지만 갈수록 공교육 안의 청소년 지원자가 늘어났고, 내용 면에서도 문화예술분야 활동이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작년과 올해에는 놀이터에서 아이들과 놀아주는 프로그램처럼 일상의 가벼운 주제를 다루는 지원자들도 눈에 띄었습니다. 성인 멘토의 개입 없이 아이들 스스로 놀이하듯 추진하는 사업이 인상적이었습니다.      

김경옥 :  김정주 선생님 이야기에 공감하는 게, 청자발 초기에 송곳 같은 문제의식을 가지고 추진하는 활동이 많았다면, 지금은 누리고 즐기는 사업이 더 많아진 것 같습니다. 이는 아름다운재단의 청자발 사업이 널리 알려졌다는 방증이기도 하여 반갑기도 합니다. 과거엔 재단 지원사업에 대한 정보를 가진 사람들의 성향이랄지 코드가 일정했던 데 반해, 지금은 다양한 사람들에게 정보가 공유되는 거죠. 그만큼 지원대상이 확대된 셈이고요. 그렇다면 이전의 송곳 같은 문제의식을 가진 이들은 어디로 갔을까요? 아마도 그이들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이 사회 곳곳에 많아진 게 아닐까 추측합니다. 그리고 이러한 흐름과 변화에 청자발 사업이 일정 부분 영향을 끼쳤다고 봅니다.

김지수 :  청자발 초창기부터 심사에 참여하며, 정말 흥미진진했던 기억이 납니다. 날 것 그대로의 살아있는 이야기들, 심지어 그걸 어떻게 실행할까 싶을 만큼 터무니없는 주제도 있었죠. 그때는 성인 멘토도 없었거든요. 오롯이 청소년들끼리 결성한 모둠에 예산을 지원하는 사업이라니, 대단히 획기적이라 생각했습니다. 그러면서도 한편으론 사고가 날 수도 있겠구나 싶었고요. 실제로 사업 진행 중 돌연 잠적해버리는 팀이 생기면서, 성인 멘토를 두게 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당시, 담당 간사님이 잠적한 아이들을 찾아다니던 일화며, 사업비 회수 대신 하고자했던 프로젝트를 끝까지 완수하도록 독려하는 것으로 마무리했던 기억이 납니다. 이러한 일련의 과정을 거치며 사업 담당자도 청소년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혀왔고, 지원방식 또한 청소년의 특성에 맞게 변화하고 성장해왔습니다. 하지만 아쉬운 점은, 사업이 확장되고 체계화되는 가운데, 지원자들의 독특한 아이디어는 점점 줄어드는 느낌이에요. 초창기엔 엉뚱한 주제도 많았지만 스펙트럼이 넓어 겹치는 아이템이 없었는데, 최근엔 공정무역이라든가 적정기술 관련 주제를 다루는 팀이 2, 3팀씩 지원할 만큼 중복되는 아이템이 흔합니다. 멘토가 제시한 주제들, 혹은 사회적으로 회자되는 이슈들을 모범답안 찾듯 들고 온 것은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

김경옥 :  멘토란, 말하자면 이 사업의 리스크 관리를 위한 대안이었던 셈이잖아요. 하지만 아이들의 ‘자발성’에 방점이 찍힌 청자발 사업의 본질적인 의미와 방향성을 생각할 때, 멘토로 인한 리스크를 또 어떻게 감당할 것인가 생각해봐야 할 문제라고 봅니다. 멘토의 개입이 클수록 청소년의 활동이 아닌 어른들의 활동이 될 테니까요.

김지수 :  공공기관의 경우 프로젝트 진행이 곧 성과로 반영되다보니, 지도교사의 개입이 커지기도 합니다. 구조적으로 그럴 수 밖에 없는 기관에 대해선, 멘토의 역할이 어느 선 이상을 넘지 않도록 좀 더 들여다봐야 하지 않을까 싶어요.

심사과정 중 눈여겨보는 요소

김정주 전문위원 인터뷰하는 사진

청자발 심사에서 청소년의 자발성과 사회와의 소통, 이 두 가지를 봅니다.

김정주 :  사업 제목에 명시되어 있듯 청소년의 자발성과 사회와의 소통, 이 두 가지를 봅니다. 스스로 아이디어를 내고 문제의식을 갖고 도전해보겠다는 의지를 보이는 팀을 가려내죠. 

김경옥 :  면접 때 비로소 드러나는 진정성이 있어요. 신청서에선 창의성, 자발성, 사회와의 소통에 대한 의지가 반짝였으나, 막상 만나보면 누가 불러주는 걸 적었구나 싶은 경우들이 있거든요. 그 반대로, 문서상으론 서툴렀으나 만나보니 진정성이 느껴지는 경우도 있고요. 청자발 사업에 지원하고픈 청소년들에게, 굳이 어른의 언어를 흉내 낼 필요는 없다고 이야기해주고 싶네요. 내가 가지고 있는 생각, 원하는 것, 정말 해보고 싶은 걸 자기 언어로 표현하라고요. 서툴러도 괜찮아요. 진심은 전달되니까요.

김지수 :  청자발 심사의 매력은 면접에 있어요. 꽁트를 하거나 노래를 하는 등, 신청서에 담지 못했던 열정을 자유롭게 표현하는 친구들이 많아요. 서류에선 점수가 낮았지만 면접을 통해 점수를 높이 받는 팀들도 생기죠. 바람이 하나 있다면, 사회 안에서 확장성을 갖는 프로젝트가 더 많아졌으면 좋겠어요. 모둠원들끼리만 하는 게 아니라 보다 많은 사람들의 참여를 이끌어낼 수 있는 활동이라면 더 재미있을 거 같아요.

기억에 남는 참가자 이야기

김경옥 :  군산 기계공업고등학교 학생들로 구성된 ‘오픈소스’가 기억에 남네요. 지역아동센터에서 과학교실을 진행하는 프로젝트인데, 사실 서류상으로는 지극히 전형화된 프로그램이라 그다지 흥미롭지 않았어요. 한데 만나보니 아이들의 생각의 깊이와 그것을 구현해내는 방식이 반짝반짝 빛나더라고요. 더욱이 멘토의 개입 없이 아이들에게서 나온 생각이라는 게 놀라웠어요. 이런 친구들을 발굴해내는 게 청자발 사업의 보람이 아닐까 싶네요. 저는 청자발 사업을 심사하며 기쁨이 컸어요. 아이들이 황폐한 현실 속에서도 자기를 잃지 않고 키워내고 있는 게 고맙기도 하고…. 그래서 더욱 이 사업이 널리 알려지길, 더 많은 청소년이 이런 좋은 기회를 접할 수 있기를 바라고요. 

김지수 :  2년 연속 선정된 팀 중, 지난 해 ‘무기력’이란 주제로 잡지를 만들었던 ‘우물밖청개구리’가 인상적이었어요. 올해는 ‘자기혐오’를 주제로 뽑았더라고요. 일상적인 삶의 고민을 자기 언어로 묶어낸다는 점에서 반향을 일으킬 수 있겠다 싶었어요. 이런 친구들의 활동과 프로젝트 진행과정을 담아낼 플랫폼이 있었으면 좋겠어요. 10여년 간 해왔던 청자발 활동을 한눈에 볼 수 있다면, 거기서 아이들이 또 새로운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지 않을까요?

김정주 :  삼천포에서 온 ‘용궁문지기’가 기억에 남습니다. 면접 날, 규모부터 압도적이었죠. 10여명의 모둠원 전체가 왔던 것 같아요. 모둠 결성 동기도 독특했어요. 작은 동네에, 하나밖에 없는 산부인과 병원에서 같은 해 태어난 출생 동기들이라더군요. 태어나 자라온 고향, ‘우리 동네’ 삼천포에 대한 애정을 바탕으로, 지역에 필요한 일, 자신들이 할 수 있는 일을 고민하고 탐색하는 동네친구들의 모임이죠. 등하교길 안전문제처럼 청소년 자신의 삶 속에서 건져 올린 활동 주제가 인상적이었습니다.

청자발이 견지해야 할 고유한 정체성과 나아갈 방향에 대하여

김지수 배분위원 인터뷰하는 모습

청자발 사업은 프로젝트가 실패하더라도 포장하지 않고, 과정과 함께 실패, 그 자체를 결과물로 보여줄 수 있다는 것

김정주 :  체계적이고 원활한 진행, 눈에 보이는 성과, 프로그램의 완결성이 꼭 중요한 건 아니에요. 놀이와 즐거움에 방점이 찍힌, 청소년의 일상이 묻어나는 아이디어를 존중해야한다고 봅니다. 아이들은 즐겁게 노는 과정 속에서도 성장하니까요.

김지수 :  아이들이 진행하는 프로젝트가 실패하더라도 포장하지 않고, 과정과 함께 실패, 그 자체를 결과물로 보여줄 수 있다는 게 청자발 사업이 여타 청소년 지원사업과 갖는 차별성이라고 봅니다. 성과에 대한 보고라기보다는 청자발 참여 청소년들이 느끼고 깨달은 점, 아쉽거나 바라는 점, 진행과정 속의 에피소드 등을 창의적으로 담아낼 수 있는 자리가 마련돼도 좋을 거 같아요. 마치 홈커밍데이처럼, 기존에 청자발 사업에 참여했던 친구들을 초대해 토크 콘서트를 갖는 거죠. 그 아이들이 어떻게 성장해 있을지, 청자발의 경험이 그 아이들 삶에 어떤 의미로 남았을지 궁금하네요.

김경옥 :  문화예술 분야의 청소년 지원사업은 다른 기관에도 많으니, 아름다운재단의 청자발 사업은 사회와의 소통에 보다 중점을 두었으면 해요. 또한 공교육 쪽 아이들의 참여를 적극적으로 이끌어낼 방안을 모색했으면 좋겠어요.‘용궁문지기’와 ‘오픈소스’는 공교육 쪽에서 스스로 관심을 가지고 찾아온 아이들이었어요. 청자발 사업을 널리 홍보 할수록 발굴할 수 있는 아이들도 많을 겁니다. 온라인상에서 활동하는 교사 커뮤니티 게시판을 활용하는 것도 한 방법일 거예요. 청자발 사업이 세상과의 접점을 만들어내는 활동에 포커싱 되길, 아울러 전국 방방곡곡에 더 널리 공유되길 바랍니다. ‘나’라는 존재가 사회와 연결되어 있는 존재임을 알고, 세상과 어떻게 관계맺기 할 것인가에 대해 반짝이는 아이디어를 가진 청소년이 더 많아졌으면 좋겠어요.

청자발에 참여한, 앞으로 지원할 청소년들에게

김경옥 배분위원이 인터뷰하는 모습

청자발을 통해 만난 친구들은 학습된 무기력에 길들여지지 않은 아이들이에요. 그들이 우리 사회에 미칠 건강한 파동을 기대해요.

김정주 :  청자발 사업에 지원했다는 것만으로도, 이미 남들과는 다른 생각으로 출발선상에 선 게 아닌가 싶어요. 그 자체만으로도 박수를 쳐주고 싶습니다. 

김지수 :  유쾌한 용기를 내줄 친구들이 더 많아졌으면 좋겠어요.

김경옥 :  청자발을 통해 만난 친구들은 학습된 무기력에 길들여지지 않은 아이들이었어요. 그 아이들이 우리 사회에 미칠 건강한 파동을 기대합니다. 학습되지 않은, 학습될 수 없는 힘이 너희 안에 있다고, 온전히 ‘나’라는 존재로 주변을 돌아보고 지금 내가 여기 있는 이유를 생각해보면 내가 진짜로 하고 싶은 일을 찾을 수 있을 거라고, 절대 길들여지지 마라 이야기 하고 싶네요. 

 

글 고우정 ㅣ 사진 조재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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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사업국 변화사업팀ㅣ전서영 간사

아이들 스스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꿈꾸는 다음세대' 영역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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