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부, 내 삶의 행복을 만드는 가장 편한 방법 [2015 찾아가는서비스② 장현희 기부자 인터뷰]

기부, 내 삶의 행복을 만드는 가장 편한 방법 [2015 찾아가는서비스② 장현희 기부자 인터뷰]

가을바람이 살랑살랑 귓가를 간질이던 어느 화창한 오후, 서울 도심의 한 사무실에 낯선 얼굴들이 불쑥 고개를 내밀었다. 이들의 정체는 바로 아름다운재단 기부자소통팀 간사들! 특별한 행사를 제외하곤 평소 기부자들과 전화나 이메일로 인사를 나눠왔던 그들이 이번엔 작정하고 기부자의 일터로 발걸음을 옮겼다.

아름다운재단이 기부자들과 더 가까이 만나고 보다 깊이 공감하기 위해 올해 여름 본격적인 포문을 연 ‘찾아가는 서비스’가 어느덧 한 계절을 보내고 초가을에 두 번째 만남을 가졌다. 주인공은 2004년부터 무려 10년 넘게 아름다운재단과 나눔의 행복을 이어가고 있는 장현희 기부자다. 만남을 제안했을 때부터 흔쾌히 받아주셨지만 일터로 찾아가면 혹여 업무에 방해되지 않을까 우려했던 것과 달리, 장현희 기부자는 시종일관 환한 미소와 유쾌한 입담으로 자신만의 나눔 이야기를 들려줬다.

장현희 기부자

장현희 기부자

마음 움직이는 모금 캠페인에 클릭! 클릭!

“여기까지 오시느라 너무 고생 많으셨어요. 이곳은 회장님 집무실인데 아름다운재단 간사님들이 오신다고 말씀드리니 흔쾌히 공간을 내주시더라고요. 아, 커피는 평소에 자주 드실 것 같아서 음료를 준비했는데 입에 맞으실지 모르겠네요.”

그저 인사치례가 아니다. 앉는 순간 편안함이 느껴지는 널찍하고 폭신한 소파, 꿀물․복분자․헛개차 등 보기만 해도 몸이 건강해지는 음료들. 집도 아니고 직장으로 방문한 것이 어찌 보면 부담이 될 수도 있을 텐데, 장현희 기부자는 아름다운재단 간사들과의 만남을 위해 작은 것 하나까지 세심하게 마음을 담았다. 감사의 인사를 전하러 갔던 간사들이 오히려 기부자에게 예상 밖의 융숭한 대접을 받은 셈이다. 시작부터 찾아가는 서비스를 통한 장현희 기부자와의 만남이 당연했던 듯 고개가 끄덕여졌다.

인터뷰 내내 유쾌한 웃음이 떠나가지 않았다.

장현희 기부자님과 인터뷰 내내 유쾌한 웃음이 떠나가지 않았다.

 

그녀의 기부 방식은 여느 기부자들과 조금 달랐다. 대다수 기부자들이 매달 일정액을 자동이체하는 정기기부 방식으로 기부를 시작하는 것과 달리, 기부를 실천할 때면 아름다운재단 홈페이지를 직접 방문해 당시에 진행 중인 모금 캠페인 목록을 살펴보고, 그중 마음이 끌리는 곳을 선택해 기부를 했었다. 2004년 첫 기부 때부터 꽤 오랜 기간 반복했던 일상이다.

정기기부가 아니면 때를 놓치고 지나가버리기 쉽지만 건너뛰는 달이 거의 없을 정도로 꾸준하게 해주신 것만 보아도 재단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을 확인할 수 있다. 몇 년전부터는 재단과 재단의 사업에 대한 신뢰와 애정을 바탕으로 정기기부로 함께 해주고 있다. 물론 여윳돈이 생길 때마다 추가로 기부 버튼을 클릭하시는 일은 멈추지 않은 채로. 그런 선한 마음에 대한 작은 선물일까? 한 해 동안의 기부로 인해 연말에 받는 ‘13월의 월급’은 덤으로 얻게 되는 소소한 기쁨이다. 

“2004년 어느 날 신문을 읽다가 인터뷰 기사를 보게 됐는데 거기에 ‘아름다운재단은 믿고 기부할 수 있는 곳’이라는 문장이 있더라고요. 호기심이 생겨서 홈페이지에 들어가 봤더니 제 마음에 쏙 드는 모금 캠페인이 여럿 있어서 그때부터 기부를 시작했어요. 사실 당시에 이미 여러 곳에 기부를 하고 있었는데 제가 낸 돈이 어디에 어떻게 쓰이는지 알기도 어렵고, 또 제가 원하는 곳에 바로 전달할 수도 없어서 기부 자체에 회의가 들던 시기였어요. 이슈별로 원하는 모금 캠페인에 동참할 수 있는 아름다운재단의 기부 방식이 저에겐 너무 매력적이더라고요. 덕분에 기부의 가치와 기쁨을 다시 느낄 수 있게 됐죠.”

아동청소년을 위한 기금, 내 아이를 위한 마음

인터뷰 내내 재단에서 전한 편지를 손에 꼭 쥐고 있던 장현희 기부자님

인터뷰 내내 재단에서 전한 편지를 손에 꼭 쥐고 있던 장현희 기부자님

 

장현희 기부자는 현재 ‘꾸준하다 1% 다달나눔’ ‘나눔교육기금’ ‘미래세대 1% 기금’ 등에 매달 정성을 보태고 있다. 그녀 역시 아이를 키우는 엄마이기 때문인 걸까. 요즘에는 아동청소년을 위한 기금, 그중에서도 아이들을 위한 다양한 문화지원사업에 더 마음이 끌린다. “공연을 좋아하지 않았다면 지금보다 훨씬 더 많은 기부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할 정도로 공연 관람을 즐기는 장현희 기부자는 문화적 경험의 가치를 잘 알고 있다. 주변 지인의 경험담도 그녀의 생각에 힘을 실어줬다.

“지인 중에 재능기부로 저소득층 아이들에게 영어를 가르치는 분이 계세요. 처음에는 굉장히 의욕적이었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이런 고민이 들더래요. ‘이 아이에게 필요한 것이 정말 영어공부일까? 지금보다 영어를 더 잘하게 되면 이 아이의 현실이 좋아질 수 있을까?’ 회의감이 들기 시작한 거죠. 그러던 어느 날 뮤지컬 티켓이 생겨서 아이와 같이 갔는데 공연을 본 이후 아이의 생각과 감성이 몰라보게 성장한 걸 느꼈대요. 그때 깨달은 거죠. 영어 공부나 문화 공연이 당장 어떤 변화를 일으킬 수는 없지만, 그 경험이 아이에게는 어려운 환경을 딛고 일어설 힘을 키워준다는 걸요. 충분하진 않겠지만 앞으로 더 많은 아이들이 문화적 경험을 쌓을 수 있도록 있는 힘껏 돕고 싶어요.” 

딸과 ‘나눔 메이트’가 되는 그날을 기다리며

세상의 좋은 것은 모두 자녀에게 주고 싶은 것이 부모의 마음이다. 어릴 적 할아버지로부터 시작돼 부모님께로 그리고 기부자에게로 전해지며 누구보다 나눔의 행복을 잘 알고 있는 장현희 기부자도 딸에게 같은 행복을 전해주고 싶다. 어릴 때부터 용돈을 모아 기부하는 습관을 키워주고, 제빵 기술을 활용해 딸과 함께 빵을 만들어 나누는 봉사활동을 다닌 것은 그래서다.

하지만 최근에 딸아이의 사춘기가 시작된 탓인지 훈훈한 기운이 감돌던 모녀의 나눔 활동에 살짝 위기가 찾아왔다. 한창 사고 싶은 것도, 보고 싶은 것도 많을 사춘기 소녀에게 용돈은 늘 부족하기만 할 터. 어릴 때는 엄마를 따라 기부를 당연하게 여겼지만, 다양한 생각이 샘솟는 요즘에는 기부와 나눔에 대해 예전과 다른 질문을 던질 때가 많다.

딸과 ‘나눔 메이트’가 되는 그날을 기다리며

딸과 ‘나눔 메이트’가 되는 그날을 기다리며

 

“두 달 전인가, 아이와 세 시간 동안 대화를 나눈 적이 있어요. 기부를 왜 해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속마음을 털어놓더라고요. 기부가 좋은 일이라는 건 알고 있지만, 개인적으로 더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것들이 많아지는 시기인 것 같아요. 그때마다 차근차근 설명해주긴 하는데 아무래도 어려움이 있더라고요. 그래서 말인데요, 아름다운재단에 꼭 제안하고 싶은 게 있어요. 아이가 곧 중학생이 되면 봉사활동을 다니게 될 텐데 요즘에는 대충 시간 때우고 도장 찍어주는 의무적인 봉사활동이 많은 것 같더라고요. 그런 거 말고, 아이가 나눔의 기쁨에 대해 제대로 느낄 수 있는 의미 있는 프로그램을 더 많이 만들어주셨으면 좋겠어요. 부모와 자녀가 함께 참여할 수 있는 활동이면 더 좋고요.”

호랑이도 제 말하면 온다더니, 때마침 딸에게서 전화가 왔다. 장현희 기부자는 요즘 어떻게 하면 딸이 나눔에 대해 공감할 수 있을까 고민이 많다고 했지만, 모녀의 대화를 엿들으니 마치 친구사이처럼 다정함이 뚝뚝 묻어나왔다. 나눔에 대한 열정도, 나눔의 행복을 자녀에게 대물림하려는 노력도 이 정도면 만점이 아깝지 않은 듯하다. 

장현희 기부자님께 나눔은 '태어난 이유'

장현희 기부자님께 나눔은 ‘태어난 이유’

 

“나눔을 하는 이유요? 제게는 ‘태어난 이유’ 같아요. 먼 훗날 내 삶을 돌아봤을 때, 당당하게 말할 수 있는 무언가가 있으면 좋잖아요. 특히 부모라면 내 아이에게 자랑할 것 하나 정도는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그것이 저에게는 기부인 셈이죠. 말은 이렇게 하지만 가끔 부끄럽다는 생각을 하기도 해요. 너무 편하게 자랑하고 있는 것 같아서요. 사실 돈 내는 일이 가장 쉽고 편한 일이잖아요. 시간을 쓰고 몸을 움직이는 게 몇 배는 더 어려운 거니까요. 혹시 기부를 할까 말까 망설이는 분들이 있다면 꼭 말해주고 싶어요. 내 삶의 자랑거리, 행복을 가장 쉽고 편하게 만들 수 있는 방법이 바로 나눔을 실천하는 일이라고 말이에요.”

글. 권지희 | 사진. 신병곤 

 

만남의 시작부터 헤어지는 순간까지 참. 많이도 웃었습니다.
인터뷰를 하며 많은 말을 나누었지만, 특히 말미에 재단 간사들에게 응원의 한마디를 부탁드렸을 때,
‘언제나 대신해 주심에 감사와 고마움을 전합니다. 이 세상에서 아름다운재단이 더 이상 필요하지 않을 때까지 열심히 해주세요.’
진심을 담아 정성스레 써 주신 카드의 글귀가 계속 눈에 밟힙니다.
제가 좋아서 하는 일이지만, 누군가로부터 내가 하는 일의 가치를 다시 한 번 확인받고 싶던 때였나봅니다.
덕분에 마음 속에선 무언가 가득 차오르는 느낌이 그리고 되돌아오는 발걸음은 유난히 가벼웠던 참 뿌듯하고 유쾌했던 시간.
기부자님, 참 고맙습니다. 😀 

찾아가는 서비스란?

기부자님과 직접 만나 따스한 눈빛을 나누고 고개를 끄덕이며, 서로에 대해 궁금한 점을 쏟아낼 수 있는 뜨거운 소통이 부족함에 늘 아쉬움을 느낍니다. 그래서 고민 끝에 ‘찾아가는 서비스’가 탄생했습니다. 아름다운재단과 아름다운재단 간사가 궁금한 기부자님, 사회 변화를 만드는 일, 나눔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은 기부자님 언제든 환영합니다.

Q&A게시판에 성함과 연락처를 남겨주시면 확인 후, 연락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기부Q&A 바로가기]

 

나눔사업국 기금기획팀ㅣ서수지 간사

'더불어 사는 행복한 사회를 만드는 데 좋은 영향력을 미치는 사람이 되고 싶다.' 그 마음이 씨앗이 되어 아름다운재단을 만났습니다. ‘더 많은 마음들이 즐겁게 만나, 함께 아름드리나무로 키워갈 수 있도록’ 살뜰히 소통하겠습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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