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30대 직장 여성에게 나눔이란? [김경인 기부자 나눔이야기]

대한민국 30대 직장 여성에게 나눔이란? [김경인 기부자 나눔이야기]

“저번에도 한번 요청을 받은 적이 있는데, 그때는 뭐하러 나같은 사람이 굳이…. 하는 마음이었어요. 그런데 생각을 조금 바꾸기로 했습니다. 나같이 평범한 사람이 내 생각을 나눈다면, 더 많은 분들이 동감해 줄 수도 있지 않을까, 혹은 이 나눔이라는 행동이 정말 그리 어렵지 않은 일임을 제가 알려드릴 수 도 있지 않을까 해서 글을 적습니다. “

조심스럽게 자신의 이야기를 시작하신 김경인 기부자님. 한 글자 한 글자 읽어내려가는 동안 이렇게 이야기를 나눌 수 있게 되어 정말 감사하다는 생각을 거듭하게 되었습니다.  ‘네가 꽃피고 나도 꽃피면 결국 풀밭이 온통 꽃밭이 되는 것 아니겠느냐‘ 인사 대신 남겨주신 시처럼 여운이 가시지 않는 인터뷰. 함께 나눕니다.

  

 아름다운재단(재단) :  안녕하세요? 아름다운재단 박해정입니다. 김경인 기부자님 소개 부탁드립니다. 

 

김경인 기부자(김경인) :

저는 올해 서른이 된 평범한 대한민국 여성 직장인입니다. 매일 아침 출근해서 저녁에 퇴근하는 매일 같은 생활을 반복하는, 상사에게 대들고 퇴근길에 후회하는, 월급날을 손꼽아 기다리다 카드값은 메꿔질까 신경을 곤두세우는 회사원입니다. 저보다 어린 아이돌에 열광하고, 친구들과 만나면 내 앞날의 불안함과 지금 상황의 불만을 열띤 수다로 승화시키는 여자입니다.

여러분, 혹은 여러분 주위에 있는 그냥 평범한 한 사람이지요.

저번에도 한번 요청을 받은 적이 있는데, 그때는 간사님이 아시는 다른 분들처럼 아마 같은 이유로 답변을 드리지 않았었어요. 나보다 더 많이 나누는 사람도 있고, 나보다 더 힘든 상황에서 나누는 사람도 있는데, 뭐하러 나같은 사람이 굳이….하는 마음이겠지요??  또 뭐랄까요, 자칫하면 제 단점들을 아는 사람들에게는 ‘쟤 뭐야, 왜 착한 척, 멋진 척이야?’ 라고 비춰질 수도 있단 생각도 들더군요. 하하하

그런데 생각을 조금 바꾸기로 했습니다. 나같이 평범한 사람이 내 생각을 나눈다면, 더 많은 분들이 동감해 줄 수도 있지 않을까, 혹은 이 나눔이라는 행동이 정말 그리 어렵지 않은 일임을 제가 알려드릴 수 도 있지 않을까 해서 글을 적습니다.

  

재단 : 많은 기관들 가운데 어떻게 아름다운재단을 만나고 기부하게 되셨어요?

김경인 :

제가 아름다운재단을 알게 된 것은 십년 전으로 기억됩니다. 대학교에 들어간 해에 신문을 읽다가 ‘위아자 나눔장터’에 대한 기사를 봤던 것 같네요.

저는 많은 사람들이 알만한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또 그런 대학교에 들어갔지만, 그때 행복하지 않았어요. 자존감은 낮아져있었고, 무기력했고, 글쎄요, 사는 맛이 없었다고나 할까??  하지만 ‘어, 이런 곳이 있구나’ 하며 인연을 맺은 아름다운재단을 통해 기부를 하면서 무언가 ‘아 나도 쓸모가 있는 사람이구나’ 하는 생각을 가지게 되었던 것 같습니다.

학생 때 매달 1만원씩 기부를 이어가다가 지금 다니는 직장에서 인턴을 하면서 아름다운재단을 찾아간 적이 있지요. 그때 기부컨설팅팀 최소영 팀장님에게 여러 가지 설명을 들으면서 당시 재단의 평균 기부액인 1인당 16,000원 정도 된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아직 내가 평균에 못미치는 구나, 취직되면 꼭 저 평균을 넘어봐야지 하는 생각을 가지게 되었고, 취직하고서 삭감된 임금 때문에 바로 지키지는 못했지만 임금이 오르면서 현재 2만원으로 제 스스로와의 약속을 지키게 되었습니다.

돌이켜 생각해 보면 지난 십년간의 아름다운재단과의 동행은 제 자신과의 약속을 지키고, 제 자신의 성장과 함께한다는 느낌이 드네요.

  

재단 : 특별히 <김군자할머니기금>과 <빛한줄기희망기금>에 기부하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김경인 기부자 :

제 부모님은 물려받은 재산 없이 본인들이 일구어 저를 가르쳐주셨어요. 저는 배우면서 한 번도 부족함을 느낀 적이 없습니다. 그것에 매우 감사하며 살아왔어요. 하지만 모두가 그렇지 않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김군자할머니기금>을 통해 나누고 싶은 겁니다. 자기의 노력과 상관없이 출발선이 다른 아이들에게 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아이들에게 말입니다. 

<빛한줄기희망기금>에 동참하게 된 계기는 뉴스에서 본 어느 사고였지요.

춥고 어두운 겨울에 전기세를 낼 수 없었던 어떤 집에서 켜놓은 양초 때문에 불이 나면서 어떤 가장은 하루 아침에 노모와 장애인 아들을 잃게 되었습니다. 장례식장에 앉아서 인터뷰를 하던 그 분의 뒷모습이 얼마나 쓸쓸하고 외로워보이던지요. (이 글을 쓰는 지금도 생각하면 눈물이 나네요.)

가족을 잃은 슬픔과 함께 엄청난 죄책감에 시달리고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고, 이와 같은 세상에 저런 사고가 말이 되는지… 다시는 저런 모습을 보는 일이 없도록 하고 싶어 동참하게 되었습니다.

  

재단 : 기부자님이 생각하는 나눔이란 무엇일까요?

김경인 기부자 :

제가 고등학교때부터 마음에 간직한 말이 있어요. “To whom much is given, much is expected.”

모님께 받은 지원만으로도 충분히 감사하며, 그에 대한 사회적 책임감을 느끼고 실천에 옮기는 것뿐이예요. 사실 나누는 것은 제 자신을 위한 것입니다. 나 혼자 잘살려는 것은 아니다 라는 자기 위로, 나도 사회를 바꾸는 것에 동참하고 있다는 뿌듯함 등 기부를 통해 얻을 수 있는 만족감은 꽤나 크고, 여러 가지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저는 이기적인 유전자를 이타적으로 쓰는 방법이라고 말하고 싶어요. 무조건적으로 남을 위한 일이라고 생각하면 어려워지지만, 나를 위해 남을 돕는, 결국은 우리를 위한 일이라고 생각하면 참 쉬운 일이지요.

아름다운재단 이외에도 제가 나누는 방법에는 빅이슈 구매가 있습니다.

자립의지가 있는 노숙인분들이 판매하는 잡지인데, 잡지금액의 일부가 노숙인분들에게 돌아가는 것이지요. 사실 이런 것이 있다는 걸 안 지는 몇 년 되었지만, 처음엔 구매할 용기가 나지 않았습니다. 노숙인이라는 일종의 편견도 있어서 다가가기 어려웠고, 뭔가 남들앞에서 좋은일을 한다는 것도 쑥스럽다는 느낌도 있었지요. 하지만 정말 잠깐의 용기를 내서 구매한 후에 저는 매달 두 번씩 꼭 구매하는 중독에 빠졌습니다.

잡지가 알차고 재밌음을 물론이요, 무엇보다 판매하시는 빅판(빅이슈 판매자를 부르는 명칭)분들은 정말 밝은 표정으로 ‘감사합니다. 행복한 하루되세요’라며 인사를 해주시는데, 정말 말그대로 제 마음이 다 밝아지는 느낌이거든요.

나눔이란 건 이처럼 쉽고, 내가 좋고, 남도 좋은 일입니다.

 

재단 : 지금 하시는거 이외에 다른 나눔 계획도 있으실 거 같아요. 어떠세요?

김경인

: 저의 앞으로의 나눔계획은 올해 재능기부를 다시 시작하는 것입니다. 대학 때 공부하고 싶지만 환경이 어려운 아이에게 과외를 해준 적이 있는데, 올해 다시 해보려고요. 회사생활로 주말엔 무조건 쉬고 싶기 마련이지만, 자꾸 내 살 길만 찾게 되는 회사생활과 사회 흐름에 젖어들지 않기 위한 일종의 버티기입니다.

그리고 어려서 부모님반대로 하지 못했던 각막 기증서약 하는 것.

또, 유산기부는 어려서부터 생각은 해왔습니다. 고등학생때부터 유산은 받지 않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꼭 재벌의 세습이 아니더라도 이런 부의 세습이 계속되고, 계층을 벋어날 수 없는 사회체계가 공고히 되면 될수록 사회는 더 무서워질 것이라 생각합니다. 아이들에게 부유한 생활과 많은 기회를 주는 것도 중요하지만, 평화롭고 화목한 세상을 주는 게 저에겐 좀 더 중요하더라고요.

아름다운재단과의 추억이 고스란히 담긴 감사카드를 모아놓으신 기부자님.

 

재단 : 지금까지 많은 이야기들 정말 감사합니다. 재단에 바라는 점,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들려주세요.

김경인

: 아…! 아름다운재단을 통해 무언가 연대감이 더 강해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초청해주신 모임자리마다 가지를 않고 이런 얘기 하는 것도 우습지만요. 작게는 제가 저번에 일시기부 한 돈이 저소득층 대학신입생들에게 장학금으로 전달되는 것으로 들었는데 그분들이 괜찮다면 만나서 수다도 떨고, 고민도 들어주고, 편지라도 전해 주고 싶은 마음이 듭니다. 실제 제가 나누는 돈이 어떻게 쓰이는지 수치보다도 현상이 바뀌는 모습을 좀 더 자주 보고 싶어요.

10년 동안 부은 적금이 만기가 되면서 그 1%를 가장 최근에 기부하며 글을 남겼었죠. 지난 10년동안 저와 함께 해주셔서 감사하다고. 무기력하고 사는 재미를 몰랐던 저의 텅빈 안쪽을 탄탄하게 채워주셔서 감사하다고. 물론 아직도 조그만 바람에 흔들리는 사람이지만, 내 자신을 사랑하는 법을 알게 되고, 나눔의 가치를 깨닫게 해주셔서 감사하다고, 그동안 감사했다고 말입니다.

그동안 어떻게 조용하게 있었는지, 말이 너무 많아서 편집하기 힘드시겠어요. 그렇지만 제가 좋아하는 글귀 몇 개가 있어 적어볼까 합니다. 제 가치관을 세우고, 확고히 하는데 영향을 끼친 말도 있고, 그 가치관을 지지해주는 거 같아 힘이 되었던 말이기도 합니다. 다른 기부자분들에게도 더 큰 원동력이 되고, 관심가지고 계신 분들에게도 생각할 시간을 나눠드리고 싶습니다.

다른 사람을 바꾸려면 스스로 먼저 바뀌어야 한다. 이 세상이 나아지지 않는 이유는 한 가지 때문이다. 서로가 서로를 변화시키려고만 할 뿐, 자신은 변화하려고 들지 않기 때문이다.” -토마스아담스

아무것도 변하지 않을지라도 내가 변하면 모든 것이 변한다” -오노레 드 발자크

 소유는 만족을 위함이 아니다. 소유는 의무의 시작이다. 내가 뭔가를 가졌다는 것은 내게 어떤 의무가 주어졌다는 신호다. 많은 것을 가질수록 나는 많은 의무로부터 괴로움을 겪어야 한다.” -쇼펜하우어

 어떤 사람은 투 스트라이크를 맞은 상태로 인생을 사는가 하면 어떤 사람들은 3루에서 태어난 주제에 자기가 3루타를 쳤다고 생각하며 산다.” -대리얼 리그리

 

그리고 
제가 좋아하는 시로 인사를 대신 할까 합니다.

 

나 하나 꽃피어

                                    조동화

 

나 하나 꽃피어

풀밭이 달라지겠느냐고

말하지 말아라

 

네가 꽃피고 나도 꽃피면

결국 풀밭이 온통

꽃밭이 되는 것 아니겠느냐

나 하나 물들어

산이 달라지겟느냐고도

말하지 말아라.

 

내가 물들고 너도 물들면

결국 온 산이 활활

타오르는 것 아니겠느냐

 

김경인 기부자님께서 기부하신 <김군자할머니기금>

김군자 할머니

2000년에 조성된 아름다운재단 1호 기금으로서 시설퇴소 대학생들이 학업을 포기하지 않도록, 미래를 꿈꾸며 열심히 학교를 다닐 수 있도록 대학 등록금을 지원합니다. 

평생을 종군 위안부 피해자라는 이름으로 살아왔던 김군자 할머니께서 평생 힘들게 모은 전 재산 5천만 원을 아름다운재단에 장학기금으로 기탁하면서 만들어졌습니다.  

 

 

<빛한줄기희망기금>은 

에너지 효율이 낮은 가구, 집수리

2013년 여름, 한국전력(사장 한준호)과 자회사 임직원들이 기부한 긴급모금 SOS기금(빛한줄기나눔기금)에 일반시민들의 참여를 더하면서 조성한 기금입니다.

본 기금을 기반으로 장기실업 및 생계곤란으로 인해 3개월 이상 전기요금을 내지 못한 저소득 전기요금 연체가구를 지원했고,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사용하기 위한 집수리 지원 및 긴급 에너지 지원도 함께 진행하고 있습니다. 

 

나눔사업국 기부자소통팀ㅣ박해정 간사

작은 변화가 일어날 때 진정한 삶을 살게 된다. (레프 톨스토이) True life is lived when tiny changes occur. (Lev Tolsto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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