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0416> 별이 된 아이들에게 보내는 편지, 생일 치유모임

별이 된 아이들에게 보내는 편지, 생일 치유모임

별이 된 아이의 생일에 가족과 친구들이 모여서 집단상담 형식으로 함께 하는 생일 치유모임 

처음에는 유가족 엄마들이 아이 친구들을 만나는게 힘들다며 엄두를 내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하지만 모임을 거치며 오히려 아이 친구에 대한 마음이 달라지는 것을 실감하다보니 생일 모임에 점점 더 많은 가족이 함께 하고 있습니다. 유가족 부모에게는 한없이 부럽고 턱없이 서운한 존재들이었던 살아돌아온 친구들이 생일 치유모임을 거치며 ‘내 아이와 함께 한 경험을 생생하게 간직하고 있는 고마운 존재’로 느껴지게 됩니다. 

[친구의 생일날, 사진에 친구를 담아봅니다]

 

친구들 역시 별이 된 친구에 대한 죄의식으로 괴로워하다가 친구 부모님이 자기로 인해 위로받는 모습을 보며 한결 마음을 가벼워 집니다. 그래서 아이 친구들 중에는 <이웃>의 생일 치유모임에 여러번 오는 아이들이 꽤 있습니다. 별이 된 친구들이 여럿이니까요. 며칠 전 한 남자 아이가 그러더라고요. 생일모임에 와서 친구 얘기 실컷하고 울고 가면 가슴에 막혀있던 뭔가 쑥 내려가는 것 같다고요. 그래서 다른 친구 생일에 또 오겠다고요. 울컥 했습니다. 

[친구와의 추억을 기억합니다]

 

지난 달부터는 별이 된 아이의 1학년때 담임 선생님, 학과목 선생님들이 제자 생일을 어찌 아셨는지 생일 치유모임에 오셔서 함께 했습니다. 사고 후 지금까지 유가족 부모님들이 단원고와 단원고 교사에 대해 가지고 있던 분노와 원망이 너무 컸기에 자리에 함께 한다는 것만으로도 긴장해야 했습니다. 하지만 내 아이의 생일에 와서 내 아이 얘기를 하며 함께 우는 선생님을 보며 엄마들의 험한 감정들도 봄눈 녹듯이 녹아내리는 것 같았습니다.

선생님이 기억하는 아이의 1학년 학교 생활, 내 아이의 모습을 들으며 웃지 않는 부모님, 안도하지 않는 부모님이 없었습니다. 담배피우다 걸린 얘기를 해도 엄마들은 ‘우리 애가 워낙 소심해서 그런 것도 못해보고 떠난 줄 알았는데 할거 다 해본거 같아서 너무 다행이다…’며 가슴을 쓸어내립니다. 그리고 결국 선생님들 손을 잡고 우십니다.

아이 생일

아이를 사랑하고 그리워하는 모든 이들이 한자리에 모여

그 아이에게만 주목하고 집중하며 그 아이 얘기만 하며 울고 웃는 시간

<치유공간 이웃>의 생일 치유모임의 본질입니다. 엄마들이 가장 하고 싶고, 듣고 싶은 얘기는 ‘내 아이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친구들이 알려주는 내 아이의 지난 시간들, 선생님이 전해주는 내 아이의 학교에서의 모습들. 이런 것들이 엄마에게는 최상의 항우울제입니다.  

[함께 하는 소중한 사람들]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사람에게 가장 강력한 치유제는 그 사람에 대한 생생한 기억을 전해주는 일, 그러므로 그 일을 해주는 사람은 누구나 ‘치유자’일 것입니다. <이웃>에서 이러한 치유모임이 가능한 것은…

생일 한달전부터 생일 맞이하는 한 아이에게만 집중하며 그 친구들을 모으고 그 아이들에게 밥을 해먹여가며 친구 얘기를 나누고 편지쓸 수 있도록 돕는 ‘이웃치유자’ 이웃 자원봉사자 선생님들. 생일을 맞는 별이 된 아이를 위해 그 아이의 이야기를 듣고, 아이 사진을 들여다보며 그 아이만을 위한 생일시를 써주는 시인들. 아이가 생전에 좋아했던 음식을 중심으로 정말 맛있는 생일상을 준비해주시는 정토회 신도분들, 일산 서명팀 선생님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이 모든 분들이 진짜배기 ‘치유자’입니다.

 2015년 3월 첫날. 안산에도 따뜻한 봄이 오고 있습니다.

별이 된 아이들에게, 아픔을 딛고 새로운 희망을 위해 일어나는 유가족, 친구들에게

이웃의 모든 치유자님들께 다정하고 진심어린 감사 인사를 봄바람에 전합니다.

글 정혜신 박사 / 사진 <치유공간 이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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